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떤 책인지 감이 잘 오지 않지만 밑줄을 그어본다.

일종의 참여 관찰을 기록한 문화기술지이기도 한 이 작업에서 조한혜정은 1991년 봄학기 연세대에서 개설되었던 ‘문화 이론‘ 강의를 수강한 대학생들의 책 읽기 방식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텍스트 안에만 머무르며 자신과 텍스트의 거리를 유지하는 책읽기 방식, 진리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태도 등이 문제시된다. 그리고 이러한 예비 지식인들의 책 읽기 방식이 입시 위주 교육의 부작용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이론에 대한 집착‘, ‘외부의 권위에 기댐‘, ‘일상성으로부터 유리된 지식 생산‘이라는 특성을 지니는 지식인 문화의 식민성과도 연관된 현상이라고 논의한다. 조한혜정은 대학생들의 이러한 책 읽기 방식을 문제시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체적 삶 읽기와 담화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자신의 삶과 연계시켜 텍스트를 읽게 한다거나 함께 읽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하고 토론을 유도했던 것이다. 이때 권장된 읽기 방식 중 하나는 정확하게 읽기‘가 아닌 ‘잘못 읽기‘였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잡는 읽기가 아닌 ‘잘못 읽기‘ 야말로 ‘보편성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오히려 어떤 ‘발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조한혜정의 이러한 비판은 서구 이론 중심의 인문학 풍토를 비판한다고 했을 때 음미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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