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 세상을 꿰뚫는 아포리즘 100
강준만 지음, 강지수 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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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책 제목을 미리 설정해 놓고 글을 써내려 갔는지 아니면 글을 쓰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는지 궁금했다.

책에는 제목을 넘어선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는데 특별히 이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가 머릿말에서 노출한 것처럼 책의 제목을 추출한 원석은 니체가 말한 "아모르 파티"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 아모르 파티" 인가.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운명을 긍정하는 것은 낙오자들의 자기 위안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

작가는 인간의 궁극적 가치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서 보지 않는다. 책에 등장하는 명언들은 이분법적 체계를 뭉개는 말들이 많다.

일방적인 문구라 할지라도 반대되는 구절들을 대조시켜 희석함으로서 중용의 태도를 취한다.

"빛의 영광은 그림자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처칠의 말을 인용한 대목에서도 그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아무튼 모래알 처럼 떨어져 있는 듯한 꼭지들의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믹싱하면 <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이 메시지는 "'어떤 삶'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라고

들릴 수도 있다.

10대는 10대의 즐거움이 있고, 40대는 40대의 즐거움이 있으며 노인은 노인의 즐거움이 있 듯, 비교라는 악덕이 파고들지만 않는다면 연봉이 천만원이든 억이든 각자 나름대로 삶의 기쁨이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책의 주제를 하나 고르라면 '행복한 삶이란 비교하지 않고 고유한 자기의 삶을 향유라는 것' 이라고 말할 것 같다.

이 책은 유명 인사들의 명언들을 모아 놓은 명언집 같으며 주옥같은 명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단지 모아놓은 것에 그쳤다면 의미가 없겠지만 작가는 이 문장들을 활용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탁월하다.

사람이 아무리 깊이 생각해서 구사한 글도 사실은 이미 이 세상의 누군가에 의해 쓰여졌을 가능성을 생각할 때 이미 검증된 타인의 글을 활용하는 것은 얼마나 효율적인가.

그런데 명문장들을 수레로 갖다줘도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는 작가의 능력에 달려있다. 이 책이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빌려온 문장들을 물흐르듯 적재적소에 적용하는 작가의 노련한 기술 때문이다.

하지만 몽땅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책을 채운다면 그것도 염치가 없는 법이다.

명문과 명문 사이를 이어주는 작가의 금언 역시 진국이다.

기억나는 문장은 " 인생은 인생일 뿐 별 것 없다. 그 어떤 의미를 구체화해서 음미해야만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이라는 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생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말은 어쩌면 책 제목을 완성시키는 가장 의미심장한 문장인 듯 싶다.

약간 두꺼운 듯 하지만 문체가 간결하고 사진들이 삽입되어 있어 순삭할 수도 있다.

사진과 글 내용을 매칭시키는 작업도 재미는 있지만 굳이 찾기보다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부드럽게 책장을 넘기는 윤활제로 보는 것이 좋을성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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