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두 살 인생 ㅣ 아이앤북 문학나눔 29
박혜선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2년 2월
평점 :
열두 살 인생(아이앤북 문학나눔 29)
박혜선 글
정인성, 천복주 그림
아이앤북(I&BOOK)
2022년 2월15일
166쪽
11,500원
분류-어린이문학(어린이창작동화/초등고학년창작동화)
어린이는 순수하다. 언제나 방긋 웃는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린다. 고운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하면 미소는 저절로 지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가 행복한 아이일까?
아이에게 우주이자 아이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은 바로 부모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면 무조건적으로 아이는 행복할 것인가? 나는 사랑하는 것에도 올바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배우게 되었다. 불쑥불쑥 솟아나오는 내 부모님들에게서 물려받은 어떤 것을 그대로 아이에게 사용하지 않으려고 많이 참는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이 육아도 점점 방법이 바뀌어야 했다.
자신의 생존이 달려있는 정말 어린 아이인 경우는 엄마의 생활밀착형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춘기를 겪어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어디 즈음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책은 <열두 살 인생>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초등학교 5학년인 어린이가 주인공인 어린이 동화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다. 남자 어린이 1명, 여자 어린이 1명으로 각 어린이의 내면심리를 7번 주거니 받거니 한다. 주인공은 규식이와 재희이다. 규식이의 부모님은 사이가 아주 좋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어딘가 무심한 것 같기도 하고, 관심이 없는 것도 같기도 하며, 가혹한 것 같기도 하다. 은혜성이라는 중국음식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규식이의 부모님은 마음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고 주도적이고 자립적인 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두고, 공부에만 집착하지 않는 부모님이시다. 하지만 다른 주인공인 재희의 부모님은 아빠는 치과의사, 엄마는 재희를 키우기 위해 그림까지 포기하며 육아에 매진했다. 어딘지 불행해보이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공부가 싫은 것도 아닌데, 그런 엄마와 할머니가 공부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재희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지 않지만 어른들은 재희의 꿈을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그런 규식이와 재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서로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서로에게 관심이 없어서 속상해하고 있다. 이런 다른 부모님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 책에서는 부모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 같다. 초등고학년 동화이긴 하지만, 오히려 부모가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까지 허용해줄 것인가. 어디까지 믿어주고 맡길 것인가.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육아와 인생에 대한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이가 아이몫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무렵, 부모는 특히 엄마는 아이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이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때, 서로 삐거덕 거리는 것이다.
나도 큰 아이가 3학년이 되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새학기가 시작된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이의 변화를 새삼스레 느낀다. 2학년이 아가같은 느낌이었다면, 3학년은 어딘가 모르게 좀 더 성숙된 느낌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도 하고, 나름의 생각도 생겨났다. 3학년이라도 이러할진데, 5학년,6학년이 되면 과연 어떻게 될까? 거리감이 들어가는 느낌에 가슴이 철렁하기도 하고, 썰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인생을 영원히 책임져줄 수가 없고, 아이 역시 나를 영원히 책임져줄 수가 없다. 우리는 각자 서로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아이가 20살이라는 어른이 될 때까지, 무사히, 건강하게, 그리고 올바른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와 남편의 일인 것이다.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사랑과 거리와 스킨십도 고민해야겠다.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는 아이의 그릇에 맞게 멋진 어른으로 분명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나역시도 건강한 어른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나만의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취미 생활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조짐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16/pimg_7107251363344987.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16/pimg_7107251363344988.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16/pimg_7107251363344989.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16/pimg_710725136334499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