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이경식 옮김 / 북스토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대학교 들어가서 그나마(?)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도서관에서 몇몇 입문서를 빌려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이 책도 그 때 처음 읽지 않았던가 싶은 기억이 있는데요, 사실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제목이 워낙 독특해서 관심이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재출간본으로 보니 반갑더군요. 꾸준히 출간되는 것을 보면 꾸준히 관심을 끄는 책이 아닌가 싶어요. 애덤 스미스라는 이름이 가지는 이름값 같기도 하고요. 구원자 내지는 악의 근원(?)으로 간주되어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들이는 인물이 그니까요.



 보통 애덤 스미스 하면 '국부론'을 떠올립니다만 이 소설에서는 '도덕 감정론'을 논의의 중심에 놓고 있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도덕 감정론'은 그가 젊을 때 쓰여진 책인지라 습작이 아닌가 생각될 법도 합니다만, 죽기 직전에 저자가 직접 개정판을 집필하여 출간했을 정도이니 오히려 그의 사상의 근간에 놓은 사상을 담아낸 책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자유 경제의 창시자 내지 화신으로 간주되는 그이지만 그가 무조건 자유 경쟁을 최우선시 한 것이 아니라는 것, 공감에 근거한 도덕심이 저변에 깔려 있지 않으면 그러한 경쟁은 세계를 불행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석학다운 통찰이라고도 하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몇백년 전에도 충분히 미루어 예측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자유 경쟁만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고집스러움 내지 이기심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왜 국부론만 쓰지 않고 도덕 감정론까지 썼을까 원망하는 이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소설적 전개에 초점을 맞추는가, 교양적 지식에 초점을 맞추는가는 이런 책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성취하기 힘든 두 과제일텐데요, 이 책을 놓고 보자면 일단 전자는 완벽하게 덤입니다. 현대에 등장한 애덤 스미스가 자신에 대한 오해를 자신의 입으로 해명한다는 발상은 흥미롭습니다만 기승전결에 배치한 긴장 요소는 감흥을 줄만한 요소는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애덤 스미스는 물론 당대의 석학들이 모두 영혼으로 빙의하여 떠들썩하게 도박을 즐기는 장면에서는 다소 유쾌함을 느꼈습니다만^^;) 후자 쪽은 어떤가 하면 일단 책 속에 등장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간결하다는 점이 아쉬운데요, 그것을 보충하는 요소가 책의 뒤에 실린 각주입니다. 그냥 읽을 때는 무감동한 대사도 그것이 어디서 발췌된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는 각주를 보노라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죽 읽고 나서 다시 한번 각주를 참조해가며 읽었는데요, 그 쪽이 훨씬 인상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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