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논쟁! 철학 배틀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이와모토 다쓰로 그림, 김경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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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교양서를 보노라면 입문서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만든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전공서는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그것도 실은 잘 뽑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흥미로운 요소를 버무려내는 것이 눈에 띄고 내용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낸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심지어 그것을 다시 한번 요약하는 과정도 빠지질 않곤 하니까요. 때문에 읽기 쉽고 이해가 잘 됩니다만 한편으로는 책이 너무 빨리 끝나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덜 든다는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도 그런 장단점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역대 철학자들의 가상 토론이라는 포맷이 일단 흥미를 끕니다. 싸움구경만큼 재밌는 것도 없는 법이니까요. 거기에 더해서 꽤나 유려한 삽화가 눈에 띄고요. 어째 익숙한 그림체다 생각했었는데 제가 재밌게 했던 게임인 역전재판의 일러스트 디자이너가 그렸다고 하더군요^^ 또 책의 첫머리에 사상의 지도라는 이름으로 역대 철학자들의 영향 관계를 정리해주는데요, 철학에서 계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면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소소해보여도 이런 점은 꽤나 흥미요소로 작용하죠. 


 실려있는 토론 주제는 15가지인데요, 각 토론별로 할당된 분량은 8~9장 정도로 대단히 간결합니다. 정말 술술 읽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등장하는 철학자간의 치열한 충돌점은 드러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론으로 느껴지기보다는 그저 각자가 자신의 견해를 소개하는 정도로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이죠. 사실 주제의 제목만 보면 '살인은 절대악일까', '사회와 자신, 행동을 정하는 것은 어느 쪽인가?', '이 세계에 진리는 있을까?,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 등 대단히 치열하고 복잡한 논쟁이 가능한 이슈를 다룹니다만, 실제 읽어보면 그저 그 개념에 대한 철학자들의 견해를 간결하게 기술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각 철학자의 사상적 특성까지는 파악이 되도 토론 포맷이 가지는 장점은 발휘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인상이 듭니다. 



 개인적인 아쉬움이야 어쨌든 입문서로써의 깔끔함은 부정하기 힘드네요. 주제 선정이나 내용 전개 방식으로 볼 때 고등학교에서 윤리와 사상을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꽤나 흥미로운 보조교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요. 각주도 대단히 꼼꼼하게 쓰여있고 말이죠. 철학의 계통을 읽어내는데 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중고생에게 권하기 좋은 책이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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