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의 일 - 11년간의 모든 기록이 담긴 29CM 카피라이터 직업 에세이
오하림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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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에세이를 만났다. 책이 아주 작다. 그리고 얇다. 150페이지 정도. 책은 딱 손바닥만 하다. 그래서 부담이 좀 적다.
나는 에세이를 좋아한다. 일기 같기도 하고, 생각의 집약체이기도 하고, 너무 어려워서 읽어내지 못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나는 대체적으로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에세이는 카피라이터가 쓴 에세이라 더 읽고 싶고 반가웠다.

좋아하는 카피라이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소품들을 파는 샵의 카피라이터라고 했다. 그런 그녀의 온라인 수업을 좋은 기회로 듣게 되었는데, 카피라이터란 한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흔드는 직업을 가진 인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처럼 길지도, 시처럼 함축적이지도 않은데 그 문장을 볼 때마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신비롭고도 신기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카피라이터에 대한 느낌을 적었으니, 카피라이터에 대한 사전적 의미도 알아야겠다.
카피라이터란 무엇인가?
간단하다. 광고의 글귀를 만드는 사람.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카피라이터의 일
2부 나를 만들었던 일
3부 지금부터 해야 할 일

제대로 쓰기 위해 지우는 게 많았다고 말하는 이 책의 작가는 11년을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11년동안 겪어온 카피라이터의 노하우와 시행착오, 성장 등을 솔직하게 적어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카피라이터에게 인상깊었던 바로 그것. 아무나 할 수 있는 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이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에 존경심을 표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것이라는 막연한 재료를 가지고 일상의 하나도 허투로 놓치지 않아야만 한 줄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카피라이터 일을 지속하기 위해 그녀는 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뇌가 말랑해지는 회의, 발로 쓴다고 말할 만큼 실제 그 장소를 탐방하는 일이라는 것, 모두가 보는 메시지부터 읽히지도 않는 메시지 모두를 작성하지만 끈기 있게 쓴다는 것, 창작을 위해 적절한 스트레스를 친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 등등 글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간접경험했다.
(카피라이터님들 존경합니다. ㅜ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구는 ˝오로지 절반의 확신과 절반의 의심만이 스스로를 나아가게 할 뿐입니다.˝라는 문장이다. 사람을 매료하는 문장을 끊임없이 창작해야하는 사람도 이 문장 하나도 버티고 버텼다. 그녀만큼 멋진 문장을 쓸 수는 없지만, 나도 글쓰기를 어렵다고만 생각하지말고 엉망진창인 글이라도 계속해서 써나가야겠다.

지금 1회독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가방에 가지고 다니며 두고두고 읽어볼 책이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고, 무거운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나를 침전시키지 않는 책을 만났다. 카피라이터는 아니지만, 좀 더 나은 기록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하거나,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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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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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출판사에서 신박한 시리즈를 출간했다. 이 시리즈의 갈래는 청소년 소설로, 이름 하야 라면 소설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장르다. 라면 소설이란, 만약이라고 하는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 시리즈다. 라면 소설에 걸맞게 책 크기도 작고 두께도 아주 얇다.

이런 라면 소설을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출판사에서 친절하게도 라면 소설을 즐기는 방법을 이미 소개했다.
1) 표지를 보며 상상력을 보글보글 끓여준다.
2) 내 생각을 톡톡 뿌려 감칠맛을 올려준다.
3) 라면 소설을 후루룩 맛있께 뚝딱!

이번에 만나게 된 소설은 라면소설 시리즈의 세번째 소설로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이란 제목을 가진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하늬는 여중생이다. 하지만 평범한 여중생은 아니다. 여중생이지만 이미 인플루언서가 된 나름 유명인이다. 그 증거로 팔로워가 거의 10만에 육박했다. 하늬의 콘텐츠는 패션으로 팔로워 10만을 넘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팔로워에 집착하게 된 하늬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집안에는 옷들이 즐비하다. 입는 옷은 물론이고, 입지도 않은 새옷들까지 말이다.
그런 하늬에게 소녀가 나타난다. 소녀는 하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주인공 하늬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요즘 아이들의 꿈은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돈을 목적으로 한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느 때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커서 그런 것을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남의 부러움을 사기위해, 혹은 자기 과시를 위해, 인정받고 싶은 인정욕구를 넘어 인정 욕망에 이르기까지, SNS에는 사람들의 욕망이 드글거린다. 그래서 도파민이라는 중독을 제외하고 서라도 부정적인 모습이 너무도 많다.

판타지스러운 이 짧은 소설 속에 생각보다 많은 교훈이 담겨있는 듯하다. 책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대신에 이런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 가방이나 손에 한 권쯤 들려 있었으면 하는 시리즈다.
표지도 개성이 톡톡 넘쳐서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 좋을 것 같다. 100페이지 남짓한 짧은 책부터 도전해보자. 청소년들이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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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게 뭐 어때! 저학년은 책이 좋아 42
임근희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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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게 뭐 어때!
(저학년은 책이 좋아 - 42)
임근희 글
김미연 그림
잇츠북어린이
2024년 10월 18일
84쪽
13,000원
분류 - 초등저학년 창작동화

솔직한 게 좋을까? 거짓말도 하는 게 좋을까? 그것이 문제로다.
정직과 배려는 아이들이 가져야할 덕목들입니다.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요. 어른들도 이 정직과 배려라는 덕목 때문에 오해도 생기기도 하고, 사이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고 이어지기도 합니다.

솔직함을 좋을까요?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기만 할까요?
아이에게 자연스러운 교육을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책은 정직과 배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인 완두는 정말 정직한 아이입니다.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정도로요. 얼마나 솔직한지, 완두의 친구 윤하는 그런 완두에게 솔직병에 걸렸다고 말할 정도이니까요.
키가 큰 것 같냐고 묻는 친구에게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완두, 머리를 이상하게 자르고 온 엄마에게 이상하다고 말하는 완두.
지나친 솔직함으로 남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요.
완두는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솔직한게 좋다고 알았는데, 거짓말도 좋다니요?
거짓말을 시작하고 보니, 완두는 모든 것이 좋아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건 부족함만 못하죠?
시작된 거짓말은 되돌릴 수 없는 거짓말로 이어집니다. 완두는 어떻게 될까요?

거짓말에도 두 종류가 있는 거 아시나요? 거짓말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빨간 거짓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나쁜 거짓말을 말하고요. 또 하나는 하얀 거짓말로 우리가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요. 좋은 거짓말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하얀 거짓말은 하는 사람도 기분 좋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드는 특별한 거짓말이에요.

헌데 선의의 거짓말도 많이 하면 오히려 나쁘답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선의의 거짓말에도 진심이 담겨 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나 말고는 주위 아무도 몰라야 효과를 본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지나친 선의의 거짓말은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말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요.

김미연 그림작가님의 익살스럽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인해 책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그림책처럼 거의 각 페이지마다 이쁘고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요. 그림과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금방 책을 덮게 된답니다.
책을 덮으면서 정직과 배려, 하얀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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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트라이앵글 - 제1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81
최인정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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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세 살의 트라이앵글
(제1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샘터어린이문고 - 081
최인정 글
클로이 그림
샘터
2024년 10월 8일
100쪽
14,000원
분류 - 초등 중학년 창작동화 /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정채봉 문학상이 벌써 13회를 맞이했다. 이번 1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은 <열 세 살의 트라이앵글>이 수상했다. 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정채봉 문학상에 대해 먼저 소개한다.
정채봉문삭상이란 동화작가 정채봉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여수 MBC가 2011년 제정한 대한민국의 문학상이다. 1년 동안 국내 문예지에 발표된 창작 단편동화 중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열 세 살의 트라이앵글>에는 두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두 이야기는 이어지는 듯 하면서도 서로 독립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제목인 ˝열 세 살의 트라이앵글˝과 ˝나의 여름에 초대할게˝로 구성된다.

열 세 살의 트라이앵글

주인공은 민하. 윤지와 은빈이와 햄버거가게에서 장면이 시작된다. 우연한 기회에 새학년에 올라와 친구를 사귀게 된 민하는 마음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돈으로 우정을 사게 되었다고 말하면 될까? 순간의 선의는 돌아오지 못하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친구들에게 사주느라 자신은 도둑질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의 연속이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와 잘 지내고 있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렵기만 하다. 민하의 심리를 이해하며 이 책을 읽어보면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게 많을 것 같다.

p21
˝가엾은 것......˝
귀에 익은 노래처럼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함께 살게 된 여덟 살 때부터 할머니는 나를 가엾어했다. ‘그래, 할머니 말대로 난 가엾은 아이잖아. 가엾은 아이가 번쩍번쩍한 세상에서 버젓이 살아가려면 하나 정도는 눈감아 줘도 되잖아. 안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투정을 받아 줄 마음이 없는 세상 곳곳에는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p32
우리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털어놓은 비밀 중에 시시한 건 하나도 없었다. 비밀을 터놓고 나니 진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투명하고 단단한 트라이앵글이 내 안에서 반짝 빛났다.

p37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콘서트에 대해 털어놓으려나 싶었다. 나는 모처럼 은빈이가 아이스크림을 사는 거니 새로 나온 맛으로 먹어야지 하며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은빈이가 우리를 데려간 곳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모든 아이스크림을 50퍼센트 할인하는 곳이었다. 이왕이면 더 맛있는 걸로 사지, 할인하는 아이스크림이 뭐람. 김이 팍 샜지만 속으로 삼켰다.

p40
우리는 엉겁결에 트라이앵글로 묶인 사이였다. 그걸 지켜 내느라 남모르게 힘들었다. 그래, 나만 힘들었다. 윤지와 은빈이는 원래 잘 통하는 친구 사이로 어울려 다녔다. 거기에 내가 눈치 없이 끼어들었던 거다. 칠천 원과 오천 원 때문에 잘못 엮인 사이였다.

개인적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모습에서 그때의 내 시절도 생각이 났다. 지독히도 비뚤어진 팬심때문에 다른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들 무시하거나 배척하고, 좋아하는 연예인도 마음대로 좋아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번뜩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여왕벌처럼 몰아가는아이(친구라는 말을 쓰기도 아깝다.), 거기에 물들어서 자기의견도 내지 못하는 아이(나같은 아이). 특히 주인공 민하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 것 같다. 민하와 같은 입장이라면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여름에 초대할게

책상에 놓인 별자리 사프로 인해 고민에 빠지는 윤지. 윤지는 이미 마음에 드는 남자아이가 생겼다. 하지만 윤지 자신도 도영이가 왜 좋은지 모르는 상태다. 왈가닥에 장난이 심한 도영이가 왜 좋은걸까? 샤프를 준 인물을 알게 되면서 윤지는 왜 도영이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윤지는 왜 도영이가 좋았을까?

p61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손놀림과 호흡, 온몸으로 선율을 즐기는 모습. 나는 넋을 잃고 서도영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플라타너스 나무잎이 서도영의 얼굴 위에 어른거리며 물결을 만들었다. 노랫말처럼 끝도 없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서도영을 둘러싼 푸른 바다에 눈이 부셨다.

p77
피치펀치 병에 있는 블루보이즈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블루보이즈를 좋아하면서부터 다른 음료수를 마셔 본 적이 없다. 딱히 복숭아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정해진 규칙처럼 이것만 마셨다. 팬이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도 그랬고, 아이들도 자라면서 이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기는 분명 찾아온다. 하지만 내가 왜 이 사람을 좋아하는 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알고 있는 아이라면 섣부른 이성교제보다는 건강하고 서로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성에 관심이 생긴 아이의 마음에서 이 또래의 여자아이가 읽는다면 좋은 책이다. 남자아이들에게는 아직 이 책이 무용지물일지도 모르겠다. 전형적으로 여자 어린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트라이앵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앵글은 무슨 의미일까? 앵글은 사전적 의미로 각도와 각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글 사전을 찾아보면 사물을 보는 관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제대로 형성되는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열 세살 즈음의 사춘기일 것이다. 나만의 굳건한 앵글을 만들기까지 우리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러면서 수도 없이 흔들리고, 혹여 상처입기도 하면서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사춘기 소녀 둘의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 부모님이 안계신 가정에 사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는 있지만 결핍이 있는 아이의 심리와 이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아이의 마음을 잘 담아냈다. 사실 읽으면서 민하와 윤지의 이야기만 담겨 있어 조금 아쉬웠다. 다른 인물이었던 은빈이의 이야기도 궁금해질 정도로 책이 정말로 빨리 끝나버렸다.

일러스트를 그리신 클로이님의 삽화도 아름다워서 이야기에 몰입하기 좋았다. 아름다움이란 누구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마련이니까.

얇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심리나 이성에 대한 마음 때문에 이 책은 고학년 어린이가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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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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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번역
2024년 10월 16일
308쪽
19,800원
분류 - 인문 / 교양

질투란 무엇인가? 질투에는 사전적으로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번째는 부부 사이나 사랑하는 이성 사이에서 상대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할 경우에 지나치게 시기하는 것,
두번째는 다른 사람이 잘 되거나 좋은 처지에 있는 것 따위를 공연히 미워하고 깎아내리려 하는 것,
세번째는 가톨릭에서 말하는 칠죄종의 하나로 우월한 사람을 시기하는 일을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질투란 남을 부러워하는 것 정도였는데, 이렇게 많은 뜻이 있는지 몰랐다. 세상엔 나보다 잘난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가지는 어떤 전유물같은 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알게 모르게 질투라는 감정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 <질투라는 감옥>은 총 5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질투란 무엇인가
2장 질투의 사상사
3장 과시 혹은 자랑에 대해서
4장 질투, 정의, 공산주의
5장 질투와 민주주의

<질투라는 감옥>에서는 우리가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라는 부제를 가지고서 질투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가장 빈번하게 질투심이 일어나는 경우는 자신과 동등하다고 생각했던 상대의 상승을 볼때 참기 힘든 고통이 동반된다고 한다.
특히나 이 책은 질투라는 감정이 단순히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치, 사회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질투에 대한 정의다. 질투를 두 유형으로 구별하는데, 이는 양성 질투와 악성질투로 구분한다고 한다.
양성 질투는 상대를 향한 적대적인 감정을 동반하지 않고, 우수한 상대를 향한 칭송이나 동경에 가깝다. 쉽게 말해 동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악성 질투는 질투자가 상대의 파멸을 바라며 질투하는 자신 또한 그 감정 때문에 괴로워하고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하는 질투가 이 책에서 말하는 질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감이 들었다. 내가 하는 질투란 동경에 대한 것이었으니, 정말 다행이다.

p51
인간은 끊임없이 위아래를 보며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는 슬픈 생명체이다.

결국 비교하는 마음 때문에 질투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투를 피하는 방법은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질투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은닉, 부인, 작은 선물, 공유라는 방법을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질투를 피하기 위해 나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는지 알고 나니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여차저차 질투를 피하는 방법은 겸손이 최고인 듯하다. 잘난 척은 금물이다.

단순한 심리 때문에 발생하는 감정인 줄 알았던 이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이 책의 저자 야마모토 케이는 이 질투라는 심리를 철학과 정치 영역의 다양한 시선으로 알려주고 있다. 많은 철학자와 공산주의, 민주주의 등이 말하는 질투심에 대해 모두 알 필요는 없겠지만, 오래 전의 시간부터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감정이 질투라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질투가 악성 질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것을 위해 책의 마지막에 질투를 마주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해두었다. 질투란 나만의 감정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무엇에 질투하는지, 왜 하필 그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는지를 앎으로써 알 수 있다. 가치 있다고 간주하는 것들이 다양해지면 서열화나 비교가 어려워 질투가 줄어든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다양화를 경시하고 이분법으로 나뉘는 주변인들과 사회에서 질투라는 감정이 더 샘솟기 쉽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가 질투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질투로부터 해방시킨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책에서 말한 부분을 꼭 기억하자. 생산을 함으로써 자신감과 개성을 가지고, 타인과의 비교를 멈추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그리고 오늘은 나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하지 않았나를 알아차리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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