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미중전쟁 1~2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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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김진명이라는 작가도 정말 오랫동안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해왔네요. 처음 그 이름을 들어본 것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기억되는데요, 이것이 벌써 20년은 되었으니까요. 그 후로도 거의 한두해에 한편씩은 꼭 출간해왔고 매번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꽤 있고요. 색깔이 뚜렷한 작가고 이것이 어필하는 부분이 꽤 크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취향과 거리가 있는 편이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외에는 읽어본 책이 없습니다. 그러니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된 작가네요.

 거의 민족주의적인 소재를 택하여 소설을 쓰는 작가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번 편은 특히나 민감하기까지 한 소재입니다. 북한의 핵개발을 배경으로 하여 미중러 간의 세력 다툼을 그려내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책의 상당 부분이 각국의 속내라던가, 군사력을 서술하는데 할당되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든 군사든 크게 관심이 없던 저에게는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현재 미중러 및 우리와 북한의 역학 관계에 대해서도 배운 부분이 있고요. 실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도 이런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또 트럼프, 김정은, 시진핑 등의 인물의 머릿속을 소설적으로 묘사해보는 부분은 꽤나 흥미롭고 생각해볼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소설로써 플롯에 잘 녹아들었냐고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주된 사건은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을 시발점으로 미국이 러시아의 묵인을 얻어내어 중국을 치려고 하고, 이것을 막기 위해 주인공 김인철과 그의 연인이 활약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1권 전체 분량 및 2권 전반부까지가 이 사건과 연결되는 고리가 느슨하기 그지 없습니다. 단순히 줄거리만 파악한다면 책의 서두 부분과 2권 후반부만 봐도 충분하게 이어질 정도니까요. 나머지 부분은 작가가 그저 현재 정세에 대한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고 거기에 가치관 등을 양념으로 더해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부분이 오히려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고 중점을 둔 부분이라는 것이 문제지요. 주된 사건과는 다소 동떨어져 버리게 되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의 소설에 관심을 잃었던 원인 중 하나인 무협지적인 인물 설정이 여전합니다. 분량 조절을 위해서라는 심증은 갑니다만 인물을 너무 기능적으로만 설정해두다 보니 주인공에게 애착과 공감을 가질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사건 자체에 대한 관심도 떨어져버리게 되고요. 오히려 실존인물들의 언행 등을 그려내는 부분이 잔재미가 있습니다만 이것은 작가의 구상력과는 다소 동떨어지는 부분이고요. 부담없이 읽을만한 소설이지만 한숨에 읽어낼만한 몰입력이나 각인될만한 장면, 주제적인 무게감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마지막은 소재를 생각해볼 때 아쉬움이 더하는 부분이라고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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