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철학에 매료되어 닥치는 대로 읽고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소플아. 마프니'를 중얼거리며 살았다.
고대철학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이고, 현대철학은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로 구조화 한 나만의 암기법이었다.
두음 문자 끝에 '니체'가 있다.
니체는 현대철학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현대철학은 니체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책은 온전히 '니체'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니체의 위버멘쉬는 일본어 번역 때문에 광야에서 백마 타고 오셔야 할 분 같은 단어인 '초인'으로 마치 초월적 인간인 것처럼 잘못 인식되었다.
최근에는'위버멘쉬'라는 독일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학계의 흐름인데,
이 책은 아직도 초인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견해를 밝혀 놓았다.
책 55쪽에 「위버멘쉬를 '초인'이 아닌 '극복인'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필자는 초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렬한 느낌을 선호하기 때문에 '초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니체는 강렬하다.
그리고 강렬한 삶을 살았다.
니체는 편두통과 류머티즘. 심각한 근시를 앓았다고 전해진다.
"사는 것 자체가 끔찍한 고통이다." 니체는 평생 건강이 좋지 않았다.
니체의 저서는 타자기를 사용하면서 문체가 바뀌는데 타자기 사용 후 간결해졌다.
강렬하고 (타자기 사용 후) 간결한 삶을 산 니체. 그의 철학은 본질을 전혀 모르던 전쟁광 히틀러에 의해 엉뚱하게 차용되어 홀로코스트, 인종청소라는 반인륜적 범죄로 이어졌지만 이성을 비판하고 권력(힘)에의 의지가 우주의 본질이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 그 안에 권력에 의지가 깃들어 있음을 간파한 것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책의 부록에 수록된 '삶에 힘이 되는 니체의 명문장'이 심금을 울린다.
'삶의 지혜로 읽는 니체의 말'을 통해 니체의 정신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오랫만에 다시 만난 것 같다.
작가는 부록에서 독자들이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더욱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랐는데,
그 말로 용기를 얻었다.
부록에는 없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니체의 '지혜의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으려면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
만약 삶에 목적이 있다면 그 시련에도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그 누구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 줄 수 없다.
각자가 스스로 찾아야 하며 그 해답에 요구하는 책임도 받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만약 그것을 찾아낸다면 그 사람은 그 어떤 모욕적인 상황에서도 계속 성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