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의 뿌리, 전문 학교
김자중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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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서양의 대학이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것에 비해

한국 대학의 뿌리가 고작 100년 전에 머문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1808년 나폴레옹 시대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시험인 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바칼로레아는

대학의 전공 분야에 따라 계열별로 시행되지만, 계열과 상관없이 불어, 외국어, 역사와 지리, 수학, 철학은 공통 필수과목이다. 그런데 그 시험 가운데 유독 철학 과목에 프랑스 국민 전체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 전체가 철학 문제를 각자 한 번씩 생각해 보는 사유의 화두라 여기기 때문이다.

바칼로레아에서 철학은 비중이 가장 높은 과목 중 하나다. 4시간 동안 3개 주제 중 1개를 선택해서 논문 형태로 작성해야 하는 철학 시험의 논제는 프랑스의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된다.

프랑스에서 철학적 문제는 주요 관심사 범위 안에 들어온 일상의 고민이다.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고, 바람직한 것도 아니지만, 오늘날 프랑스를, 특히 그들의 문화적 정치적 수준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카자흐스탄의 통학 국민 시험은 우리나라의 대학 수학 능력 시험과 비슷한데, 필수 3과목과 선택 2과목으로 이루어지며, 1교시에 수학, 독해력과 카자흐스탄 역사를 시험 본다.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들은 별도의 입학시험을 통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우리나라의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은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목적으로 1994년부터 시작되었다. 수능시험 도입 초기에는 주관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채점의 편의 등을 위해 결국 전체 문제를 객관식 유형으로 결정하였다.

최근의 수능은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 취지를 반영하고 학생들의 수험 부담 완화 및 과목 선택권을 강화하여 대학의 수능 위주 대입 전형을 지원하는 취지에 부합하게 개편되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카자흐스탄의 통학 국민 시험, 대한민국의 대학 수학 능력 시험 모두 대학의 입학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대학이 뭐길래? 우리는 왜 사립보다 국립을 선호하고,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는 걸까?


오늘날 한국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대학 중에는 그 전신이 전문학교인 경우가 많다. 전문학교는 당시 일본 고등교육기관의 한 유형인 전문학교를 참고해서 설립된 학교다.

전문학교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식민지 고등교육 체제를 살펴보는 것과 같다. 해방과 함께 전문학교의 시대가 저물고 대학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의 대학이 '대학'이 아닌 '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중 일부는 일제 강점기 전문학교가 해방 후 대학으로 승격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는 대학의 구조가 서열화되었고, 이는 극심한 입시 경쟁을 낳았다. 대학은 학벌주의를 야기했고 중등학교를 입시 교육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우리는 '대학의 위기'를 우려한다.

서울대학교를 정점으로 하는 고착화된 서열 구조가 차열한 입시 경쟁을 낳았고 입시경쟁 속에서 창의성이나 독창성이 발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가뭄에서 콩 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대학의 위기는 교육의 위기이고, 교육의 위기는, 미래의 위기이다.

과거에는 교육이 백년지대계였지만, 빠른 변화의 싱귤래러티 시대에서는 십년지대계로 그 기간이 단축되었다.

교육은 미래사회 인적자원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미래 환경 변화와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교육계의 할 일이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대학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대학의 위기를 역사적인 지평 위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고 이는 현실의 문제를 그 문제가 생겨난 원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따져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해 한국의 대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리의 교육체제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지, 대학의 위기에서 과거의 상관관계는 무엇인지, 전문학교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그런 물음에 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글로벌 인재 포럼 2021에 참석한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5가지 제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상명하복 조직문화 혁신을 통한 인재 지키기

둘째, 탄소 중립 신기술 개발과 산업 혁신

셋째, 유행 아닌 사회 변화로서 메타버스 수용

넷째, ESG 개선은 차별 시정과 다양성 존중

다섯째, 인공지능 빅테이터 기반 맞춤형 교육과 메타버스 활용 등이 그것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준비는 뿌리부터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전문학교라는 뿌리에서 대학이라는 줄기가 생겨났으니, 다시 전문학교로 돌아가 원점에서 출발하면 된다.

한국 대학의 뿌리, 전문학교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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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4 - 폐교 살인사건 잠뜰TV 본격 추리 스토리북 4
루체 그림, 시우시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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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살인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방안에 사람들이 들어와 마주 보고 앉는다. 5분째 야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좀 지루하다. 다시 방안에 사람들이 들어와 앉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이블 아래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이 폭탄은 10초 후에 터진다는 글을 누군가가 발견했다.

사람들이 계속하여 야구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이 지루하지 않다.

바로 서스펜스 스릴러의 묘미이다.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보를 주고 스스로 예측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번에 버스를 놓치면 지각인데, 다가오는 버스가 만원 버스이다.

그는 모두가 꺼리는 팀원이다. 하지만 오늘부터 내 옆자리에 배치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나만 지금 제자리이다 등등 복선을 활용하여 앞으로 일어날 사건이나 상황을 미리 암시하는 장치를 숨겨 놓는 순간, 장차 이것의 장르는 서스펜스 스릴러가 된다.

서스펜스는 연극이나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불안감 또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릴러는 긴장감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내러티브 공식을 가진 영화를 총칭한다.

스릴러의 핵심은 '누가 이 범죄를 저질렀나?'이다.

서스펜스는 흔히 스릴러의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스릴러가 관객과 주인공의 사건에 대한 정보량이 동일선상에 있는데 반해, 서스펜스는 관객이 주인공보다 줄거리 진행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가슴 졸이는 상황이다.

이 책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지만,

영화 속 서스펜스나 스릴러의 구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한계를 설정하고 불안과 궁금증을 유도한다.

심장이 쫄깃해진 독자들이 모험 속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건을 만든다.

비록 그 사건이 '연쇄살인'이라는 폭력이지만, 그 안에서도 출구는 있다.

출구는 찾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잠뜰 TV는 우리 집 큰 아들의 최애 프로그램이다.

"엄마. 내가 아는 폐교는 잠뜰 TV 몰카 하는 건데.. 이건 내용이 좀 달라."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다.

얼마 후, 아들은 말했다. "원작과 내용이 좀 달라. 더 재미있어. 엄마보다 글 개잘써."

집에서 나는 '이 작가'로 빙의한다.

노트북을 펼치기 전 "이 작가 지금부터 글 쓸 거야."라며 큰소리를 빵빵 친다.

'이제부터 글 쓸 거야'라는 말은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며, '심부름은 글을 마친 후부터 할 수 있다'라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엄마 글보다 책이 더 재미있다는 아이의 핀잔이 멋쩍어 머리만 긁적댄다.

잠틀 TV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극중 캐릭터로 등장해서 처음 블라인드 시리즈를 읽는 것임에도

몰입이 잘 된다.

큰 아이는 잠틀 TV에서 공룡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유를 물어보니,"드립 쩔어. 진짜 재밌어. 뜬금포 개그가 나랑 코드가 맞아"라고 대답한다.

큰 아이는 아직 사춘기이다.

백 마디 잔소리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아이가 좋아하는 잠틀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아이와 이렇게 길게 대화한 적이 언제였더라?'

이 책은 사춘기를 달래 줄 도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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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남네시스, 돌아보다 -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이기락 지음 / 오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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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시체를 매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죽은 아들을 무릎 위에 안아본다.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을 뜻하여 '피에타'라고 칭해지는 이 주제는 복음서 구절이나 외경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미켈란젤로는 그의 나의 24살에 흠잡을 데 없는 기교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바로 바티칸 성당에 있는 '피에타'가 그것이다.

교만함과 어리석음으로 그는 성모 마리아의 가슴에 놓인 띠에 "피렌체 사람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만들다"를 새겼다. 그러나 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위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신 하느님께서는 그 어느 곳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하느님께 바치는 작품을 망쳤다는 생각에 크게 후회하며 이후로는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지 않았다.

젊고 아름다운 성모 마리아의 모습과 어머니의 무릎에서 잠든 것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평온한 표정에는 고통이 없다.

미켈란젤로는 순결한 여자가 젊음을 더 잘 유지하고, 티끌만큼도 추잡한 욕망의 때가 묻지 않은 동정녀 마리아라면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미켈란젤로는 단테의 신곡 '동정녀 마리아여. 당신 아들의 딸이시여'라는 구절을 읽고, 신의 어머니를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표현하고 아들인 그리스도는 나이에 맞게 표현했다고 한다.

바티칸에서 실제 피에타를 보았을 때, 난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음에도 성모님의 슬픔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스탕달 신드롬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보고 순간적으로 느끼는 어지러움과 환각, 혼미함, 구토, 탈진 등의 이상 증세를 말하는데, 나는 피에타 앞에서 갑자기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때부터였을까.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신앙과 믿음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읽기 시작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가진 것과 지닌 것이 참으로 많은 우리가, 청빈하게 살아가는 수도자들을 바라보면서 항상 존경하며 부러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 40

단순하고 소박한 영성의 소유자, 가난한 이들의 벗, 평화와 선을 추구한 성자, 온갖 피조물을 사랑하고 보호한 사부 이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단순 소탈하며 겸손하고 평화를 사랑하면서 빈민들과 약자들을 위해 헌신해 온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은 교황 직무를 수락하면서 바로 이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 열린 마음과 유연성이 필요한 다문화 사회. 148

2014.8.14.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우리나라에 오신 날이다.

짧은 일정 속에 충남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되었는데, 교황님 덕분에 당진 솔뫼성지가 세계적인 순교지로 주목받으며 교황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아직 종교에 귀의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믿음을 찾아, 말씀을 찾아 헤매던 시기였다.

낙원을 찾아서, 은혜를 받고자, 안식을 얻고자 방황하던 시기였다.

교황님의 인자한 얼굴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희망했다.

책에서 교황님의 이름을 다시 만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리스 말 '아남네시스'는 기억, 추억, 회상, 회고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아남네시스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 더 뚜렷하게 생각나는 현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나의 아남네시스는 교황님이다.

이 책은 종교와 상관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사제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의 참 의미가 궁금한 사람이 읽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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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양도소득세 -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절세포인트
이동현 지음 / 창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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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늘이고 줄일 수 있는 책임은

오로지 납세자뿐이다.

대한민국은 기승전'집', 부동산 공화국이다.

부동산의 중심에는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신흥 종교이다.

집보다 중요한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바로 아파트인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단지를 사랑하는 세테크 시대에 살고 있다. 집 값을 걱정하지만 내 집이 올랐으면 좋겠고, 세금을 덜 내면 더 좋겠다.

부동산의 매매시점을 고려하여 잘 사고, 잘 파는 것뿐만 아니라, 세액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줄여 투자 수익률을 늘려야 한다.

몇년 전 친구의 엄마가 서울에 있는 집을 매매했다. 매수가의 반액 이상 오른 지점에서 팔았지만, 장기보유 했기 때문에 당연히 손에 쥐는 돈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야금야금 올린 전세금은 생활비로 모두 썼기 때문에 수중에 비상자금 따위는 없었다.

'그래도 올랐으니까'라는 생각에 무작정 매도했는데 차 떼고 포 떼고 양도세까지 계산하고 나니,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었다. 양도세를 염두에 두지 않은 탓에 엄연히 내야 할 세금은 폭탄이 되었다. 급기야 세금 낼 돈이 없어 친구가 대신 현찰을 만들어 엄마에게 빌려주는 사단이 벌어졌다. 이런 일은 왕왕 발생한다.

매매계약하기 전에 평소 세금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거나, 그럴 상황이 어려우면 포털 검색이라도 해서 세금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알고 세금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 꼭 알아야 하는 절세 원칙. 16

집을 매도하기 전 친구 엄마가 '상속 증여 양도소득세'를 읽었더라면, 울면서 딸에게 돈을 빌리는 일까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친구 엄마처럼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는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공부해야 한다.

남편은 몇 해 전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이 공부한 터라 약 1년 동안 공부했고, 동차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남편이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한 것은 노후대비와 다주택자로서 가계경제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공인 중개 사업자 면허는 장롱면허가 되었고, 재계약을 할 때마다 남편이 아닌 내가 발로 뛰고 있으며, 나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남편의 '면허'가 아닌 '부동산 전문서적'임을 실감했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였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유튜브 채널 '속고 살지 마_ kbs'를 자주 시청했다. 그러나 20여 분이 채 되지 않는 영상은 그 말이 그 말 같고, 복기가 쉽지 않으며, 무엇보다 세금에 대한 체계가 잡히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켰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잡다한 세부 지식이 아니라, 한방에 끝낼 수 있는 '기초'였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세금이라는 그림을 완성할 수 없다.

몇 해 전 오랫동안 묵혀 있던 시골 땅을 팔았다. 매매 계약서를 분실해서 그 당시 공시지가로 가액을 계산하고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는데, 자진신고 금액보다 과산출되어 환급받았다.

세무사의 도움을 받으면 좋았을 텐데. 일반인의 입장에서 세무사의 문턱은 아직도 높다.

실제로 지인은 평소 거래하는 세무사에게 법인 세금을 일임하였는데, 세무사가 업무를 해태하여 절세할 수 있는 것들이 누락되었고 나중에 그 돈이 억 단위였다는 것을 알고 분개했다.

알아야 면장을 하는데 친구는 세무사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우리는 쉽게 '잘 모르면 세법은 세무사한테 넘겨'라고 말하지만, 세무사의 설명을 알아 들을 수 있는 경지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의뢰인의 의무이다.

세무사 문턱은 높고, 그마저도 믿을 수 없다면 스스로 해법을 찾으면 된다.

나는 이 책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책 표지에 '한 권으로 끝내는 부동산 세금'이라 적혀 있는데 진짜 한 권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관우의 청룡언월도이다.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사람들은 세금이 뭔지, 용어부터 배워야 한다.

책은 꼭 알아야 하는 절세 원칙과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제목이 곧 목차이다. 전반적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절세 포인트에 대해 아우르며 세부적으로 재산세를 나누었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으면 유용할 것 같다.

우리는 모든 시험의 관건이 '단권화' 임을 알고 있다.

문제가 책의 어느 부분에서 출제되었는지 그 책에 자신이 무슨 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었고, 어떻게 주석을 달았는지 그림이 그려질 정도가 되면 그 사람의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다.

나는 이 책을 기본서 삼아 책의 빈칸에 주석을 담아 완벽한 단권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친절하게 상속, 증여, 양도소득세 부분을 파트별로 나누었고, 부동산 초보투자자부터 다주택자까지 꼭 알아야 하는 절세 법칙을 담았기에 상속, 증여, 양도소득세를 베이스캠프 삼아 '나만의 깨알 팁'을 추가한다면, '부동산 절제 전략'은 완성된 듯 싶다.

아주 작은 지식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많은 대가를 치르는 일이 없기를 작가는 간절히 바란다. 부동산 전술은 있지만 핵심 전략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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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 누구보다 불안했지만 행복하게 살게 된 27가지 이야기
이종화 지음 / 춤추는고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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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에고이스트는

행복한 이타주의자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오로지 나를 위한 행동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이타적으로 행동했을 때, 내게 이로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이타심이 가장 이기적으로 변모하는 때가 그러합니다.

- 프롤로그. 7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과 악을 판별하는 도덕관념이 있다고 한다.

힘겹게 산을 오르는 동그라미와 동그라미를 도와주는 착한 세모와

힘겹게 산을 오르는 동그라미와 동그라미를 밀어버리는 나쁜 네모 중

실험 영상을 본 아이들 모두 착한 세모를 골랐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다.

모두 '선한' 것을 택한 것이다.

독일의 진화인류학 연구소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18개월 아기와 낯선 성인을 마주 보게 한 후, 성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연필을 떨어뜨려 성인이 그것을 주우려 했을 때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 모두 기꺼이 연필을 주워 성인에게 건넸다.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낯선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이타심이었다.

자기인식은 생후 18~24개월 무렵부터 나타나는데, 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된다.

공감 능력은 남을 도울 줄 아는 인간으로 아기를 성장시킨다.

이타심을 배우는 것이다.

내일 지구 종말이 온다고 해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사람처럼,

지금 죽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 현재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초 이기주의적'인 삶입니다.

- 초 이기주의적인 삶. 257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로 인해 생존이나 증식에 유리하도록 진화하였다. 그러나 모든 유기체들이 이기적인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과 다르게 우리 인간은 이타적 이기심을 발휘하여 협력한 결과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작가는 '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고 선언하며 뻔뻔하게, 나답게,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는데, 이기적 유전자가 이타적 이기심을 발휘한 것과 다름없다.

대 놓고 이타적이기는 민망하니까 에둘러 말하는 것이다.

작가가 '부정함으로써 강조'하며 독자의 호기심을 유도한 것은 '이기적' 이외에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책 표지이다.

책 표지에 거울을 바라 보고 있는 여성은 작가 자신이 아니다.

거울 속에 비친 사람은 여성인데 작가는 결혼한 30대 남성이다.

거울 속 여성과 실제 여성의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는데, 틀린 그림 찾기처럼 다른 독자들도 찾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거기에 숨긴 의미를 각자 해석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듯 싶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작가가 숨겨 놓은 '반전'을 찾아내 행복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는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만연한 이 세상에서 '정말로 행복한 일'은 '나를 위한 행동'이라고 이해했다.

나를 위한 행동이 결국은 남을 위하는 행동이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진정한 나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 진짜 이기적인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 이기적이라 쓰고 이타적이라 읽는 삶을 삶고 싶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과연 나를 위한 행동이 항상 자신에게 이득이 될까요?"라는 물음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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