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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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심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함세웅이라는 인물 보다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드려다보기 위한 방편이었고, 또 하나는 말로만 들어왔던 정의구현 사제단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함세웅은 당시 박종철 고문 사건 진상 규명으로 떠들석 할 때 처음 들었던 이름이다. 이름 석자만 알았지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함세웅은 현재 살아있는 인물로 평전을 쓰기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공정과 상식' 이라는 관제 구호가 나부끼는 작금의 시대에 이를 경계하자는 취지로 쓰게 되었다고 작가는 조기 출판에 대한 변명을 한다.

함세웅은 일제 말기에 태어나 오늘날까지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을 모두 거쳐온 인물이다.

중2 때 성당 신부와 공동묘지 미사를 하던 중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뒤 카톨릭 대학을 나와 유학길을 거쳐 사제가 된 후 2012년 71세 나이로 목회현장에서 은퇴하기 까지 줄 곳 카톨릭 신앙 세계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그의 인생의 족적은 교회보다는 세상에 더 짙게 새겨졌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 약방의 감초처럼 민주화 운동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활동했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의 저항 정신은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신앙의 영향을 받아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성향 자체는 종교적이기 보다는 정치적인 색채가 더 강하다. 사제의 길을 걷지 않고 정치계에 몸 담았다면 어떤 인물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김수환 추기경과도 갈등이 있었다고 해서 놀랐다. 카톨릭 세계는 일반 기독교와 달리 위계 질서가 분명하고 상명하복의 체제라 왕과 같은 추기경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종교인이 정치에 개입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는 일 이지만 성격상 종교가 세속과는 거리를 두기 때문에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어쩌면 이런 경향성 때문에 정치적 참여가 더 큰 효과를 불러 일으켰는지도 모른다.

성경에도 보면 불의에 저항하라는 메시지가 나오기도 한다.

독일의 본회퍼 목사는 광기어린 폭력을 위해서는 폭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래전에 "미션"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성당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공격을 받았는데 두 사제의 대응하는 방식이 서로 달랐다. 한 사제가 기도하며 가두 행진을 벌인 반면 다른 사제역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는 살인하지 말라는 성경 계명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폭력으로 맞선다.

성경해석이란게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라 정답은 없는 듯 하다. 자기가 가진 신념대로 행동하는 것이 답이라고 하면 너무 무책임한 말일까

아무튼 대한민국 현대사 민주화 운동에서 함세웅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그의 헌신이 있었기에 그만큼 민주화가 앞당겨졌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진보진영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보수쪽에서 읽는다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진보 보수를 떠나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겪어온 쓰라린 시간들을 돌아보며 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데 이 책이 유용하게 읽혀 졌으면 좋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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