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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과 유신
문영극 지음 / 아우룸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여정이 몹시 길다. 우주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구의 역사, 인간의 출현, 동물로서의 인간, 생각하는 사람, 기원과 역사, 국가와 정치, 개인의 욕구에 까지 이르는 머나먼 여정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물리학부터 정치 및 역사를 아우른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표지를 보면 전공서적처럼 생겼다. 처음 받아보고 대충 훑어본 내용은 나를 안드로메다로 데려갔다. 우주부터 종교, 전쟁... 도대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호해진다.
하지만 첫페이지부터 찬찬히 읽다보면 은근 가독성이 좋음을 느낀다. 그리 어려운 단어는 없다. 종종 나오는 영어도 흔히 접해본 단어라서 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술술 읽힌다.
인간의 본성을 깊이 파고드는 내용에 읽는 내내 공감했다가 가시방석에 앉은 것 처럼 가슴이 따갑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간이 지금껏 느끼던 세상의 가치를 총 망라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버렸는데 이제 인간은 어디로 가야할까?
그동안 역사적으로 많은 실험과 실패가 있어왔다.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좀 대중적인걸로 말해보자면 나치즘, 파시즘 등 사회주의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 주었는가? 결론적으로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상에 가까운 세상에 살고 있는가? 우리 세대는 그래도 전에 살던 사람들보다는 나아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통념이나 고정관념에 갖혀 있다면 틀을 깨고 나오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진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 가끔은 불편하고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깨준다.
2000년대 it업계가 성황을 이룰때부터 철학이나 인문학을 돈안되는 학문으로 치부하고 문송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의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오히려 사람들은 인문학적인 목마름을 앓고 있다. 인문학 강연이나 서적이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 철학적인 사고가 살아가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 책은 그 목마름을 단 한권으로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철학적 사고를 쉽고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치 앞도 모르겠는데 어른들에게 별 가르침을 받지 못하는 요즘 사람들은 인문학이나 철학의 힘을 빌려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생각에 많은 갈래를 만들어준다. 인간의 본성을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물질과 우주에 대입하여 알려주고 통념적인 사회적인 가치에서 한발 떨어져 생각하게 해준다.
철학이 어렵게만 느껴지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