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소설 단어사전 - 원서 읽기가 쉬어지는
박규병 지음 / 아람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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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은 미치지 못하지만 왠지 애정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는 게 하나씩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게는 영어 공부가 거의 취미 비슷한 느낌이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지금에서야 동기 부여까지 부족해지는 바람에 정체 내지 퇴보의 상태에 있습니다만, 여전히 재밌는 영어 교재를 보면 눈길이 가는 버릇은 남아 있네요. 한 5년인가, 10년 전에 영어 원서를 좀 볼까 했을 때 원서용 단어책이 있나 찾다가 발견한 책이 '영미소설 단어사전'인데요, 이 책의 예전 판본이지요. 원서용 단어라는 표제를 달고 나온 책이 이 책이 유일하기도 했고 구성도 흥미로워 한동안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어찌어찌 잃어버린 것 같은데 우연히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책을 다시 보게 된 것이죠. 책 제목은 같은데 저자와 출판사의 이름이 달라 의아했는데, 저자 이름은 영어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을 쓴 것이고 출판사는 판권이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추가된 부분을 빼고는 완전히 동일하거든요.



 사실 구성은 단순합니다. 22권의 클래식 원서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물론 해석도 같이 있고요. 그리고 해당 부분에서 주요한 단어를 하나 골라내어 뜻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죠. 하단부에 기타 어려운 단어의 의미를 주석으로 붙여주고 있고요. 여기까지가 딱 한 페이지 분량을 채웁니다. 이렇게 단순한 구성인데도 재밌게 읽히는 것이 묘한데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단어를 공부해가는 재미 못지않게, 원서를 읽어가는 재미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원서의 분량을 감안해보면 정말 일부분만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부분들로 줄거리가 유지되어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실제 원서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드는 것이죠. 이것이 주는 성취감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것은 저자가 아무렇게나 발췌한 것이 아니라 고심 고심하여 한부분 한부분 골라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소개된 작품들은 크리스마스 캐롤, 제인 에어, 빨강머리 앤 등 아주 잘 알려진 것들입니다. 그만큼 상당히 친숙하기도 해요. 소개되는 단어의 난이도는 낙차가 있는 편입니다만, 간간히 상당히 어려운 단어도 있는 편입니다. 문학 작품에서가 아니면 보기 어려울 단어도 눈에 띄고요. 전체적으로는 토익 중상급 정도의 단어로 느껴졌습니다. 


 포켓 사이즈인 것도 장점이겠네요. 어학 공부책은 작고 볼 일이다라고 생각하는지라 개인적으로 더 반가운 점이었습니다. 다만 두께는 제법 되는지라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요. 개정되면서 2개의 소설이 추가되었는데요, 그래서 조금 더 두꺼워진 것 같습니다. 



 처음엔 이 책을 봤던가 기억도 안나더니만 읽어가면서 살살 기억이 떠올라 반가웠네요. 대부분의 단어 뜻을 알겠기에 어휘력이 그때보다 늘었구나 싶어 흐뭇하기도 했고요. 그때는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던 것 같거든요. 그러다보니 아쉬운 점이랄까, 개정판도 좋지만 그보단 후속편이었으면 더 반가웠을텐데 하는 생각이 나는군요. 지금도 검색해보면 이런 컨셉의 책이 거의 없더군요. 그만큼 개성있고 매력있는 책이니만큼 한권으로 끝내는 것은 좀 아쉽게도 느껴져요. 구성이 단순한 편이니만치 시리즈화가 쉬울 듯한데 그 정도의 반향은 얻지 못했던 것일까요? 이만큼의 시간이 지나서 개정판이 나왔다는 것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는 반증일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이 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기대해도 되려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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