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인문학 - 속박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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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이 말은 선행을 자랑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런데 장자는 이보다  한단계 더 앞서가고 있다. 선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의도 된 행위는 진정한 선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안희진 작가의「장자 인문학」은 그동안 딱딱하고 틀에 잡힌 다른 '장자' 관한 책들에 비해 매우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다. 일단 손에 들리면 거부감 없이 술술 잘 읽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 흐르듯이 쓰여 졌다는 점에서 가장 장자다운 서술방식이 아닌가 싶다.'장자'의 매력이라면 자연을 꼽을 수 있다.

 

 ‘도’는 바로 자연에서 나오게 되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될 때 진정한 도인이 된다는 것이다. 자연은 비틀즈의 '렛잇비' 의 노래 가사처럼 냅두라는 것이다. 인간의 비극과 불행은 자꾸 조작하고 꾸미면서 시작된다. 옛말에 '긁어 부스럼' 이란 말이 있듯이 인위적인 부분이 많을수록 정도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아무리 얇게 베어내도 거기에는 양면이 있듯이 우리가 어떤 것을 의식하면 그 의식하는 부분의 이면이 있다. 본문에도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우리가 사랑과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그것과 반대되는 의미도 무의식적으로 동반된다. 그렇다면 그것은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가식적인 것이 되고 만다.

 

책의 후반부에가면 공자가 장자에게 '지극한 도'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장자는 공자에게 "정신을 맑고 깨끗하게 하며 지식을 깨부숴야 지극한 도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깨닫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식이 방해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자인문학」 은 콘크리트벽만큼이나 굳어버린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에 자연스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온갖 지식으로 무장하고 자기 의에 사로잡혀 무엇이 진정한 사랑이고 무엇이 참된 삶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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