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셰리 터클 엮음, 정나리아.이은경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의미있는 물건이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셰리 터클 엮음, 정나리아.이은경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 내 수첩은 외부의 정보 [저장 신체] 기관, 다시 말하면 세포 대신 종이로 이루어진 내 뇌의 일부였다. 수첩이 가까이 있다는 걸 알면 한결 마음이 놓였다.

(이 책, 173-174쪽, 미셸 루빈카(Michelle Hlubinka), <수첩>에서)


사람마다 각별히 의미있는 물건이 한둘은 있게 마련이지요. 저는 뭐가 의미있는 사물들인가, 생각해보니, 위에 적은 미셸 루빈카처럼 수첩 혹은 메모장을 내 인생의 의미있는 사물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각별한 물건들이, 곰곰히 생각해 보니, 초큼 되는군요. 생각할수록 가짓수가 늘어나는? ^^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셰리 터클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물론,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 읽고 난 후에도 생각은 비슷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내 인생의 의미있는 사물들에 관해 쓰고, 그걸 누군가 책으로 엮었다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독자는 그 글들 가운데 공감 가는 꼭지들을 더러 발견하게 됩니다. 더러. ^^

 



34명의 학자, 연구자가 내 인생의 의미있는 사물들이란 테마로 쓴 글을 엮은 책.
좀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1. 이 책은? 책에 관한 전체적인 소감.

이 책은 셰리 터클(MIT 교수, 과학사회학)이 쓴 책은 아니고 셰리 터클이 여러 사람이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누군가 일종의 기획을 한 것 같고, 수십명의 학자 또는 연구자들이 내 인생의 의미있는 사물이란 한가지 테마로 쓴 글을 모았습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각별히 의미있는 사물들은 어떤 게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글쓴이들은 그 사물과 관련된 자신의 에피소드와 생각을 적고 있습니다.

이 책엔 그런 사물이 34가지 등장합니다. 34명이 글을 썼단 이야기지요. 중복되는 필자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껴서요. ^^; 그리고 이 책은 셰리 터클 그녀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앞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엮은이의 에피소드를 적은 것은 아니고요. 사물에 관한 일반론 쯤 되는 글을 적고 있습니다. 다소 추상적이거나 철학적이거나 인식론적으로 느껴집니다. 읽기 좀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셰리 터클이 매 꼭지마다 초입에, 그 글과 관련이 있을 법한^^ 누군가의 글을 삽입해 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유의미한 시도라고 찬사를 늘어놓고 있지만 솔직히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책에서도 어떤 인용문을 매 꼭지마다 싣는, 비슷한 시도는 얼마든지 있으며, 이 책의 경우 그 인용문이 읽어내기 힘든 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책의 표지에서 적고 있는대로 34인의 34개 사물에 관한 글이 실려 있지만, 책의 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34인의 세계적 석학"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는 필자들입니다. 표지의 광고 카피가 좀 오버하고 있단 느낌을 지우기 힘듭니다. 필자들은 상당수가 셰리 터클과 같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수이거나 연구자들입니다.

글의 내용은 독자가 좇아가기 어려운 구석이 적지 않습니다. 필자들이 적고 있는 일화나 사물에 관한 서술에 공감하는 일이 드뭅니다. 어떤 글은 본인은 알 수 있는 글이기는 한 것 같은데 독자는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들마다 편차가 커서 글 하나하나마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응이 좀 되어갈 무렵 다른 필자의 다른 글이 나타납니다.
 


그래도 독자로서 공감이 가는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책의 두 곳에서 공감가는 대목을 만났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두 부분을 인용합니다.



2. 만화(책)을 좋아하는 어른!

내게 만화책이란 집으로 돌아가는 연휴에 엄마가 만들어준 남부식 야채 요리처럼 위로를 주는 대상이었다. (80쪽)

어른이 되어도 만화책은 끊임없이 일상의 문을 두드린다. (81쪽)

성인이 되어서 ... 만화 독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떳떳이 밝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82쪽)

어른이 되어도 만화책을 끊지 못하는 남자를 성장이 멈춘 별난 종족으로 보는 사람들의 편견은 불편할 정도로 심하기만 하다. (83쪽)

삶의 어느 순간부터인가, 성인으로서 권리와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배우기 위해 만화책을 펼치게 되었다. (88쪽)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불사조 슈퍼히어로>에서)


저는 만화책을 보는 것에서 위로를 찾지는 않습니다. 이 점은 헨리 젠킨스와 다릅니다. 하지만 그 외의 인용문들은 제 생각과 비슷합니다. 바로 얼마전 7월 초순-하순에도 지하철 출퇴근 독서로 만화책 <테니스의 왕자> 전권 읽기를 했다죠. 만화책은 저에게도 일상의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어른이 만화책을 본다는 점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렇다고 내가 만화책을 안 읽거나 하는 일은 없겠죠. 앞으로도 쭈욱 느낌이 올 때마다 내키는 만화책을 보는 일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그건 헨리의 말대로 성인으로서 누릴 권리와 자유의 일부라고 봅니다.


3. 시계, 성인의 시간으로 진입하는 매개!
 

어린 아이들은 낮잠, 밥 먹기, 해질 녘, 매일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의 익숙한 노래 정도로 구분되는 획일적인 흐름 속에서 시간의 경과를 경험한다. 아이들의 일정을 정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시계 보는 법을 배우고 나면,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야 할 책임을 안게 된다.
나는 네 살 때 가족여행을 가서 태엽을 감는 미키 마우스 시계를 선물 받고 성인의 시간 속으로 입문했다.

(173-174쪽, 미셸 루빈카(Michelle Hlubinka), <수첩>에서)

미키 마우스 시계라는 대목에서 댄 브라운의 소설에 나오는 랭던 교수가 떠올랐습니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로스트 심벌>에서 랭던 교수는 미키 마우스 시계를 찬 사람으로 나옵니다. ^^ 묘한 것은, 랭던 교수의 경우 미키 마우스 시계로 인해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으로 인식되는 면이 있는 반면, 이 책의 미셸 루빈카는 미키 마우스 시계로 인해 네살 때 성인의 시간으로 입문한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랭던에게는 '미키 마우스'가 부각되었던 것이겠고, 미셸에게는 '시계'라는 시간관리 장치가 중요했던 것이겠죠. 미셸이 적은 어린 시절의 시간 개념에 크게 공감합니다.   

 

p.s. 
2010년 7월 23일(금)부터 7월 26일(월)까지 읽었습니다. 이 책은 출퇴근 지하철에서 저를 책 속으로 유인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저는 늘 그렇듯이 책을 읽고 있지만, 책을 읽는 저를 자꾸 졸음 속으로 밀어넣는 느낌이었습니다. 몸의 피로를 부르는 무더위 탓도 있겠지만, 책 속의 글이 갖는 흡인력 부족 때문인 듯 합니다. 4일 내내 연속해서 졸음이 몰려올 수는 없거든요. 게다가 이 책에 뒤이어 읽고 있는 김훈의 <남한산성>은 참 잘 빨려들고 있음을 감안하면.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우리 고소설에 나타난 귀신, 처녀귀신, 자살에 관한 분석보고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녀귀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신이 만일 자기 삶의 장르를 정할 수 있다면 비극을 택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죽은 뒤에야 목소리를 부여받은 자, 말하지 못해 억울한 피해자다. 그들은 산 자를 위협하러 온 사신(死神)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믿을 수 없어 현실로 찾아온 상담 신청자다.

(29쪽, <또다른 나>에서)

여름철에는 납량특집, 귀신 이야기가 제격입니다. '처녀귀신'이라는 제목은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총각귀신'이나 '유부남귀신'도 아니고 '처녀귀신'이라 더더욱. ^^ 

 
처녀귀신만을 다루고 있지 않은 최기숙의 처녀귀신 표지.  
돋을새김한 귀신 鬼자가 예사롭지 않다.   

 

1. 이 책은? 저자는?

이 책은 우리 고소설에 나타난 '처녀귀신'을 논합니다. 이 책이 아우르는 바는, 제목처럼 '처녀귀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남녀를 총괄한 일반론으로서의 '귀신' 이야기라 해도 손색이 없으며, '귀신'의 존재 조건으로서의 '자살'에 관한 분석도 자주 나옵니다. 물론, '여자귀신' '처녀귀신'이 고소설에 유달리 자주 등장하는 이유를 파고듭니다.

저자 최기숙은 "고전 텍스트를 현대 문화와 소통시키기 위해 고전의 현대적 번역과 비평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책표지 날개에 씌어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저서로는 <문밖을 나서니 갈 곳이 없구나:거지에서 기생까지, 조선시대 마이너리티의 초상>이란 책이 있군요. 

이 책은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기획한 '키워드 한국문화'의 여섯번째 시도이자 결과물이네요. 지속되면 좋을 유의미한 시도인 것 같습니다. 책 말미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키워드 한국문화'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 한 장의 그림 또는 하나의 역사적 장면을 키워드로 삼아, 구체적인 대상을 통해 한국을 찾자는 것이다.

(책 말미의 <'키워드 한국문화'를 펴내며>에서)

 

2. 의문! 여자 귀신, 처녀 귀신, 왜?

여자 귀신들이 그토록 수많은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현실에 전할 '말'이었다. (67쪽)

[귀신으로 나타난] 여인이 원했던 것은 오명을 벗는 일이었다. 여인에게는 사건을 '사회적'으로 해결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70쪽)

(<구천을 떠도는 여자 귀신, 생사의 경계에 선 난민>에서)

"조선시대 여성은 자신의 성적 욕구를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감정에 솔직했던 여성은 오히려 심한 수치와 모욕을 안고 자살했다"(154쪽)와 같은 지적에서 보듯, 조선시대 여성이 자살할 이유나 맥락은 많았으며, 여성이 목숨을 잃는 것이 꼭 자살에만 국한되지는 않겠지요. 게다가 자살이라 하더라도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타살적인 상황도 적지 않았을 거구요.

이런저런 맥락과 상황을 포함하여,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은, 현실에 전할 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자의 해석에 십분 동의합니다. 이미 죽었지만 이승에 남겨진 오명을 벗기고 싶은 거겠죠. 조금 유머러스한 의미확장이 되지만, 귀신을 만나게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왜 생사의 경계에서 떠도는지 이유를 물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
 
 
 
3. 탁견! 귀신 이야기에 관한 멋진 생각들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귀신이라도 나타나 폐단을 바로 잡기를 원했다. 결국 귀신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말은, 바꾸어 말해 현실에서는 그 해결이 불가능했다는 뜻이다. (56쪽)

특정 직업이나 조건, 성별군에서 유독 사회 부적응이 많이 발생하고 급기야 자살로 이어진다면, 이는 개인의 탓으로만 볼 수 없다. (97쪽)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귀신 이야기로] 형성된 공포는 당대 사회의 건강성을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 귀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사회가 소외시키고 배제시킨 대상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발설하는 증표가 되기 때문이다. (176쪽)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저자 최기숙의 멋진 해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귀신에 관한, 자살에 관한, 그리고 귀신이야기에 관한 사회적-역사적 접근이 갖는 힘이자, 이 책이 갖는 또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맞는 이야기라 "아. 그렇네?"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던 거지?"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 탁견들, 책을 읽는다는 게, 이런 생각들을 만나는 재미와 의미를 찾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4. 으응?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었던 몇몇 대목들

남자 귀신에게서는 불행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다. 사대부 남성 스스로 불행한 최후를 상상하기조차 싫어했기 때문일까. ... 판타지라는 상상의 공간에서조차 사대부의 몰락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41쪽)

남자 귀신은 죽어서도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끊임없이 행사하며 현실을 간섭하고 지배했다. (46쪽)

이야기 속의 남자 귀신은 가장으로서의 의무에 충실했을 뿐더러, 살아서 누렸던 권위와 헤택을 이어가고자 했다. 사후 세계에서까지 가부장제를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50쪽)

(<죽어서도 존경받는 남자 귀신, 현실을 통제하는 파수꾼>에서)

책을 읽어나가면서 전체적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으응?"하는 의문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었던 대목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어차피 역사속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위에 인용한 바와 같은 지적을 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한편, 책 전체에 걸쳐서 견지되고 있는 듯한 여성주의적 시각이 좀 뜬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제가 여성주의적 시각에 동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그것에 대해선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것이 조선시대 같은 역사속 남성 위주 가부장제 사회를 향하고 있어서입니다. 가부장제가 옳다는 것도 아니고 여성주의적 시각이 틀렸다는 것도 아닙니다. 역사속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여성주의적 접근법이 공허하거나 무의미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5. 분석! 그저 혀를 내두르게 되는 파고들기

고소설에는 주인공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실제로 자살을 기도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줄거리가 정리된 고소설 865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자살 일화가 나오는 작품은 그중 112편으로 전체의 13퍼센트를 차지한다. 자살 기도자는 모두 147명으로, 한 사람이 여러 번 자살 기도를 하는 경우도 있기 대문에 횟수로 따지면 총 156회의 자살이 발생한다. 이 중에 여성 자살을 다룬 작품은 103편이다. 자살을 시도한 여성 인물은 모두 128명이고 총 횟수는 141회다. 남성 인물의 자살을 다룬 것은 총 16편이며 자살자 수는 19명이고 횟수도 같다. 자살 시도는 하지 않고 자살 충동만 표현한 작품은 4편이다.

(102쪽, <자살한 여자, 귀신이 되다>에서)

보통의 경우 분석의 엄두가 나지 않을, 거의 천 편의 고소설을 분석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자살의 성별과 횟수를 변수로 파고들어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이 혀를 내두를만 합니다. 한 사람이 자살을 여러 차례 시도한 경우를 계산하는 대목에선 그야말로 "이 사람이 진짜~"라는 생각을 했다죠. 이어지는 123쪽 125쪽에서 이에 버금가는 자료와 통게를 내놓고 있다죠.

고소설에 등장한 자살, 귀신, 처녀귀신, ... 등등의 이야기에 관심이나 호기심이 동하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어진 것은 바로 이런 대목들 때문입니다. 

 

6.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우리 고소설에 나타난 '처녀귀신'에 관한 연구.
- 이 책이 아우르는 바는, 제목처럼 '처녀귀신'에만 국한되지 않음.
- 남녀를 총괄한 뭇 '귀신'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적고 있음.
- '귀신'의 존재 조건으로서의 '자살'에 관한 서술과 분석도 자주 등장.
- 물론, '여자귀신' '처녀귀신'이 고소설에 유달리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깊이 파고듦. ^^ 

 

p.s. 

2010년 7월 15일(목)부터 7월 17일(토)까지, 3일간 읽었습니다. 책 두께도 두껍지 않고 판형도 작은 편이어서 오래 걸려 읽을 책은 아닙니다. 물론, 내용도 어렵다거나 할 정도는 아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강을 뒤집지 않아도 토목공사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산업이 부수어놓은 환경을 다시 환경친화적으로 바꿔놓아야 하는 일이 엄청나게 많아요. ... 토목공사할 일이 무진장 많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4대강 사업 바꿔서 복지에 쓰자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정 토목공사하고 싶으면 해도 좋습니다. 종류를 바꿔서 하면 얼마든지 좋은 일이 많습니다. 작은 도서관, 작은 박물관, 작은 미술관, 작은 유치원 지으면 좋을 텐데 왜 꼭 강바닥을 뒤집어야 합니까?

(이 책, 315쪽, 김용익, <좌파와 우파를 넘는 새로운 길>에서)

 

"어라, 대부분 내가 읽으려고 점찍어둔 책이잖아?" 그런 책으로 노무현을 설명해보고자 한 책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공부하듯 읽고, 크게 공감하고, 자주 인용한 책이라면 노무현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마이뉴스가 그런 책 열권을 골라, 불특정 다수 독자와 함께 읽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한 사람들(주로 학자들)을 초빙하여 강독회를 열었던 2009년 하반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독서만으로 노무현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구입한 책들. 이 책들의 특징은 무겁고(저 두께!) 어렵다는 겁니다.
문제는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로 인해 책은 더욱 늘어났다는 거죠. ^^
더 큰 문제는 고생스럽더라도(?) 그 책들을 꼭 읽고 싶다는 겁니다. 쿨럭.
  

 

1. 폴 크루그먼의 평등 개념도 대한민국에 오면 빨갱이 소리 들을 가능성이.

{김창호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 [크루그먼은] 평등이 성장의 기본 조건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등을 말하면 빨갱이가 되고 평등주의에 사로잡혀 발전을 포기한다고 치부합니다. 아마 크루그먼이 한국에서 이 책[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을 썼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모 보수언론의 사상검증에 엮이지 않았을까요?

(82쪽, <보수의 시대와 진보의 고민>에서)

세계적 석학이라 불러 마땅한 사람들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답을 말하고 있다는 거, 그 정답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제시한다는 거, 역사적 증거와 명쾌한 논리가 뒷받침한다는 거, 이 세가지가 아닐까 하는데요. 폴 크루그먼도 예외가 아닙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이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순간, 그게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되는 순간, 빨갱이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맞습니다. 김창호의 지적처럼 수구언론의 사상검증에 말릴 공산이 큽니다. 
 
 
 
2. 지금 대한민국은 로버트 라이시가 말한 슈퍼자본주의로 진화중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리하자면 DJ 정부나 참여정부는 [로버트] 라이시가 그렇게 갈구하고 회복하기를 원하는 민주적 자본주의에 굉장히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슈퍼자본주의로 점점 더 가고 싶어 하고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민주주의를 압도해서 무제한적으로 펼쳐지길 바라는 거죠. ... 이명박 정부 들어서 민주주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130쪽, <이명박 정부, 슈퍼자본주의와 닮은꼴>에서)

이동걸에 따르면(127쪽), 로버트 라이시의 슈퍼자본주의 개념은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압도(탄압 또는 억압)하는 개념입니다. 그 반대 개념이 민주적 자본주의이고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체제죠. 정치권력이 시장권력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무현은 라이시의 개념으로 민주적 자본주의를 위해 노력한 대통령이고 이명박은 시장권력 즉 자본주의의 힘을 무한정 키우면 된다는 쪽입니다. 2년여 밖에(?) 안 남은 세월이지만 이렇게 나간다면 로버트 라이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다고 진단할 것 같습니다.
 
 
 
3. 수구언론, 노무현이 하면 불륜, 이명박이 하면 로맨스!

{김성환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유러피언 드림에] 새로운 정치 파트너로서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나옵니다. 그전까지 이른바 18세기식, ... 주로 시장과 정부의 관계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3의 실체로서 시민사회를 인정하게 됐고, 노 대통령은 국정과제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그 무렵에 조중동으로부터 '위원회공화국'이라며 집중포화를 받았는데, ...

(280쪽, <유러피언 드림에서 코리안 드림의 길을 묻다>에서)

조중동 프레임인 것이죠. 참여정부가 위원회를 만들면 위원회공화국인 것이고 이명박이 위원회를 만들면 소통을 위한 겁니다. 그런 식인 겁니다. 조중동 눈엔 참여정부의 복지예산은 선심성 예산이고 이명박의 복지예산은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참 웃기지도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조중동 프레임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정치-경제를 바라보는 사람과 계층이 적지 않다는 것이죠. 조중동 같은 것들이 언론 행세를 하며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노무현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조중동은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입니다.
 
 
 
4. 마음을 움직이는 변혁적 리더십과 여우같은 거래적 리더십(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조기숙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는] 리더십 이론을 크게 두가지로 나눕니다. 하나는 변혁적 리더십인데 아주 뛰어난 비전, 특히 도덕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도덕성으로 추종자의 마음을 움직여서 세상을 변혁하고 역사를 바꾸는 리더가 '변혁적 리더'라면 이에 대비되는 대부분의 리더는 '거래적 리더'입니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서 쓰면서 거래를 통해 변혁이 아닌 변화를 가져오는 거죠.

(345쪽, <"변혁적 리더" 루스벨트와 노무현>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제임스 번스의 분류에 따르자면, 변혁적 리더십의 소유자입니다. 그리고 조기숙이 지적한대로 "눈곱만큼도 거래적 리더십은 없었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노무현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가장 노무현스럽기도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거래적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을 걸로 보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겠지요. 조기숙이 후에 언급하는(360쪽) 사자와 여우 그리고 곰에 관한 비유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조기숙은 노무현을 우회하지 않는 곰에 비유합니다. 동의합니다. 

 

5.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노무현 대통령이 높이 평가하던 10권의 책을 매개로 노무현을 말하는 책.
-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하던 지식인 10명을 통해 노무현을 좀더 잘 알 수 있는 책.
- 한권 한권의 책이 던져주는 학습-독서 의욕이 그야말로 방대하고 광범위한 책.
- 10권 가운데 이미 읽은 책은 또 읽고 싶게 하고 못 읽은 책은 꼭 읽고 싶게 하는 책.
- 노무현 대통령의 처지(?)와 심경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게 해주는 책.
- 세계적 석학들이 바라보는 미래와 대한민국의 진보에 관한 고민을 오버랩한 책.
- 이명박 가카의 대한민국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이라면 필독서로 권하고픈 책.
 

 

p.s. 1

2010년 7월 17일(토)부터 7월 22일(목)까지 꼬박 6일간 읽었습니다. 독서 진도는 잘 안 나가졌으며 지하철에서 읽기엔 좀 무거운 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몇차례 읽었으나 졸음부터 물리치고 읽어야만 하는 책입니다.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6권의 책에 관한 부분만 읽었습니다. 나머지 네 파트는 나중에 관심이 동하거나 필요가 느껴지면 읽을 예정입니다. 
 

p.s. 2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 10권만으로도 충분히 공부와 독서 꺼리가 됩니다만,
이 책에서 인용되고 언급되는 책 또한 적지 않습니다. 나름 즐거운 가지뻗기입니다.
김성환이 소개한, 로널드 잉글하트의 <조용한 혁명> (274쪽에서)
김용익이 소개한, 미야모토 타로의 <복지국가 전략> (324쪽에서)
그리고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 (325쪽에서)   * 이 책은 이미 읽었군요. 얼마전에. ^^
조기숙이 소개한, 자신의 <마법에 걸린 나라> (347쪽에서)
그리고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375쪽에서)   * 이미 읽었군요. ^^
같은 책들입니다. 10권의 책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