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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채우는 마음 한 그릇 - 삶이 허기진 당신에게 권하는 인생 에세이
정재원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2월
평점 :
작가와 나는 공통점이 많다.
작가는 여행과 영어, 경제와 금융 공부, 미니멀라이프 등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나 또한 철학과 역사를 탐독하며 기꺼이 나그네가 되길 원하고, 안분지족을 꿈꾸지만 경제와 금융 공부도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
미니멀라이프는 7년 차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일까.
공통의 관심이 겹치다 보니, 더욱 다정하게 작가의 말이 다가왔고, 특히 미니멀라이프를 주제로 이야기 한 부분은 더없이 좋았다.
감정 소비로 늘어난 물건은 나에게서 자유를 빼앗아 가고 구속하며 결국은 물건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한다.
정리할 게 너무 많아지고 치워도 표시 나지 않거나 금방 어질러지는 공간, 물건이 많아질수록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급기야 짜증은 증폭되고 자신을 위한 시간이 줄어들면 회복탄력성도 떨어진다.
집은 어느새 휴식처가 아닌 제2의 노동을 해야 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만다.
- 쓸데없는 감정 소비로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p 83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알게 된 것은 친정 언니의 추천 때문이었다.
"너 여기 카페 들어가 봐. 완전 신세계야.
지금의 너는 좀 아닌 것 같아."
당시 나는 과잉병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었다.
과잉병은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아 과도하게
물건을 사고 또 사려는 욕구이다.
언니가 말해 준 곳은 '미니멀라이프'라는 이름의 네이버 카페였다.
비포 애프터 사진을 눈으로 보며 안구가 정화되는 것을 느꼈고, 그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하나씩 비우기 시작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한 사람이다.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스타일인데 뒤가 무르다.
애 낳을 때 두 번 힘준 거 빼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틴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금방 싫증을 느끼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방황한다.
그런데 미니멀라이프는 지금 7년째 유지 중이다.
원동력은 저자처럼. '집은 휴식처가 되어야 한다'라는 인식 때문이다.
집은 '성지'여야 한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다.
이사는 '강제 미니멀'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두 번의 이사를 통해 묵은 짐을 비우고 간소하고 소박하게 살고 있다.
삼국사기에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이 나온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미니멀하게 살다보니. 검이불루 화이불치가 자연스럽게. 자동적으로 되는 것 같다.
작가는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를 읽게 된 후부터 미니멀라이프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무언가를 많이 가진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단순한 삶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 퍼센트 행복 찾기'라는 영화를 보았다고 하였는데,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의 책과 영상도 볼 만하다.
법정 스님이 말한 '무소유'는 물건만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전 너무 많이 가져서 큰일이에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법정 스님은 '생각을 틀에 가두는 것도 소유'라고 말하며 '맑고 향기롭게 살라'고 말씀하셨다.
초등학생 때 글짓기 숙제에서 글을 제일 잘 썼다는 뜻밖의 칭찬을 들은 후 나는 일기나 독후감 등을 꾸준히 쓰려고 애썼다.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을지라도 언젠가 내 책을 쓰리라는 생각을 잠재의식 속에 불어 넣은 듯하다.
많은 시간이 흘러 잊었으며 나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에 매몰되어 꿈과 도전보다는 어느새 현실 안주형이 되어 있었다.
현재의 직장에서 승진하고 좋은 자리로 이동해 워라밸을 꿈꾸는 직딩족이 되어 있었다.
- 에필로그. p255
원래부터 끄적대는 걸 좋아한다.
흰 종이에 생각과 감정을 앉히다 보면 가지런히 정리된다. 정리가 되는 것도 황송한데 몰입은 군만두이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그것. 그것을 하는 시간이 바로 '행복'이다.
청춘은 먹고살기 바쁜 탓에 글쓰기를 놓고 살았다.
앞만 보고 왔는데 뒤돌아보니. 남겨진 발자국이 없다. 기록이 없으니 과거가 송두리째 날아간 셈이다.
사춘기 소녀부터 인생의 정오를 맞이한 지금까지 매일 일기를 썼지만, 그것은 하루 일과에 대한 기록일 뿐. 사유의 부산물이 아니다.
글쓰기는 사유의 부산물이 되어야 한다.
나를 살리는 도구로 '읽히는 글'을 택했다.
나만 읽는 글이 아니라, 남들도 읽을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있다'라는 몸부림일 것이다.
칼런 지브란은 말했다.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누구나 자신이 완벽해지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의 눈에 무결해 보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옛말처럼 금은 순금이 없고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없다.
작가가 전하는 '그릇'은 성찬을 가득 담은 그릇으로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며 인생의 균형을 맞추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