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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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건 작품이라는 인상이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끝마친 이후로는 한풀 꺾인 것 같다는 인상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시오노 나나미의 저술활동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네요. 3권 짜리 저술로 [십자군 이야기]를 끝마친 이후 5년 만인가요, 이번에는 [그리스인 이야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십자군 이야기가 근대 이탈리아에 대한 저자의 애정에서 파생되었던 것 같다는 인상이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명백하게 로마인 이야기에서 파생되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저자도 이야기하고 있듯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그리스가 아주 간략하게 등장합니다. 작가는 그리스 문명이 워낙 짧았고 로마사와 겹치는 부분은 더욱 짧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만 그보다는 작가의 관심사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해요. 시오노 나나미에게는 두 문명의 공통점보다는 차이점 쪽이 더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읽어가다 보면 강건하고 실용적인 것에 끌리는 성향이 있는 작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이번 그리스인 이야기 역시나 3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1권의 전반부는 스파르타와 아테네를 중심으로 국가 구조 및 정치 체제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기술하고 있고요, 후반부에서는 페르시아 전쟁이 등장합니다. 식민지 개척을 비롯한 초기 역사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고 단도직입하는 방식은 시오노 나나미답습니다. 명쾌하고 시원시원하게 인과 관계를 그려내가는 그 솜씨 역시 여전하더군요. 이것이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비판을 낳는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동시에 이 작가가 가지는 개성인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의 또다른 장기는 전쟁의 과정을 그려내는 솜씨죠. 전술 전략은 물론이고 배경이나 인물의 활약을 간결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추려내는 과정을 읽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합니다. 무엇보다도 무려 페르시아 전쟁이 등장하니 말입니다. 또 인물의 카리스마적인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장면을 보노라면 역시 이 작가, 매니아 기질이 있다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해요. 때문에 곱씹으면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애정으로 논리를 극복하는 부분도 간간히 있습니다. 작가의 성향 자체는 아마 완전히 고정된 것 같아요. 하긴 연세를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려나요^^;

 재미 면에서는 역시나 흠잡기 어려운 역사서입니다. 역사서는 대부분 재밌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극화시킬 수 있는 솜씨를 가진 작가가 많지 않다고도 생각해요. 2, 3권의 출간이 벌써부터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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