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주향 지음 / 맥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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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는 니체의 사상이자 이 책의 이름이다.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의미의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깊이 있게 사유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작가 이주향은 한국니체학회 회장을 지낸 니체를 많이 사랑한 철학자이다. 생철학자이기도 한 니체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삶의 애환을 모두가 공감하기 쉽게 이 책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영화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토대로 인생에서 만나는 주요한 삶의 문제들을 공론화 시켜 독자의 삶 속에 재배치시킨다.

소재의 영역은 신화와 전설을 넘어 TV 드라마와 가수 영화배우에 이르기까지 ‘아모르파티’에 연관된 인물이나 사건은 모두 동원이 된다.

그래서 인간이면 공통적으로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제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작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지만 그것은 또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어쩌면 작가의 지난 시절 겪었던 삶의 한이 이 책에 투사되었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의식하고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각장과 각절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집착’ 이다. 작가는 ‘아모르파티’ 즉 자기의 운명을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한 절대적 요소로 ‘자유’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 자유를 억압하는 가장 큰 적이 바로 집착이다.

결국 자기의 운명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폭풍의 언덕>에서는 사랑의 고통을 집착의 결과로 보았고<클라우즈 어브 실스마리아>에서는 세월을 겉돌고 있는 이유를 젊음의 특권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스카이 캐슬>에서는 자식에게 집착을 <크리스마스 캐럴> 에서는 돈에 집착하는 인물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핸리 데이비드 소로와 8,100억이나 되는 재산을 모두 기부한 쥬윤발의 이야기를 통해 집착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환경 어떤 처지에 태어났던 우리는 하이덱거의 말대로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다.

상황을 탓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은 위대한 삶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소유보다 존재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결코 강요하거나 주장하지는 않는다. 작가의 문체는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으로 담담하고 조용하게 다가온다.

강렬한 문체를 구사하는 니체에 비해 작가의 문장이 다소 연약해 보이는 것은 작가의 여성성이 베여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읽다보면 가랑비에 옷이 젖듯 그녀의 이야기에 스며들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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