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지리학인가 - 수퍼바이러스의 확산, 거대 유럽의 위기, IS의 출현까지 혼돈의 세계정세를 꿰뚫는 공간적 사유의 힘
하름 데 블레이 지음, 유나영 옮김 / 사회평론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중들에게 있어 지리학은 그닥 인기가 있는 학문은 아닌 듯 합니다. 아무래도 학창 시절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 아이들도 물어보면 지리 과목을 재미없어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제가 느끼기에는 지리학의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리학 하면 지형, 지도와 관련된 부분에 기후 등 지구과학적 지식을 더하고 역사를 살짝 가미하면서 지정학적 역학 관계를 다룬다 정도의 인상이 있거든요. 다소 혼란스러운 와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역학 관계 부분입니다. 다만 이러한 역학 관계가 지리학의 본질인가 하면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있어 지리학 자체를 좋아하기까지는 이어지지 못하는 듯 합니다.


 배경은 다소 다를지라도 미국에서도 지리학이 그닥 인기를 끌지는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1, 2장에 걸쳐 저자는 지리학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을 합니다. 다양한 케이스를 들어 지리학적 지식 부족이 국가적 망신 내지 손해로 이어진 예를 들어주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그리 공감이 가거나 재미가 있지는 않더라고요. 저자가 지적한 사례는 요모조모 뜯어보면 일반적 지리학 교육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어 보이거든요. 3, 4, 5장에서는 지구적 차원의 문제로써 인구증가, 기후변화 그리고 환경결정론에 대한 고찰 등을 다루고 있네요. 가장 지리학적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소재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나의 상식과 지식을 확인하고 수정하며 읽어가게 되는 부분이었네요.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6장 이후부터입니다. 이 부분이 각국의 실정과 역학 관계를 살펴보고 작가의 통찰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니 제 취향상 가장 재밌을 수밖에 없었겠네요. 동시에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떠오르는 중국, 후퇴하는 유럽, 문제가 넘쳐나는 러시아, 암울한 아프리카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살펴보고 미래에 대해 예측해봅니다. 다소 관심이 있었다곤 해도 국제 정세에 밝지 않은 저로써는 이해가 가지않는 용어나 설명도 많아서 읽기 쉬웠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역사적 상황을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제법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딱 잘라서 단도직입적으로 주제를 내세우고 부연하는 방식으로 써나간 책이라 의외로 답답하거나 모호한 느낌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는 시간이 증명해줄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역시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방식의 서술이 읽기에 편하네요. 지리학 책이라기보다 정치 분석서로 예상하고 읽는 것도 이 책을 더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