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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인생 수업 - 괴테에게 배우는 진정한 삶에 대한 통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알파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이런식의 대작가나 사상가들의 문장을 엮어서 출간되는 책은 잘 골라야 한다. 대작가들의 문장을 곱씹고 충분히 소화시킨 역자여야지만, 독자들이 원작의 깊이와 심오함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괴테에 대하여 기본적인 지식만 갖고 있다가 30대에 들어서자 괴테의 책이 전혀 다르게 읽혔다고 한다. 저자는 정신없이 괴테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밑줄을 그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파고들면서 괴테가 남긴 좋은 점을 다 흡수하였던 것 같다.
이 책 역시 밑줄을 그을 만한 좋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괴테와 다카시 교수의 호흡이 너무나 자연스럽기에 독자는 수준 높은 거장들이 나누는 대화의 현장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이다!
괴테는 정말 소중한 것에 대하여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가볍게 자신의 사상이나 계획을 말했다가 의욕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깊은 신념과 열정, 진중함에 대하여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괴테는 중간 정도의 작품을 많이 본다고 해서 사물을 보는 눈이 길러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최고'를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알게 된다라는 발상을 알고부터 나는 사물을 보는 눈과 대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시야 넓히기 중에서>
요즘은 글과 영상이 너무나 쉽게 만들어지는 시대인것 같다. 괴테의 말을 들으니 원작자의 피땀눈물이 고여있는 수준 높은 작품들을 찾는게 중요할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을 먼저 접하면, 그 나머지 좋은 것들은 자연스럽게 내 바운더리 안에 들어올 것이다.
독창성의 중시는 다시 말해 개성의 편중이자 자유주의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배운 것과 개성은 대립하고, 배우면 배울수록 독자성을 잃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다. 모차르트가 15살일 때, 그만큼 음악을 공부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피카소나 오사무처럼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 가장 독창적인 사람들의 어린 시절을 보면 엄청난 양을 공부한다. <창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에서>
또한 '기본기'를 다루는게 중요하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남과 다른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무조건 튀려고 하다보니 기본기를 학습하는걸 소홀히 여기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독창성이나 창의성은 기존의 것들을 충분히 배우고 소화한데다가 나만의 무언가를 딱 한 장 추가하는 것 같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수준 높은 것을 추구하고 그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들, 즉 객관적으로 높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사라지면 그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기 때문에 문화의 쇠퇴, 사회의 쇠퇴가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나만의 '지적인 자본'을 축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괴테의 생애와 그의 작품에 대해서도 더욱 궁금해졌다. 시대를 초월한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기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