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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자존감 수업 - 불안, 강박, 비교에 무너지지 않는 자기수용의 심리학
로널드 시걸 지음, 김미정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평점 :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사회 비교의 덫에 빠져 자존감을 지키기 힘겨운 현대인들에게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자기수용의 방법을 차근차근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매사에 비교를 하려는 걸까?

비교를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포유류 세계에서도 생존을 위한 경쟁과 투쟁 속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수컷은 힘을 과시하며 젊고 아름다운 암컷을 차지하려 했고, 암컷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여 관심을 끌기 위해 수컷 주위를 맴돌곤 했다. 인간의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는 비교와 강박 속에서 자신을 몰아붙이도록 각인된 DNA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우리에게는 그와 반대편에 놓인 본능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약한 존재를 돌보려는 본능, 주변인과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는 본능은 인류가 사회적으로 취해온 바람직한 태도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의지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어떤 본능 쪽에 먹이를 주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열등감과 좌절감은 나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려는 노력, 그리고 나 자신에게만 몰두되어 있던 시선을 타인과 세상으로 돌리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 완화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타인의 아픔을 돌아보고 도움을 건네며,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을 늘려갈 때 우리는 비로소 비교와 강박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통해 현재의 경험에 집중함으로써 자기평가를 즉시 멈추고,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그저 바라보며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지 않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우리는 하나의 단순한 자아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여러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단일한 틀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 것을 당부한다.
우리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주입하는 TV 광고가 넘쳐나는 세상을 넘어 이제는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가 범람하는 소셜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진화적 관점에서의 비교 본능을 넘어 사회적 환경의 측면에서도 우리는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 셈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가 고통스러운 자기 판단에서 벗어나 평범함 속에서 평안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따뜻한 언어로 그 길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