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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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라는 용어 자체의 유행은 개인적으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영단어에 별개의 의미를 부여하여 사용하는 풍조가 마음에 들지 않은데다, 그 쓰임을 받아들인다 쳐도 남용되는 양상이 너무 많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논증시에 '이것은 팩트다'라고 덧붙이는 방식으로 남용되는 것을 보면 권위에의 호소와 다른 바가 무엇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초 해석이 없는 '팩트'가 있을 수 없는데 마치 그렇다는 듯이 형용모순의 용어를 만들어내어 사용하는 것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말장난처럼 보일 따름입니다. 

 

 

 엉뚱한 소리를 했습니다만 본론으로 들어가보자면요, Jtbc를 보지 않는지라 '뉴스룸'에서 '팩트체크'라는 꼭지를 방영하고 있는 것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묶여나왔다는 것은 괜찮은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겠지요? 이슈, 경제, 정치, 사회, 상식 다섯 개의 챕터로 50가지에 육박하는 꼭지를 담아냈네요. 개인적으로는 한해의 사건들을 돌이켜보기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싶어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벌써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사건이 적지 않다는 점이 부끄럽기도 하더군요. 

 

 

 땅콩 회항, 메르스, 싱글세 논란 등 굵직굵직했던 이슈들을 돌이켜보면 정부의 대응에 주목하고 책임을 묻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도 정치권의 대응과 관련하여 그것이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습니다. 잘 몰라서, 혹은 알고 있으면서도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잘못된 사실을 입에 올리는 정치가들의 행태는 올 한해도 적지 않았지요. 혈압 상승을 각오하며 읽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내용 자체가 간결하기 때문에 그런 고통(?)은 크지 않았네요.

 간간히 전혀 모르던 소식들도 있었는데요,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군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캐럴이 들려오지 않게 된 이유를 짚어본 꼭지도 흥미로웠습니다. 에너지 낭비나 소음을 규제하는 법규가 강화되어 온 것이 원인이었다니 생각치 못한 부분이었네요.

 

  

 다큐멘터리나 기타 방송을 엮어낸 책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장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일단 부담없이 쭉쭉 읽어가기에 좋은 책입니다. 방송을 위해서 시각적 요소를 강화하고 취사선택하여 성기게 ?어낸 내용을 활자로 옮겨내기 때문에, 정보량 자체가 많이 않습니다. 따라서 읽어가면서 부담이 없지요. 방송의 그래픽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보기에 편하고요. 

 다만 이 '성기다'는 점은 그대로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요, 책 자체가 방송의 스크랩 수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방송을 보지 못한 사람은 낫겠으나 방송을 본 이들에게는 새롭게 얻어내는 정보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추정컨대 이런 책은 방송을 본 사람들이 주 구매자리라고 생각되는데요, 기왕 책으로 낼거라면 폭넓은 내용과 심도깊은 분석을 부분적으로라도 더해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 책만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요, 이런 류의 책이 너무 안이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작비 회수에 간단하게 플러스 알파 하겠다는 식으로 쉽게 만들어내는 풍조가 생길까 걱정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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