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머니 뭐니 클럽 아르볼 생각나무
신현수 지음, 시미씨 그림 / 아르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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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머니 뭐니 클럽
신현수 글
시미씨 그림 
지학사아르볼(아르볼)
2021년12월20일
124쪽
12,000원
분류-경제동화/ 초등 중고학년 창작동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는 것 못지 않게 쓰는 게 중요해."
많이 버는 많큼 많이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돈으로 슬기롭게 소비를 하면 더 큰 만족을 할 수 있다.
물론 플렉스 좋다. 하지만 나중에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플렉스하는 것,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펼쳐본다.

5학년 리나네도 우리처럼 코로나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어요.
리나 아빠가 일하시는 여행회사도, 리나 엄마가 일하시는 학교 급식관련 조리사 일도 코로나때문에 타격이 커요.
코로나 확진자들의 증가로 리나는 개학도 미뤄지고, 학원도 휴원을 해서 갈 수 없었어요. 
남아도는 시간들이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오죽 심심했으면 잘 하지도 않는 방정리까지 하게 만든다니까요.
헌데, 이 코로나는 리나에게 더 큰 시련을 줍니다. 일주일 만원이던 용돈이 오천원으로 줄었어요.
가계사정이 곤란해지면서 리나의 용돈까지 줄일 수 밖에 없었다는 엄마아빠의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리나네 집만 그런 줄 알았더니, 리나의 단짝 유나네도 그렇다네요. 
리나와 유나, 그리고 도니는 돈을 벌고 쓰는 것을 연구하는 모임을 결성합니다.
이름하야, 슬머클=슬기로운 머니뭐니클럽.
초등 친구들의 슬기로운 경제생활 어떻게 꾸려나갈지 궁금하시죠? ^^

시각의 자극은 아주 강하다. 그것도 귀엽고 예쁘고 색까지 선명한 일러스트에는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가 없다.
시미씨님 앞으로도 아이들 책에 삽화를 많이 많이 넣어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심가득 담은 팬심을 전하며, 그림 작가님을 섭외해준 아르볼출판사에 감사를 드린다.ㅎㅎㅎ

책을 받고, "와, 이쁘다."를 연발하는 도중,
큰아들에게 책을 빼앗기고 말았다. (약탈 당하고 기분 좋아부러졌어 ㅎㅎㅎ)
큰 아이의 요즘 관심사와 딱 들어맞는 경제동화, 

읽고나서 재미있다고 재미있다고 아주 난리다. 난리.
책 속 세상에서도 우리와 같이,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어 더욱 공감이 되었다.

책을 읽고 나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냥 소소한 대화다^^)
이번 책을 읽고나서는,
자기 이야기가 책에 실려있는 것 같다는 둥,
학교를 가고 싶은데, 못가게 되서 속상하다는 둥,
3월부터 받을 용돈을 가지고 용돈기입장을 써야겠다는 둥,
엄마는 어떤 예금통장을 선택해서 저금하겠냐는 둥,
나는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 건지 궁금하다는 둥,
빚이란 건 그런거구나라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이와 경제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알 수 있는 경제용어에 대한 설명들이 
책의 챕터가 바뀔때마다 설명되어 있어 
챕터에 나왔던 용어를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돈은 행복이다.'는 아니지만 돈이 있으면 사실 편리하다. 
너무 먼 미래를 위해 지금을 소홀히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적당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 각양각색 세 친구가 경제(용돈벌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과소비를 하던 친구, 게임에 빠져있던 친구, 20살 독립을 준비하며 초등부터 돈을 알차게 관리하는 친구.
세 친구의 생활모습을 담은 이 책으로 어린이 친구들의 돈에 대한 생각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물론 부모님부터 돈을 슬기롭게 쓰는 모범을 보여야겠지만 말이다.^^
뭐든 단계를 밟아가야 체하지 않는다. 슬기로운 용돈생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초등 친구들에게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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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 오브 매직 : 마법 한 줌 핀치 오브 매직 1
미셀 해리슨 지음, 김래경 옮김 / 위니더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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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 오브 매직- 마법 한 줌
미셀 해리슨 지음 
김래경 번역
위니더북
2022년 1월 3일
424쪽
15,000원
분류-청소년문학

표지를 보고 이 책은 꼭 읽어야 되는 책이다. 재미있는 책이라는 감이 왔다. 
오묘한 매력을 가진 이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이었다.
하지만 긴 내용과는 상관없이 한 장 한 장 읽어갈수록 마치 영화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마법은 언제나 나에게 기대와 환상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무지개빛 귀여운 마법이 나오는 초등 저학년들 책과는 다르게 청소년 문학 속의 마법이란 
사실 점점 현실에 가깝다.
이 책 역시도 마법이라는 환타지를 가지고 오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인간의 욕망을 깊이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슷한 책으로 뉴베리 상을 받은 <달빛 마신 소녀>가 생각났다.
이 책은 J.K 롤링의 <해리포터> 마법의 어디쯤과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어두운 분위기를 섞어놓은 책이다.
하지만, 미셀 해리슨은 자신만의 마법판타지를 구축해서 나를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책의 주인공은 세자매다. 16살 플리스, 13살베티, 6살 찰리,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할머니와 함께 밀렵꾼의 주머니라는 술집이자 여관에 살고 있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감빵에 갇혀 있고, 주인공들이 사는 곳은 수감되었던 자들이 왔다갔다하는 썩 긍정적인 곳은 아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험을 좋아하는 베티로 인해, 집안의 비밀을 알게 된다.
결혼을 하거나, 16살이 되면 위더신즈 집안의 여자에게 마법의 도구를 준다. 그리고 그녀들이 살고 있는 까마귀 바위섬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저주를 알게 된다. 섬을 벗어나면 다음날 해가 지기 전에 까마귀들의 소리와 함께 죽어간다는 것이다.
신비한 마법의 물건인 거울, 마토료시카 인형, 가방으로 그녀들은 저주를 풀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소녀들이 사는 곳에는 소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녀라고 불리었던 그녀의 이야기에서 위더신즈 3명의 소녀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저주의 매듭을 풀 수 있는 자들은 인정할 수 있는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죄를 받아들일 수 있고 뉘우칠 수 있는 자. 
몇 대를 걸쳐 오는 저주에, 자신에게 막상 죄가 없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용기가 아주 중요하다 싶었다.
결국엔 그 저주를 풀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왜 이쁜 애들은 성격도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특별한 능력도 가지고 있고...다 잘하는 걸까?
그것을 가질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마음은 비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을까?
생김새, 마음가짐, 부모로부터 사랑받음까지 이 모든 것에 대한 결핍으로 자신의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버리는 비정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어리석은 선택에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이 책은 재미도 재미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어 곧장 책을 다 읽어버리게 만들어주었다.
왠지 원서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원서로 3권이 이미 출간되어 있는 도서였다.
아이와 엄마표를 하고 있어 미리미리 책 정보를 찾는 편인데, 이 책도 쌍둥이 책으로 구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AR 4.9의 책으로 5학년때즈음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해봐야겠다. 

항상 책을 읽기전 표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표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책을 읽기전과 읽기 후, 책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아주 극명하며, 또한 표지에서 책의 이야기를 다 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표지의 조그만 건물에 poachers pocket은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밀렵군의 주머니라는 술집이자 여관이다.
책 앞면의 쥐, 탑, 마토료시카, 가방, 까마귀, 시계, 배를 타고 가는 사람 3명과, 책 뒷면의  인어의 거울, 배를 타고 가는 2명의 사람, 책을 다 읽고나서 꼭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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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질문 있어요! 푸른숲 작은 나무 24
제롬 퐁생 지음, 이안 드하스 그림, 김자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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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질문있어요!
-푸른숲작은나무24
제롬퐁생 글
이안 드하스 그림
김자연 번역
푸른숲주니어
2021년12월10일
120쪽
11,000원
분류-초등저학년/중학년 창작동화

남녀는 정말 차이가 없을까?
신체조건, 성격, 뇌구조,  등 사실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동물이기에 남자들의 약육강식속에 여자들이 전리품처럼 살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철학자를 그토록 배출한 고대 그리스에서조차도 여성의 인권같은 것 없었으니까.

이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우월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으리라.
내가 바라본 책의 내용은 남자와 여자를 떠나서 자신만이 가진 성향을 인정해주고, 남자는 이렇게 하고, 여자는 이렇게 해야한다는 고정된 선입견이 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금의 어린이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여자라서, 남자라서 강요받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리광을 부리는 둘째에게 
"남자는 태어나서 딱 3번만 울어야 된다는데, 하루에 열두번도 더 울면 어뜩하니?"
라고 이야기 했던 나를 돌이켜 본다.
어린이들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어른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건데...
우리의 아이들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여자, 남자 구분 짓지 않고,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그런 삶을 누리면 좋겠다.

이 책의 10여명의 아이들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기형식으로 되어 있어, 초등 어린이들도 쉽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부모님과 함께 읽어보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화도 풍성해지고, 좀더 넓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일, 좀더 배려하고 인정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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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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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번역
동양북스
2021년12월20일
272쪽
16,800원
분류-심리학(주제로 읽는 심리학/쉽게 읽는 심리학)

일제시대를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언제나 강직해보이셨던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실때즈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셨다.
일제시대 때, 아버지 없이 한부모가정에서 사셨던 할아버지는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셨단다.
일본 사람들에게 하도 두들겨 맞아 이 골이 났다고 하셨다. 
힘이 없으면 그렇게 되는 거라고, 비록 그 당시 소학교 정도 밖에 못나오셨지만,
배움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아셨다. 
몸을 움직일 수 있으실때까지는 도서관을 다니시며 공부하셨던게 기억난다.

그리고 얼마전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는 일제시대에 사셨지만, 부모님이 두분다 안계셨다.
그래서 일본군에게 끌려가게 될까봐 조혼을 하게 된 케이스였다. 
자신의 선택도 없이 살기 위해 결혼을 하게 되었다. 물론 결혼생활은 녹록치 않았지만...
목숨을 건지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그 당시 여성의 숙명같은 거였을까?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일까?
머릿 속에 맴도는 몇몇 사건과 사고들이 떠오른다. 
그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금방 우울감에 빠진다.
그리고 내가 마치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이 되어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사실 난 아직 가장 힘들었던 적이 없다.
에디의 말처럼 난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인 것이다. 아직 살아있으니까.
그는 유대인 수용소에서 사랑하는 부모님과 지인들의, 같이 생활하던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힘들다 못해 생존자체를 위협받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에게 희망을 끈을 놓지 못할 친구라는 존재가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불행의 구렁텅이속에서도 그는 그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죽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에디를)나를 알아주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끝까지 살아주었으면 하며, 한장한장 그의 책을 읽었다.

당하고 살면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무엇일까? 
어리석은 자는 그 사람에게 보복하는 방법으로 자신을 해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과연 진정한 복수일까?
이 책의 작가는 나치즘으로 인해 만들어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피해자이자 목격자이다. 
그는 최고의 복수를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자기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야 말고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 가짐이라고 했다. 
트라우마를 겪어 정신병원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도 모자랄 듯한 그의 삶에 그는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나치의 부품으로 살기도 했지만
살아남아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이다. 하지만 이 잭의 저자 에디는 그 행복을 그냥 얻은 것이 아니다. 행복이란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살았다. 여기서의 최선은 남에게 베풀고 살았다는 것에 핵심메시지가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시간에도 다른 사람의 음식을 훔치지 않고, 주변사람과 빵 한조각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자신의 인간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제일 잘하던 불평불만을 이젠 안하리라 마음 먹는다. 그리고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특히 내 가족에게 후회없는 사랑을 쏟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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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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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박현숙 지음
자음과모음
2021년12월6일
224쪽
13,000원
분류-청소년문학

이야기는 시작한다.
옛날 아버지없이 엄마 혼자서 오누이를 키우며 살았어.
엄마는 잔치집에서 일을 해주고 떡을 얻어 머리에 이고 집으로 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와 마주치게 되는데...
엄마의 팔과 다리를 먹어치운 호랑이는 엄마몸통마저 먹어버리고서는
엄마의 옷을 입고 오누이가 사는 집으로 향했다.
호랑이는 결국 오누이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나무위에서 기도를 하던 오누이에게 동아줄이 내려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해님달님>이야기의 일부다. 전래동화를 생각해보면 권선징악을 주제로 떠올리기 쉽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전래동화들에는 슬픔이 담겨있다. 요즘 사건들이 하도 흉흉해서 그런걸까?
<한부모가정에 새아빠가 와서 엄마도 죽이고, 아이들까지 학대하다 죽음에 이르게 했다. >
이런 상황이 아니었을까?언제부터 내려오던 민담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을 통해 아버지가 없는 가정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만약 동아줄이라는게 없었다면, 이 해님달님은 철저히 피해당한 피해자로,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이 상황을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존재다.
지금이라면 그 동아줄과 대신 할 수 있는게 그나마 CCTV라는 것,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것.

이 책을 읽고서 문득 이 전래동화가 떠올랐다. 양심이 있어야할 어른들은 오히려 자기 자식만을 지키기 위해 한 아이의 죽음을 철저하게 묻어갔다. 하지만 그 양심으로 인해 피해자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목도했던 아이들은 숨도 쉬기 힘들다. 그 피해를 목격한 서린, 도수, 수민은 그들의 침묵으로 인해 한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
가장 나쁜 것은 물론 해초에게 몹쓸 짓을 한 가해자이지만, 해초를 지켜주지 못한 주변사람들에게도 일정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만약 유튜버인 닥터쌩이 없었다면, 과연 이 사건은 영영 미궁속으로 빠지지 않았을까?
닥터쌩이 위의 전래동화에 나온 동아줄이라 생각한다.

뉴스에서 경찰이 피해자를 보고 도망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제 진정 믿어야할 것은 CCTV뿐인 걸까?
서린이가 울부짖던 대사가 참으로 기억에 남는다.

˝반성하면 깎아주고, 초범이면 깎아주고, 술마셨다고 깎아주고, 깎아준다는게 뭘깎아주는 건지는 아시죠? 죄지은 사람 벌주는게 무슨 마트 할인 행사예요?˝

누구의 인권을 지켜주는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안 당하게, 알아서 조심하고 꽁꽁 숨어있어야 하는 것일까? 알아서 피하기에는 범행장소도, 수법도 아주 다양하다. 미리 어떻게 조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세상의 많고 많은 나쁜 놈들 때문에 세상에는 죽어가는 해초들이 너무나 많다. 육신이 죽지 않더라도, 그 사건으로 인해 아이의 영혼이 피폐해진다. 더이상 해초와 같은 아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와 함께 읽은 첫 동화책이 바로 박현숙 작가님 책이다. 하지만 청소년소설로 넘어갈수록 책의 주제도 확실이 무거워지는 것 같다. 이야기꾼인 그녀가 너무도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생각하지만, 이번 소설에서는 읽고나서 드는 이 씁쓸함은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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