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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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누다심) 지음
풀빛
2022년 2월 25일
240쪽
15,000원
분류-심리학(주제로 읽는 심리학/쉽게 읽는 심리학)

나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조종하는 나쁜 기억들과 이별하기 위한 심리학 수업.
기억에 압도당하지 않고 맞서는 법을 알려주는 책!

상처를 주는 사람은 기억을 하지 못한다. 그들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걸까? 기억할 필요조차 없었기에 그냥 흘러지나가 버린 걸까? 언제 상처를 주었는지, 어떤 식으로 상처를 주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상처받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상처를 받았는지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처받았던 장면들이, 기억들이, 기억의 파편들이 한 장의 사진, 동영상 하나 처럼 생생하게 머리에, 가슴에 저장이 되어 있다. 그런 나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기도 하고, 상처를 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가 상처를 받을 때보다 아이가 상처를 받을 때, 그 상처가 더 크게 다가오는 그런 어른이 되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그날을 잊을 수 있다면 죽음도 괜찮아요-성폭행
2장 어떻게 부모가 그럴 수 있죠?- 학대
3장 언제쯤 그 사람과 완전히 이별할 수 있나요?-첫사랑
4장 한 생명이 내 품에서 숨을 거두었어요-펫로스증후군
5장 죽음의 공포가 잊히질 않아요-교통사고
6장 내가 오렴될 것 같아요-오염강박
7장 누군가 나를 조종해요-가스라이팅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심리학이 정말 적성에 맞고 좋아서 하는 경우와 자신의 내면을 치료하고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자로 나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리학은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의 작가인 강현식님도 군대 성추행피해자였다. 하지만 그 아픔을 이겨나가기 위해 심리학에 빠지다 보니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시는데, 그 뜻이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이라고 했다. 이 책은 이 7가지의 주제와 관련된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1장부터 7장까지 모두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겪은 일은 1장, 2장, 7장 같은 경우는 아주 공감이 되었다.

특히 가장 최근에 겪게 된 7장의 경우가 오래 기억에 남고 공감되었다. 가스라이팅을 겪게 되었다. 아이의 친구엄마가 그러했다. 그녀는 미용사출신으로 사람을 다루는데 아주 능숙했다. 그러면서 자기집에 놀러오라더니, 내가 요구하지도 않은 것들을 호의라면서 마구 주었다. 음식까지 해주면서 말이다. 그러고는 다음에 만났을땐, ˝자기네 둘째가 복인줄알아. 우리 모임에 안끼워주는건데, 끼워주는 거야.˝ 하면서 인신공격도 아닌 것을 하다가, 또 내가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엄마표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다가, 비하하는 말을 했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 처음엔 잘해준다. 하지만 그 잘해주는 것이 이중언어와 같은 것으로 사람에게 족쇄를 채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자신도 불안해서 사람을 곁에 두지 않으면 살 수 없어한다. 뒷담화, 앞담화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집을 사랑방으로 희생하기도 한다. 그러고는 같이 어울리는 엄마의 욕도 서슴없이 하다가, 갑자기 욕하던 그 엄마에게 챙겨준다. 가스라이팅은 이해할 수 없는 분야이기에 그 사람이 왜 나에게 이런 짓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안된다. 안 겪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내가 가스라이팅을 겪게 된 것도 나를 가스라이팅 했던 엄마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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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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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니케북스
2022년 3월 1일
420쪽
20,000원
분류-인문/에세이

˝계절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라. 봄과 함께 초록으로 자라고 가을과 함께 황금빛으로 익어라.˝
소로처럼 계절 속에서 아름다운 일 년을 사는 법.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을만큼 속상한 일들이 있다. 속상한 마음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된다. 지인에게 말하기도 가족에게 말하기도 친구에게 말하는 것도 한 두번이다. 나쁜 이야기는 그렇게 아는 사람에게 쏟아낼 때, 다시금 돌아온다. 말은 부메랑처럼 언제나 나를 향한다.
어느 인친을 알게 되었는데, 어느 유명한 교육 유튜버를 통해 나에게 인연이 닿았다. 그녀와는 작년즈음에 디엠으로 몇마디를 나누고, 올해에는 이번달에 처음 나에게 대화를 걸어왔다. 그녀는 항상 대화를 걸 때, 불평불만투정을 쏟아낸다. 그런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기가 빼앗기도 내 시간이 아깝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가련하고 불쌍하고 안타깝고 공감한다. 왜냐하면 그녀에게서 나의 과거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치도 좋고, 자연속에서, 친구도 많으면서 다복하게 살고 있다. 천국같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그녀가 말하는 걸 읽고 있으면 지옥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녀처럼 행복하지도 않고, 멋진 곳에서 살고 있지 않다. 나의 과거는 바로 불평과 불만이 연속이던 삶이었다. 결국 얻는 것은 내 불행과 나 불행으로 인한 내 가족의 불행과 인간관계의 단절과 덤으로 얻는 우울증 뿐이다. 몇 년은 우울증약도 복용해보았지만 소용없다. 본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만 생겨도 언제나 제발하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쉬운 것은 나를 바꾸는 일 뿐이다.

나는 나를 바꾸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말 끝을 보고 나니, 책 밖에 없다. 오지 않는 잠을 잘 수도 있고, 마음이 평온해지며, 이렇게 책을 읽고나서 느낀 느낌들을 끄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책들 중에서도 마음에 와닿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알아듣기 힘들다거나 난해한 책들도 존재했다. 다행히도 이번에 만난 책은 내 영혼을 살찌우는 책이었다. 그래서 안타까운 그녀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일기. 1년이라는 시간동안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을 관찰하고 글을 썼다. 그의 글은 긍정적이고 힘차다. 자연을 헛투루 바라보지 않는다. 19세기를 살아온 그의 글에서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공감의 세계로 빠져든다. 200년이 지난,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나는 내 영혼이 피폐했을때를 생각하면 하루에 주어진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파랑새처럼 내 곁에 있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고, 내 것도 아닌 것이 왜 내것이 아니냐고 원망하고 불평불만을 했다. 그런 부정적인 에너지는 나도 남도 피곤하게 만든다. 오늘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지만, 나는 그녀의 감정쓰레기통이 되고 싶지 않다. 대신 책을 추천해줘야 겠다. 소소한 삶, 그녀가 살고 있는 멋진 자연경관이 있는 곳의 아름다움을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느끼고 숨쉬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그녀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이제 알겠다. 더이상 어리석지 않도록 나도 그녀처럼 어리석은 내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문장들로 필사를 해도 좋을 것 같다. 그의 긍정적이고 힘찬 에너지를 본받고 싶다. 멋진 생각은 시간을 거스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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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내가 먼저야 좋은책키즈 마음동화 3
서석영 지음, 박재현 그림 / 좋은책키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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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내가 먼저야
(좋은책키즈 마음동화-03)
서석영 글
박재현 그림
좋은책키즈
2022녀 2월 11일
44쪽
11,000원
분류-유아창작동화(유아생활동화/유아예절동화)

남들보다 먼저 하고 싶은 마음은 어른도, 아이도 비슷한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나면 욕심이 더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해요. 자신이 열심히 해서 남들보다 먼저 하고 우선인 사람이 되고 싶은게 아니라,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해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같거든요. 내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고, 싸움도 잘 하고, 말도 잘 하고, 글쓰기도 잘 하고...모두 다 잘했으면 좋겠거든요. 내 아이가 천재같고 내 아이가 최고다라는 마음이 너무 커지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SNS에는 천재들이 하나둘이 아니에요. 대단한 아이들이 즐비해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따라하려니 아이도 힘들고, 어른인 엄마도 힘들죠. 저도 그런 욕심 많은 엄마였는데요. 아직 다 내려놓지는 않았지만, 좀 내려놓고 나니 아이와 사이도 좋아지고, 오히려 마음도 편해졌어요.

여기 남들보다 먼저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어요. 친구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이 책의 주인공 민성이는 나서기를 좋아하는 친구에요. 무엇이든 남들보다 먼저하려고 해요.
손을 씻을 때도, 급식을 받을 때도, 발표하는 시간에도, 친구의 생일시간에도 말이에요.
남들보다 먼저 하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한 걸까요?
민성이네 유치원에서 수목원으로 꽃구경을 하러 가게 되었어요. 민성이는 수목원에서도 남들보다 먼저 하기 위해 규칙을 지키지 않아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민성이는 무사했을까요?

주변에 민성이 또래의 친구들을 보면 친구들보다 빨리 하고 싶어하는 성격 급한 친구들 있죠?
저희 집 꼬마도 성격이 급해서 한 번씩 형아보다 먼저하겠다고 1등을 노릴 때가 많아요. 달리기 할 때도, 킥보드 탈 때도, 미끄럼틀 탈 때도 말이에요. 먼저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거나, 먼저 하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다보면 오히려 자기자신이 다치거나 위험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꼭 해도 되는 일,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어린 친구들에게 꼭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유치원이라는 단체 생활에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도 꼭 필요하다는 사실, 아이들도 잘 배워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회성은 남을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좋은책어린이에서 유치원어린이를 위한 책을 만들었어요. 네, 맞습니다. 바로 동화책이에요. 44페이지로 글밥이 좀 있는 동화책인데요. 우리집 6살 꼬마도 이 책을 읽을 시기에 딱 맞는 어린이이다보니, 아이가 공감하면서 읽더라구요. 아직 글자도 모르는 까막눈이지만 완전 집중해서 들어주어서 신기했어요. 아마 짐작하건데, 민성이같은 친구가 되면 안되겠다고 다짐하면서 듣지 않았을까 싶어요. 호호호. 반양장 형식의 동화책인 책인데요. 하드커버로 되어있는 동화책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책이 일단 가벼운 느낌이었구요. 하지만 책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내지가 두꺼운 종이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여러번 읽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더라구요. 이 책이 이 시리즈의 3번째 책인데, 앞서 출간된 책들도 작은 아이에게 읽어줘야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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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자동차여행 코스북 - 언택트 시대의 슬기로운 가족 여행
김수진.박은하 지음 / 길벗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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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랑 자동차여행 코스북
김수진, 박은하 지음
길벗
2022년 2월 24일
496쪽
19,800원
분류-여행(국내여행/전국여행)

아, 어제저녁부터 큰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발생 2년 동안 감기도 잘 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준 녀석인데, 2월 작은 아이의 기침감기를 시작으로 큰아이, 나, 남편이 이 감기를 하고 넘어갔다. 아직도 2주가 넘었는데도 기침이 간간히 나오고 가래도 툭툭 튀어나온다. 자가키트 검사를 해도 음성이 나와서 안심아닌 안심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큰 아이의 자가진단 키트에는 두줄이 나왔다. 열이 38.9도, 갈비뼈가 아플 정도로 호흡이 가쁘고, 얼굴에 열꽃이 피어오를 정도로 열이 쉬이 가라 앉지 않는다. 어젯밤 고열에 시달릴때에는 아이가 헛게 보이는지, 잠꼬대인지 헛소리를 해서 잠을 설쳤다. 도대체 이 코로나는 언제 끝나는 것인가. 이번 3월은 정말로 힘들다.

아이가 열이 나기 며칠 전, 어머님의 급한 전화를 받고 남편이 시댁으로 출동을 했다. 코로나 때문이었는지, 계단에서 현기증이 나셔서 넘어지셨다는 어머니는 손목뼈가 동강이 나셨다. 이 무슨 억울한 상황인지, 손목뼈가 부러지셨지만,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양성판정때문에 격리 일주일동안 수술도 못받게 되셨다. 119에 전화를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정형외과에 전화도 해보았지만, 코로나 음성이 나와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119같은 경우에는 숨이 넘어갈 듯 한 사람도 코로나 양성이라 자신들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 마음 아픈 상황이고 급한 것은 알지만, 지금 상황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전화를 돌린 정형외과 한 군데서는 코로나 양성판정이 한달이 넘도록 검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일주일 자가격리만 지나면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는 가지고 있지만 자가격리 7일이면 양성이 나와도 움직일 수 있다니, 혼란스럽다.

해마다 유행하던 독감이었을때도 이렇게 열이 나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입원을 해서 생각보다 열로 아이가 고생하는 편은 아니었다. 링거로 아이의 쳐짐도 막을 수가 있었고, 건강도 빨리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해열제 하나도 버텨야 한다. 코로나가 아이의 일상생활을 짓밟고, 코로나 때문에 필요한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되고, 지금 이 현실이 너무도 걱정스럽다.
어딘가 절단난 사람들조차 코로나 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일주일 뒤에 접합 수술을 해야할 판이다. 난 잘 모르겠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는 매일 확진자가 2000명이 넘어간다. 오늘도 알림문자가 왔는데, 2500명을 넘어섰다. pcr 검사도 한시간이 넘게 기다려서 겨우 했다. 자가진단 키트 두 줄이 나온 것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이 몇 백 미터는 되었다. 과연 내일은 몇 명이나 걸렸다고 문자가 올까. 뭐가 우선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

희망이 없는 것 같다. 열이 잠시 떨어진 아이 옆에 누워서 이 책을 펼쳐보았다. 우리가 놀러가봤던 곳, 사진으로 남았던 곳을 찾아보기도 하고, 가고 싶은 곳에 스티커도 붙여본다. 아이 얼굴에 웃음꽃이 살짝 피어오른다. 좋은 곳, 재미있는 곳, 멋진 곳에 가보고 싶다는 의지가 살살 생기는 것 같다. 지옥스러운 3월이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우리와 가까운 고장부터 여행을 할 것이다. 이번 자가격리가 끝나고 나면 휴일에 아이들과 남편과 자동차 여행코스북에 담긴 곳을 하나하나 도장깨기를 해야겠다. 코로나가 무서워서 집에만 있었는데, 이젠 그러면 안될 것 같다. 일단 낫고 나서 희망을 찾아 떠나보자. 아프고 힘들어도 사진으로, 책으로 멋진 곳들을 만나니 힘이 나는 것 같다. 빨리 나아서 우리가족 모두 드라이브를 하며 멋진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서울 근교부터 남해까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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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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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이수안 지음
자음과모음
2022년 1월 25일
256쪽
13,800원
분류-한국장편소설

‘시커‘는 질문하는 자. ‘리더‘는 읽어주는 자.
나는 마법사보다도 마녀에 대한 이야기가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운 것 같다. 게다가 여성서사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은 딱 내 취향이었다. 마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아주 흥미로웠다. 그리고 어떤 신비로움을 품고 있는 가면을 쓴 여자가 표지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스텔 아이보리 색에 당근색 마스크. 그녀가 만약 이 책의 주인공이라면 그래서 나에게 어떤 서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거라면, 사연 많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책은 마법을 부리는 마녀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신비로운 마법은 몇 번 나타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이단, 그녀의 엄마는 이연이다. 이단은 아빠가 누군지 모르고 살았고, 엄마 이연은 타로점집을 운영하는 마녀다. 그렇게 두 모녀가 살아왔다. 외로울 것만 같은 그녀들에게는 그녀들에게 다정다감한 지인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하기도 한다. 엄마 이연은 검은 옷을 입고, 타로 카드를 섞고 그들이 상담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카드로서 답한다. 어느날 이단은 갑자기 아빠가 궁금했고, 큰 결심을 한 엄마가 데려간 곳엔 아빠가 있었다. 아빠는 외국인인 에이단이었다. 게다가 엄마보다 한참이나 연하남이 아닌가. 운이 나쁘다던 비관주의자 같은 아빠 에이단, 둘은 어색하지만 다정한 사이이다. 이연과 에이단은 부녀관계지만 딸이라 지칭하지 않고, 아빠라 지칭하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영원한 이별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에이단(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소생마법, 외할머니와 엄마의 이야기, 이단의 자람, 이단의 사랑 등등 여러 서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색하지 않고,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듯 자연스럽다. 담담하게 읽혀나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온전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은 따사롭고, 포근하며, 악당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이단의 내적 갈등인 죄책감이라는 것이 어떻게 되는 건지에 따라 이 소설이 정리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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