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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6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24년 11월
평점 :
주인공처럼 작가도 엄청난 개 애호가였을 것 같다.
그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화단을 파헤치며 망가뜨리는 벤디코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따금 벤디코는 자기가 저지른 일을 칭찬이라도 해 달라는 듯이 천진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카네이션을 열네 송이나 꺾어 놓았고 울타리를 반쯤 쓰러뜨렸고 물을 대는 좁은 수로를 막아 버렸다. 진짜 사람이 한 짓 같았다. "그만해, 벤디코, 이리 와." 그러자 벤디코가 달려와서 흙투성이 주둥이를 그의 손에 댔다. 개는 자신의 중대사를 중단시킨 것은 잘못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영주를 용서해 주었음을 보여 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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