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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8 : 분출하는 유럽, 정점에 선 아시아 - 절대 왕정, 과학 혁명과 계몽주의, 청나라, 에도 막부 ㅣ 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8
이희건 외 지음, 이우일 그림, 김경진 지도, 김광수 외 감수, 박기종 삽화, 세계로 기획 / 사회평론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용선생 한국사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 처음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역시나 노빈슨 시리즈로 익숙했던 만화 캐릭터였습니다만, 읽어갈수록 기대 이상으로 완성도가 높았던 것에 더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만큼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당연한 일이었겠죠. 때문에 후속작의 형식으로 세계사 편이 출간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겠고 반가운 마음도 앞섰습니다. 전편을 이끌어갔던 캐릭터들이 용선생을 중심으로 하여 다시 등장한 것도 반가웠고요. 다뤄야하는 양이 많았던 것도 있겠고 전편으로 얻은 자신감이 뒷받침되기도 했던 것이겠지만, 세계사 편은 훨씬 두툼해졌고 디자인도 화려해졌습니다.

세계사 편은 12권으로 완결되는 모양입니다만 이번 8권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힘의 분출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양은 절대 왕정을 시작으로 과학 혁명과 계몽주의, 동양은 청나라와 에도 막부를 다루고 있죠. 일단 한국사 이상으로 풍성하고 화사한 삽화와 익살스러운 이우일 님의 만화가 보기에 즐겁다는 것이 첫인상입니다. 세계 각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삽화들이 워낙 많다보니, 세계사를 공부하는 재미에 기행문을 보는 재미까지 더해진다고 할까요? 용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과 대화를 다루는 서술 방식은 여전하고 그 덕에 술술 읽힌다는 점도 여전합니다. 조금 까다로운 용어들은 각주 형식으로 해설을 달아주는 것도 빠지지 않고 있고요. 각 챕터 말미에 정리노트 및 퀴즈를 넣어두는 것도 여전합니다.

내용의 정확성을 논할 정도의 지식은 없습니다만 전체적으로 학교 교과서의 서술 방식 및 범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사 편을 읽을 때도 느꼈던 점입니다만 부교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구나 싶어요. 그러한 면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역시 삽화로 생각됩니다. 교과서나 일반 참고서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풍부하고 화사한 삽화는 각인 효과가 상당히 크거든요. 예컨대 만주족의 팔기 제도를 들어본 적은 많아도 팔기군 각자의 복장이나 문양을 접할 기회가 이 책이 아니었다면 있었을까 싶어요. 낯선 개념을 익히고 기억하는데는 역시 시각적 자극이 큰 부분을 차지할텐데요, 그 부분에서 용선생 시리즈가 가지는 장점이 상당해 보입니다.

매번 느끼지만 요새는 아이들 책이고 어른 책이고 구별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 매체가 다양해진 영향이 책에도 반영되는 것이겠지만, 다양함이 풍성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닌가 싶어요. 세계사를 즐겁게 읽어가기에 딱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