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아랍과 이슬람을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아랍이 우리에게 '이슬람 세계'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아랍의 문화가 곧 이슬람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랍과 이슬람 문화는 엄연히 다르다.
이 책은 '차별 금지법을 찬성하는 무슬림 여성 국회의원'의 이야기이다.
안데르센의 덴마크와 외즐렘 제키지의 덴마크가 어떻게 다른지...덴마크에서 거주하는 무슬림의 삶, 소주 민족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이러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출근하는 차안에서 김영철의 파워 FM을 듣는다.
달달한 나레이션으로 "커피 한잔 할래요?"
그 소리를 들을때마다 모닝커피 생각이 간절하다.
커피 한잔 할래?"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너에 대해 알고 싶어."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화해 하자"
커피라는 매개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우리는 커피 어때?라고 상대방에게 묻는다.
작가도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서로 화합하는 것이 멀어지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믿음하에 커피 타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 책은 그 보고서이다.
작가는 쏟아지는 혐오와 차별에 신변을 위협받고, 아이들과 놀러 간 동물원에서조차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자 용기 있게 자신을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혐오하는 사람들과 당당히 맞서기로 했다.
히잡을 입었다는 이유로 그녀가 당한 부당한 처사는 침 세례뿐만이 아니다. 친절한 가장한 무례함도 그녀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온전히 감내해야만 했다.
그녀는 "터키는 제 조국이 아닐뿐더러 저는 터키 시민권조차 없어요"고 항변하지만, 덴마크인들은 그녀를 인종적으로 차별하고 혐오했다.
이 책은 그녀가 분노로 가슴을 꽉 채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그것이 왜 편견이고 혐오인지, 그리고 꽉 막힌 사람들과는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지. 다리를 놓아준다.
그녀의 비폭력 투쟁기는 터키를 위해서가 아니라, 덴마크 안에서 살고 있는 무슬림들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다가 '저는 한국에서 입양된 사람입니다.' 라는 구절을 읽고, '한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흠칫하는 자신에게 놀랐다.
나는 '한국'이라는 말에 차별을 둔 걸까?
아니면 차이를 느낀 걸까?
생후 6개월에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그녀는 자신을 '종이박스 아이'라 불렀다.
부모가 원치 않았는데 태어난 아이들.
주로 어린 아기들이 비닐봉지나 종이박스 안에 담겨져 경찰서 앞에 버려지는데. 아들은 종이박스 아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결혼한 아내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그녀의 결혼한 그녀'라니... 그녀는 동성애자였다. 입양. 동성애자.....
소수민족과 성소수자. 그녀의 인생을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그녀의 양아버지는 그녀를 학대하기 위해 입양했으며 여동생과 함께 다른 남자들에게 대여했다고 한다.
작가와 한국에서 입양된 종이박스 아이 미의 대화.
책은 전반적으로 작가와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담하게 풀어 내고, 대화체로 기록되어 마치 작가와 작가가 만난 사람들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