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에게 - 고흐와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인생을 만나다
안경숙 지음 / 한길사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 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피천득. 수필>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작가의 이미지이다. 작가를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글속에서 그녀의 대화 스타일, 걷는 모습, 일하는 장면 등이 연상된다. 좋은 에세이는 이처럼 문장 속에서 글쓴이의 삶의 모습이 피어난다.

이 책은 미사여구나 현란한 수식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몰입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펙타클한 분위기와 자극적인 문장에 익숙한 독자들은 조금 느슨하게 느껴질 수 도 있다.하지만 잔잔한 호수가를 산책하는 것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청아하게 만든다. 삽입되어 있는 명화들은 이야기들에 의해 마치 살아있는 영상처럼 살아 움직이고 귀에 익숙한 명곡들이 머리에서 맴돈다.

작가의 나이가 그리 많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인생을 진지하고 깊게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으며 순간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고 그 의미와 가치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재주와 마인드를 지니고 있음이 페이지마다 묻어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문화에 젖어 가족과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작가는 따뜻한 인간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가족간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심지어 극단적인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때에 가족의 소증함을 깨닫게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조용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너무 세속화되고 계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인간의 순수한 감정과 본연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한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거나 지친 일상에서 마음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 기대를 충분히 채워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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