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는 조용한 것이다. 나에게 랩은 시끄러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시도 랩도 좋아한다. 글로 써 놓으면 그 둘은 비슷하다. 하지만 랩은 소리로만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말하자면 랩은 화난 시 같은 것이다. 가끔은 다정하게 굴기도 하지만 대체로 화가 나있다. 하지만나는 화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화를 보여야만 한다면 가능한 차갑게 식혀서 내는 것이 좋다. 그래서 가끔은 랩이 좋고 그래서 가끔은 랩이 구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소설로 분류되지만 시처럼 쓰였으며 랩과 같은 맛을 가지고 있다. 그건 불처럼 뜨거운 맛이었다.시오마라의 세상은 화낼 것 투성이었으므로 당연한 일 같아 보이지만 사실 화는 아무나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스스로가 보는 자신이 큰 사람만 화낼 수 있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는 사람은 속으로도 화낼 수 없다.그래서 구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떤 비유가 나와도 불쌍한 나를 내보이기 위한 장신구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시오마라가 진짜로 화를 냈을 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때, 나는 함께 화낼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행복해졌다...?!썩 마음에 드는 결론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희망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썩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들에게 읽힐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블루픽션 시리즈가 잘되기를 바란다.
한국에 이끼 관련 책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설명도 잘 된 편이고 관리에 필요한 팁이 있어서 간단하게 나온 일본 책보다 나았다. 이끼는 일본이 제일 관심이 많은 나라 같은데 일본어 이름이 소개된 게 편리했고, 길에서 이끼 주워오는 나에게 검역하기나 케어박스(이끼 보관용 박스) 만들기는 정말 실용적인 팁이었다.
이것은 딸에 대한 이야기이자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고, 결국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이제는 전통적인 부모와 자식으로 이루어지는 형태 이외의 가족을 이야기 하는 시대이다. 가족은 인간이 처음으로 속하게 되는 공동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집단의 절대적 환대 속에서 사람의 자격을 획득한다. 성인이 된 사람이 가족에서 나와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결혼과 출산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며 가족만들기에 성공하는 단계가 필요했다. 현재까지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엄마처럼. > 친구나 애인 따위의 허술한 관계를 어떻게 믿겠는가.> 남편이고 아내고 자식이라니.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니? 결혼을 할 수 있니? 새끼를 낳을 수 있니? 너희가 하는 건 그냥 소꿉장난 같은 거야. 서른이 넘어서까지 소꿉장난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그러나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겨지며, 결혼이 금지된 관계나 출산이 불가능한 관계도 존재한다. 가족이 해체된다고 말하고는 하지만 그것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가족이 해체되는 것일 뿐 인간은 여전히 가족이라는 관계를 필요로 한다. 인간이 이 세상의 일부로 들어오게 될때, 그리고 이 세상으로 부터 떠나게 될 때, 제 발로 일어서기 힘든 상황에 놓인 인간에게 가족은 대게 유일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 > 그래. 가족이란 이런 거지. 나는 이 애에게 유일한 가족이구나. 가족일 수 있구나. 어쩌면. 이 집 때문에. 집을 가졌다는 것 때문에.이미 존재하는 가족의 정의 때문에 가족이 될 수 없지만, 가족이 필요하다면, 가족을 다시 정의하면 된다. 결혼은 다른 모든 가족 관계와 다르게 혈족이 아닌 성인인 사람들을 가족으로 만들어 주는 행위이다. 우리가 이미 결혼이라는 제도로 약속하는 것을 지킬 수 있다면 가족이 되는데 충분한 조건이 아닌가? 서로 사랑하며 기쁠 때나 슬플 때에나 함께 하는 것, 그 이외 무슨 조건이 필요할까? > 저분은 가족이 없어요. 피를 나눈 직계가족 같은 게 없다고요. 찾아올 사람이 세상천지에 하나도 없다고요. 가족이든 아니든 그게 도대체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아직 어떤 책인지 감이 잘 오지 않지만 밑줄을 그어본다.
일종의 참여 관찰을 기록한 문화기술지이기도 한 이 작업에서 조한혜정은 1991년 봄학기 연세대에서 개설되었던 ‘문화 이론‘ 강의를 수강한 대학생들의 책 읽기 방식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텍스트 안에만 머무르며 자신과 텍스트의 거리를 유지하는 책읽기 방식, 진리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태도 등이 문제시된다. 그리고 이러한 예비 지식인들의 책 읽기 방식이 입시 위주 교육의 부작용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이론에 대한 집착‘, ‘외부의 권위에 기댐‘, ‘일상성으로부터 유리된 지식 생산‘이라는 특성을 지니는 지식인 문화의 식민성과도 연관된 현상이라고 논의한다.조한혜정은 대학생들의 이러한 책 읽기 방식을 문제시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체적 삶 읽기와 담화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자신의 삶과 연계시켜 텍스트를 읽게 한다거나 함께 읽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하고 토론을 유도했던 것이다. 이때 권장된 읽기 방식 중 하나는 정확하게 읽기‘가 아닌 ‘잘못 읽기‘였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잡는 읽기가 아닌 ‘잘못 읽기‘ 야말로 ‘보편성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오히려 어떤 ‘발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조한혜정의 이러한 비판은 서구 이론 중심의 인문학 풍토를 비판한다고 했을 때 음미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