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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파워 리딩 트레이닝 - 영자신문으로
정득권 지음 / 넥서스 / 2016년 1월
평점 :

영어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저의 경우도 초기에는 애니매이션으로 시작해서 시트콤, 드라마와 영화 등을 거쳐 뉴스까지 살펴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의 경우도 동화로 시작해서 주로 소설 위주로 읽어봤었고요. 하지만 실력도 일천하고 당장의 필요성이 적다보니 뉴스나 기사와 같은 전문적이고 딱딱한 글은 피해왔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역시 가장 큰 장애는 어휘와 속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라는 경제 잡지를 통해서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보자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책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두려움(?)도 느끼게 만드네요.

비슷한 류의 책이 상당히 많을 터입니다만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면들이 있습니다. 책의 전제도 독특한데요, 저자는 근래 회화 위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읽기 능력은 저하되었다고 보고 있더군요. 때문에 깊이있는 사고와 연계되는 글 읽기가 아쉽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에 대해서 완전히 공감하게 되지는 않습니다만, 출발점이 그렇기에 이 책이 글의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을 강조해서 설명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우선 그 밑받침으로써 '파트1 스트렝스 스킬'에서는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 영문법의 특징적인 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얼핏 문법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영어의 특성이 글의 논리적 구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거기에 맞추어 어떻게 글을 읽어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읽는다는 것은 얼핏 단어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글 전체를 파악하는 순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처럼 생각됩니다만, 실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구조의 틀을 가지고 거기에 맞게 주어진 글을 해체해가며 이해해가는 과정도 병행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읽고 이해하기'라는 부분에 어학의 초점을 맞춘다면 후자의 방법도 상당히 유용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됩니다. 저자의 취지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파트1의 경우 학술적인 설명이 주조를 이루다보니 이질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데요, 평소 언어에 대한 분석적인 이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접근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파트1을 보지 않고 파트2로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요.

파트2가 스터디 파트인데요, 대략 책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골라낸 20개의 기사를 싣고 있는데요, 특히 논증성이 강한 코멘터리성 기사를 골라낸 것 같네요. 파트2에서 저자는 글을 해체해가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파트1에서 제시한 방법론에 철저히 따르고 있네요. 제목을 제시하고 예상가능한 논점을 몇 가지 깔고 시작합니다. 본문은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단락별로 끊어가며 설명합니다. 단어와 해석을 제시하는 것은 기본적인 부분입니다만 논리적 구조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역시 이 책의 독특한 부분이라고 하겠네요. 한편, 글의 구조성 부분보다 일반적인 어학 공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Key Point 부분을 자세히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문법적 이해나 영어의 독특한 의미체계 등을 설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이런 유의 책을 많이 본 것은 아닙니다만 상당히 개성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다만 반대급부랄까, 단어이나 문장 단위의 이해에 대해서는 간소화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학 공부를 이 책 한 권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책들과 상호보완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면 별 문제 없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