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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동그라미'는 일상 속 공포에 대한 괴담을 늘어놓은 단편소설집이다.
그냥 표지만 보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무표정한 여자아이가 붉은 동그라미들과 함께 찍혀있고 뒷표지와 세네카에는 하늘 사진이 걸려 있어 공포소설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여자아이의 무표정은 어딘가 어색한... 미지의 무언가와 조우한건 아닐까 하는 애매한 표정으로 변해버린다.
'동그라미' 속 단편소설들은 소설속의 미스테리하거나 선뜻선뜻 다가오는 공포의 정체는 알려주지 않고 그저 독자들의 상상이 맡긴채 끝맺는다. 예전 공포소설은 그 정체는 물론 어찌하여 공포의 정체가 되어버렸는지 그 원인과 죄값을 치른 피해자의 이야기까지... 나쁜짓 한 사람은 벌 받는다는 권선징악적 교훈을 구구절절 늘어 놓았다면 요즘은 복불복, 불특정 다수, 누구나 겪을 수 있기에 더 무서운 이야기가 주 괴담의 주제가 되는것 같다.
게다가 '동그라미'는 늘 지나는 출근길, 학교, 친구들과의 여행, 함께 놀던 친구 등 일상속에서 누구도 모르는 사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로 더욱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다.
주변에서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카더라 소문에 살을 붙여 그럴싸한 소설로 완성시킨 이 책은 납량특집이 즐비한 비오는 여름밤에 읽기에도, 눈이 펄펄 오는 한겨울 아무도 없는 집 아랫목에서 귤까먹으면서 읽기에도 좋다.
부담이 없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