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과학책 - 사소한 것에서 찾아낸 지적 호기심을 200% 채워주는 교양 과학
김진우(은잡지) 지음, 이선호(엑소쌤) 감수 / 빅피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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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시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지만,

직접 읽어본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엉뚱한 과학책

김진우 저, 엑소 감수

336p, 빅피시





인체, 생물, 우주, 물리, 화학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기발하고 황당하기까지 한

궁금증을 친절하게 풀어줍니다.


상상도 못한 질문들도 있어...

정말,,, 인간의 호기심은

대단하다고 또 한 번 깨달았네요.


스스로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ㅋㅋ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질문들을 골라보면


고환으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우주에서 구토를 하면 어떻게 될까?

과다 출혈일 때 흘린 피를 먹으면 괜찮을까?

사람이 마그마에 빠지면 몸이 떠오를까?

이렇게 4가지가 있습니다.


특히나 첫 번째 질문은...

솔직히 알고 싶지 않았어요 ㅋㅋ

그래도 덕분에 배워서

누군가에게 설명이 가능해졌습니다.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책 구성을 보면

신경을 정말 많이 썼더라고요.


보기 편하도록 깔끔하면서,

핵심 내용을 잘 간추렸습니다.


도표와 그림까지

알록달록 잘 그려져 있어,

기초적인 과학 용어만 알아도

충분히 이해하기 쉬워요.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엉뚱하면서 귀여운 호기심에

놀랍고도 굉장한 과학이

숨어져 있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그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흥미진진하게 설명해 줍니다.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기본 원리부터 최신 기술까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아 그런 원리구나,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그다음 내용까지 기대됩니다.


한 가지 주제가 3페이지 정도 분량이라

부담없이 읽기도 좋아요.

어쩜 이렇게 간단하면서

저 같은 문과생도 알기 쉽게 적었는지.

글솜씨가 상당합니다.


언제든지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어도 되는 책이라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일단 알아두면 교양 있어 보이는 과학 용어

이 코너도 뭔가 귀엽지 않나요?


눈길이 가니 한 번 더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단순히

재밌는 내용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황당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과학이 결국 인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파트 4부분에 있는

삶은 달걀을 날달걀로 바꾸는 기술이

다소 황당하지만 멋진 연구에 수여하는 상인

이그노벨상(2015)을 받았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발전하여,

단백질을 재사용하는 분야에서 사용 중입니다.

특히나 제약회사에서 환영하는 기술로

단백질을 재생할 수 있어 약 만드는 비용이 절감하고,

흡수가 잘 되는 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암 치료제를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무궁무진함. 정말 대단합니다.


사소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고,

연구하여 올바른 사용법을 찾는다면,

인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알면 알수록 놀랍네요.



우주와 인체의 신비는 물론

실생활에도 유용하게 쓰이는,

현대인들의 편리한 과학 상식까지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어


제 지적 호기심을 물론

잘난척할 수 있는 허영심까지

빵빵하게 채워주는 책입니다.


그만큼 편하게 낄낄거리면서,

수다 떨면서 읽은 책입니다. 


아 잘 읽었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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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시 마음을 다해 쓰는 글씨, 나만의 필사책
윤동주 외 지음 / 마음시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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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무료로 책을 제공받고

직접 읽어본 뒤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특별한 책을 받았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와 함께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시집이라서 더 좋아요.


시 + 필사 조합. 최고!

이제부터 어떤 책인지

자세히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대표적인 시인들의 시를

필사할 수 있도록 엮은 책입니다.


필사책을 펼치기 좋게

누드제본 (노출제본)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전통문양과 파란색 표지,

노출제본까지 되어있으니

서책 느낌도 나네요.




책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시들을 모은 책으로

왼쪽에는 시를 소개하고,


오른쪽에는 시를 따라 쓸 수 있는

페이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시들도 있네요.

괜히 반갑고 좋더라고요.


그때는 시를 해석하고 외우는 게

싫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어느 정도 생각이 나는 걸 보니 신기하네요.


윤동주 11편,

김소월 10편,

한용운 10편,

정지용 10편,

김영랑 8편,

이육사 9편,

이상 7편으로


총 6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누구인가요?


깨끗하게 펼쳐지는 책

보기만 해도 깔끔합니다.


글씨 쓰는 공간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시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시대의 아픔과 지식인의 고통이

그대로 담겨있는 시의 구절을

하나씩 필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더 자세히 보게 됩니다.



정지용 님을

좋아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호수>는 학창 시절

제가 유일하게 외웠던 시입니다.


짧기도 했지만,

읽을 때마다 뭔가 자꾸

일렁거리는 느낌이 드는 게 좋아

외우게 되더라고요.





사실 김영랑 님은 잘 몰라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쓴 시인이

김영랑 님인걸 지금 알았네요.


그래서 이 기회에

어떤 분인지 한 번 찾아보니

김영랑 님의 <바다로 가자>의 구절이

2018년 수능 필적 확인 문구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로 나왔더라고요.


덕분에 좋은 시도 읽고

또 한 번 감동받았습니다.





언제나 난해함이 가득한
 이상의 시


혹시 눈치채셨나요?

시인들마다 디자인이 달라요.


전부 다른 전통문양이 들어갔어요.


통일성을 주되, 세삼하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시를 읽고 쓴 후 느낀,

나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별의 노래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모든 것을 사랑하고자 했던 시인은

조선어로 시를 쓴 죄로,

별을 볼 수 없는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하고 말았죠.





장문이 아닌, 시를 필사하는 거라

부담 없이 하기 좋은 책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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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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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따듯한 선물 가게

지친 일상에 쉼표가 되어줄 힐링 판타지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임을 먼저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책까지 잠시 중단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11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제본 기준으로 235쪽이나, 출간 시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읽은 <엄마, 시체를 부탁해>가 자극적인 소재의 강렬한 소설이라 그런지, 이 작품이 더욱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나른하게 퍼지는 온기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포근한 섬유유연제 향기까지 나는 듯한 기분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라, 누구나 부담 없이 편안히 읽을 수 있습니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읽기 좋은 소설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꿀잠 선물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 '오슬로'와 그의 가족이자 든든한 조수인 부엉이 '자자'입니다.

 

오슬로와 자자는 불면증을 치료하고 싶어, 꿀잠 선물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마법이 살짝 담긴 꿀차 한잔과 함께 걱정과 고민을 차분히 들어주고, 가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상품을 추천해 줍니다. 거기다 자자의 신비로운 능력 덕분에 손님들의 꿈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어, 말로 직접 전하기 어려운 고민까지도 진심으로 상담해줄 수 있습니다.

 

오슬로는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손님들은 한결 편해져 말랑해진 마음을 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함께 위로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오슬로와 자자는 손님들의 고민을 직접 해결하기보다는스스로 평온함과 안정감을 찾도록 살짝 이끌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지금은 길고 느린 과정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도,

인생은 길답니다.

천천히 가는 시계를 보며 조금씩

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찾아보세요."

 

 

 

 

결국 진정한 자신은 꿈이 아닌 현실 속에 있으며, 마음 깊숙이 묻어둔 고민에 ''가 용기내어 다가가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꿀잠 선물 가게의 달빛 마법이 가득 담긴 특별한 아이템들은 살펴보면, 오슬로와 자자의 보들보들한 따뜻함이 한가득 느껴집니다. 저에게도 필요한 물건들이 보일 때마다, 탐이 나더라고요. 책 속에는 첫눈 커튼, 소근소근 귀마개, 달빛 슬라임, 야광 엽서, 버찌 전등, 꿀잠 허브 등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합니다. 박초은 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또한, 오슬로와 자자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꿀잠 선물 가게가 달빛의 기운으로 가득차게 된 이유도 책 속에서 밝혀집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곳까지 포근해지는 경험을 하실껍니다.

 





가제본 서평단이라 걱정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없으며, 기존의 리뷰가 없는 상태라 혹시나 제가 쓴 서평이 의도치않게, 피해가 갈 수도 있어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무료로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즐겁게 읽지도 않은 소설을 거짓으로 좋은 책이라고 속여서 글을 쓰기도 싫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제 걱정은 괜한 기우였습니다. 얼른 읽고서 서평하고싶을 정도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밤은, 부엉이 자자가 저를 찾아오길 기대하면서 편히 잠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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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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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로 출판사에서 무료로 책을 제공받았으며, 추리소설 특성상 결말을 알고 시작하면 재미가 크게 반감되니, 되도록 두루뭉술하게 썼음을 미리 밝히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균형 잡힌 전개 속에서, 작가가 사건의 틀을 세심하게 구성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살인사건이 우연과 악의가 합쳐서 얽히고 얽혀, 결국 결말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무엇보다 돼지축사, 화장터라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 소설의 분위기를 더욱 더 위태롭게 합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단서를 교묘하게 감추거나 거짓정보를 흘리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독자들이 진실을 가늠하기 어렵도록 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진짜 살인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확신이 흐려지며, 지금까지 읽은 내용이 과연 진실일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이 연속됩니다.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1, 2부와 달리, 3부에서는 숨 막힐 듯이 위기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며 사건이 급박하게 흘러갑니다. '죽어야 끝난다.' 그렇다면 누가 죽어야 끝나는 것일까요? ''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돼지의 피>에서는 살인의 동기가 확실하고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그 또렷한 동기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그리고 결국 그 끝은 고통과 비극만이 남아 있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됩니다.

 

다만, 소설은 끝까지 진짜 범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범인의 정체보다 동기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이 더 중요하기에, 결정적인 단서를 토대로 독자 스스로 진범을 추측해야 합니다. 심지어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읽고 나서도 애매하게 남는 결말에 찝찝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과관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소설을 선호하신다면, 이 작품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예상보다 잔혹한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도 되지만, 그와 별개로 상당히 흥미롭게 읽은 소설입니다. 작가님이 마치 영화감독처럼 서술해주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으며, 진득한 복수의 쓴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이상으로 서평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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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역사 -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격동의 인류사
피터 버크 지음, 이정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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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두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반 독자와 학자들 모두를 위한 책으로, 무지에 관한 주제에 흥미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학술적 내용이 많이 담긴 책이라 제 개인적인 서평도 중요하지만, 책 내용을 전달하는 걸 좀 더 중점에 두었습니다.


1부 사회적 무지


1장) 무지란 무엇인가


저자 피터 버그는 무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제일 먼저 다룹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무지는 미신과 더불어 지식과 이성의 반대말처럼 취급되었습니다. 하지만 분야에 따라 무지가 때로는 더 현명한 선택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 법 분야에서는 선입견 없이 열린 마음을 갖고 본다는 의미로 ‘선한 무지’를 사용했습니다. ‘창조적 무지’는 지식이 지나치게 많으면 비즈니스나 과학 연구에서의 혁신이 오히려 방해받을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이처럼 무지는 무지에 대한 인식과 의미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무지는 지식의 부재나 결핍으로 단순합니다. 전통적 의미가 너무 광범위하여 학자들은 세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무지의 쓰임새가 학자마다 다릅니다. 그 결과 무지는 ‘능동적’부터 ‘고의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용사를 활용해 수많은 무지가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됐지만, 아직 분류된 것보다 훨씬 많은 무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의식적 무지는 인식하지 못한 의미의 무지이며, 깊은 무지는 어떤 질문을 하는데 필요한 개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깊은 무지의 또 다른 의미는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에 대환 의식의 결여입니다. 헷갈리시죠? 책으로 읽으시면 저자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예시와 그 근거를 차근차근 풀어줍니다. 교양서적보다는 전공책에 가깝습니다. 그 외 무의식적 무지, 비자발적 무지, 책임 있는 무지, 특정된 무지, 능동적 무지, 수동적 무지에 대한 설명도 이어집니다.

저자는 이렇게 얽히고설킨 개념, 그리고 그 개념과 현상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게 이 책의 주요 목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장) 무지에 관한 철학자들의 견해


무지에 관한 철학자들의 견해를 정리된 장입니다. 그 당시 사용된 무지가 지금의 무지가 같은 건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철학자들은 역시나 무지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습니다. 전 여기서 ‘무지의 인식론’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무지를 식별하고 이들이 어떻게 생산되고 지속되는지, 지식 실천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바로 다음 장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룹니다.


3장) 집단의 무지


이제 개인의 무지가 아닌 조직, 계층, 인종, 성별 등 크고 작은 인지 공동체가 공유하는 무지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장입니다. 지배 계급이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하층민에게 정보를 아예 주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계급 간의 무지를 유발한 점 등은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앞 장에서 언급된 무지의 인식론은 인종차별주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백인이 흑인을 동등한 인간, 심지어 아예 인간으로조차 인정하기 않기로 한 암묵적 합의가 ‘백인의 무지’입니다. 여기서는 고의적이거나 반고의적인 무시가 함께 작용합니다. 인식론이 사회적 전환에 큰 자극을 준 것은 페미니즘입니다. 여성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학문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이며, 여성 무지의 원인은 ‘여성이 지식의 빛을 박탈당한 채 어둠 속에서 머물러 있기를 원하는’ 남성이 여성을 계속 의존적으로 만들어 지배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17세기 후반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쉬송 등이 주장하였습니다. 남성의 무지도 존재합니다. 여성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본인이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남성은 대체로 자신의 무지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은 저의가 깔려 있어 역사적으로 여성의 업적을 고의로 제외했습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공동 작업에서 그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여성 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과학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인용 기억상실’ 중 하나입니다. 또한 남녀 간의 무지는 유전적인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초기 경험에 의해 조장된 신념체계의 일부라고 얘기합니다.


4장) 무지의 연구


특정 지식에 무관심하고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측면에서 무지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음을 고고학과 인류학, 의학 등을 통해 알려줍니다. 특히 의학의 경우 어떻게 제도적으로 망각이 일어났는지 4장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시대가 무지의 시대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합니다.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집단지식이 대다수 개인의 지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둘째, 새로운 지식이 확산되면 다른 지식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정보의 양이 급속하게 늘기는 했지만, 이는 엄연히 지식 증가와는 다르다. 여기서 굉장히 흥미로운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무지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는 것은 무지의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저자는 조지 엘리엇 무지에 대한 집착에 얘기하는데, 제가 볼 땐 저자도 무지에 관한 집착이 상당합니다. <미들마치> 소설에 나오는 무지나 무지한이라고 등장하는 단어가 59번이나 나온다는 사실을 직접 찾아냈습니다. 무지에 대한 연구에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초기 무지 연구에 기여했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었기에 서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왕성하게 일어나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와 교류하여 이제는 ‘아그노톨로지agnotology’는 여러 학문을 아우르는 분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정 문제를 연구할 때 그것을 뒤집거나 반대로 돌려 상반된 측면을 살펴보는 연구 방식의 발달로 무지 연구 또한 뒤따를밖에 없습니다. ‘아그노톨로지‘는 ‘아그노이올로지agnoiology’와 달리 무지가 생산되거나 지속되는 방식을 연구합니다.


5장) 무지의 역사


역사가들이 기록한 무지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4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무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역사학자들은 그들에 비해 뒤처져 있었습니다. 무지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합니다. 바로 ‘없음’을 어떻게 연구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사회과학자들은 ‘유권자 무지’등을 조사함으로써 연구할 수 있지만,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의 역사는 대체 어디서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첫 번째 해결책으로 간접적 방식인 ‘후향적 방식’ 활용합니다. 지식의 증가에서 무지의 점진적 감소 등 과거와 현재의 차이로 초점을 옮기는 것입니다. 두 번째 접근 방식은 ‘설득력 있는 부재’를 연구하는 겁니다. 코넬 치얼라인은 서구인들이 근대 초기 레반트 지역에 대해 무지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도서관 같은 보관소에 특정 자료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빈 역사’라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방식은 무지의 감소 대신 무지의 증가, 혹은 무지의 폭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언어의 소멸, 책의 소각, 도서관 파괴, 발견의 집단적 망각, 지식인들의 죽음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요소를 포괄하는 무지는 고유의 설명과 결과를 갖는 각각의 무지를 한데 모아 복수의 형태로 연구하는 게 중요합니다. 선교사와 야만인, 엘리트와 대중, 남성과 여성, 노동자와 관리인, 군인과 장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6장) 종교의 무지


종교에 관한 역사가 길기에 이 장에서 다루는 자료는 풍부하고 다양합니다.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종교인들의 믿음을 자신과 다른 지식이 아닌 지식의 부재로 단정 짓고, 무지를 비난하는 점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성직자, 평신도, 선교 등에 관한 무지와 20세기 종교에 대한 무지, 타 종교에 관한 무지, 위장, 불가지론 등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7장) 과학의 무지


무지의 역사에 관한 중요한 연구 중 일부가 자연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과학사에 무지가 차지하는 비중, 새로운 연구에서의 무지, 지식의 상실, 지식에 대한 반감, 비과학자(일반인)의 무지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과학자들은 과학자들이라고 느껴진 부분이 있어요. 자신의 무지를 이용해 연구 계획을 준비하고 해야 할 일과 다음 단계를 파악했으며, 특정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선택적 무지를 실천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예상치 못한 무지’가 연구 과정에서 일어나는 뜻하지 않은 성과라고 설명하던데... 이것도 무지라고 정의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너무 세세하게 분류하다 보니 오히려 무지에 대한 개념이 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8장) 지리학의 무지


역사학자와 마찬가지로 지리학자들의 사람들이 지리학에 무지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유럽인들의 무지에 관한 사례가 특히나 많은데 전 이런 것이 제국주의로 인한 것임을 알기에 씁쓸하더라고요. 아시아에 대한 무지 부분에서 우리나라 조선에 관한 언급도 짧게 나옵니다. 조선은 ‘은둔의 왕국’으로 불렸으며, 1905년 국권을 일본에 빼앗기기 전까지 서양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서양인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오랫동안 무지했던 이유를 다른 대륙을 탐험하는데 장애물이 많아서 연구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전혀 공감 가지 않았습니다. 무력으로 무장한 배로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무작정 개항할 것을 요구하고, 여행하면서 측정한 토지를 바탕으로 수없이 자원을 수탈하고... 선교를 목적으로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하고... 그런 여행객들에게는 현지 사람들이 호의적일 수 없습니다.


2부 무지의 결과


9장) 전쟁의 무지


‘조직적 무시’와 ‘상대적 무지’가 존재하는 전쟁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된 사례가 아주 자세하게 나옵니다. 전쟁에 승리한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적군들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었던 무지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실패한 요인도 무지로 인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베트남 전쟁에서 무지의 문제가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 보여줍니다. 


10장) 비즈니스의 무지


비즈니스 전문가의 무지는 소비자나 대중의 무지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합니다. 무지로 인해 농업, 무역, 산업에 얼마나 큰 악영향이 일어났는지가 주요 내용이며, ‘가짜 무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룹니다.


11장) 정치의 무지


통치 받는 자들의 무지 / 국왕, 총리, 대통령 등 통치하는 자들의 무지 / 정부 기구, 즉 정치 체계에 고착되어 있는 조직적 무지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는 장입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예측할 수 없었던 재앙을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많은 사례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12장) 놀라움과 재앙


전쟁, 정치, 비즈니스 분야에서 의사결정권자들이 수 세기 동안 불확실한 상황, 특히 ‘알려진 미지’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동안 논의했다면, 12장에서는 ‘알 수 없는 미지’를 방해하는 미래에 대한 무지를 살펴봅니다. 자연재해, 기근, 전염병에서 드러난 무지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13장) 비밀과 거짓말


특정 지식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적, 경쟁자, 일반 대중 등에게 지식을 숨기려는 방식에 관한 장입니다. 이들은 목표 대상이 무지한 상태를 허용하고, 유지하고, 촉진하고, 이용하거나 심지어 요구하기도 합니다. 허위 보도, 루머, 스파이, 해커, 은폐, 폭로, 위조 등등 지금도 계속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14장) 불확실한 미래


불확실성은 미래에 대한 무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졌지만, 문제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예상과 크게 다릅니다. 의도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분석가들은 ‘근본적 불확실성’, 계산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래에 관한 두 가지 접근 방식도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하는 장입니다.


15장) 과거에 대한 무지


과거에 대한 무지를 세 집단의 관점으로 살펴봅니다. 첫 번째로 역사가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과거에 알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게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는 일반 대중으로, 유권자들의 무지와 비슷합니다. 셋째로는 결정권자들로, 전임자들에게 배우지 못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합니다. 과거를 무시함으로써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점이 <인간의 흑역사> 책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저자는 맺음말로 책은 마무리되며, 무지 용어사전도 같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반복되는 무지의 정의와 등장하는 무지가 많아서 헷갈리기에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그래도 분야별로 다양한 사례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어, 본인에게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저자 피터 바크의 연구 성과에 대단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그동안 저는 무지에 대해 크게 고민해 본적도 없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많은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인류는 놀라온 발전으로 점점 더 풍족해졌으며, 평균수명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우주에 대해 연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무지도 줄어들지 않고 늘고 있습니다. 지식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지를 깨닫고 좀 더 나은 미래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 글은 디지털감성 e북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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