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4 - 폐교 살인사건 잠뜰TV 본격 추리 스토리북 4
루체 그림, 시우시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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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살인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방안에 사람들이 들어와 마주 보고 앉는다. 5분째 야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좀 지루하다. 다시 방안에 사람들이 들어와 앉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이블 아래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이 폭탄은 10초 후에 터진다는 글을 누군가가 발견했다.

사람들이 계속하여 야구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이 지루하지 않다.

바로 서스펜스 스릴러의 묘미이다.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보를 주고 스스로 예측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번에 버스를 놓치면 지각인데, 다가오는 버스가 만원 버스이다.

그는 모두가 꺼리는 팀원이다. 하지만 오늘부터 내 옆자리에 배치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나만 지금 제자리이다 등등 복선을 활용하여 앞으로 일어날 사건이나 상황을 미리 암시하는 장치를 숨겨 놓는 순간, 장차 이것의 장르는 서스펜스 스릴러가 된다.

서스펜스는 연극이나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불안감 또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릴러는 긴장감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내러티브 공식을 가진 영화를 총칭한다.

스릴러의 핵심은 '누가 이 범죄를 저질렀나?'이다.

서스펜스는 흔히 스릴러의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스릴러가 관객과 주인공의 사건에 대한 정보량이 동일선상에 있는데 반해, 서스펜스는 관객이 주인공보다 줄거리 진행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가슴 졸이는 상황이다.

이 책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지만,

영화 속 서스펜스나 스릴러의 구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한계를 설정하고 불안과 궁금증을 유도한다.

심장이 쫄깃해진 독자들이 모험 속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건을 만든다.

비록 그 사건이 '연쇄살인'이라는 폭력이지만, 그 안에서도 출구는 있다.

출구는 찾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잠뜰 TV는 우리 집 큰 아들의 최애 프로그램이다.

"엄마. 내가 아는 폐교는 잠뜰 TV 몰카 하는 건데.. 이건 내용이 좀 달라."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다.

얼마 후, 아들은 말했다. "원작과 내용이 좀 달라. 더 재미있어. 엄마보다 글 개잘써."

집에서 나는 '이 작가'로 빙의한다.

노트북을 펼치기 전 "이 작가 지금부터 글 쓸 거야."라며 큰소리를 빵빵 친다.

'이제부터 글 쓸 거야'라는 말은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며, '심부름은 글을 마친 후부터 할 수 있다'라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엄마 글보다 책이 더 재미있다는 아이의 핀잔이 멋쩍어 머리만 긁적댄다.

잠틀 TV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극중 캐릭터로 등장해서 처음 블라인드 시리즈를 읽는 것임에도

몰입이 잘 된다.

큰 아이는 잠틀 TV에서 공룡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유를 물어보니,"드립 쩔어. 진짜 재밌어. 뜬금포 개그가 나랑 코드가 맞아"라고 대답한다.

큰 아이는 아직 사춘기이다.

백 마디 잔소리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아이가 좋아하는 잠틀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아이와 이렇게 길게 대화한 적이 언제였더라?'

이 책은 사춘기를 달래 줄 도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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