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 모험 편 - 아서 고든 핌 이야기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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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소설 작가로 알려진 포 답게 전집 시리즈 앞의 작품들은 모두 단편이었는데요, 이번 작품에 실린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은 장편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편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모험 편이라는 부제의 이 책에는 이 소설과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라는 딱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습니다. 전집이라고 하니 이 5권의 시리즈 안에 포의 작품이 모두 실렸다는 이야기일텐데요, 그렇다면 '아서 고든 핌 이야기'가 포의 유일한 중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네요.


 역시나 처음 읽어본 작품입니다만 '아서..'는 언젠간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던 소설입니다. 제가 '파이 이야기'를 워낙 좋아했는데요, 우연히 다른 분의 서평글을 읽다가 작품 속 '리처드 파커'가 포의 소설에도 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즉 이 부분에 해당되는 참혹한 에피소드만큼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인데요, 더 신기한 점은 포의 소설 속 상황과 거의 동일한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다는 점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해서 나름 유명해진 일화기도 하고요. 다만 실제 사건보다 소설의 출간이 먼저라는 것이 함정(!)입니다만, 우연의 일치라곤 해도 섬뜩한 일이네요. 게다가 희생자의 이름까지 똑같이 리처드 파커라니....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모험'편이라는 부제 때문에 나도 모르게 쥘 베른 류의 소설을 떠올렸던 것이 무색하게도 '아서...'는 사실주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환상 모험담입니다. 뭔가 앞뒤가 안맞는 것 같습니다만 이런 모순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 포의 장기이고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제가 어리석었지요.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과 일행의 불행한 여정을 냉정하게 그려내는 포의 솜씨는 가차없습니다. 그만큼 포의 인간상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하는데요, 갑작스럽고 환상적인 결말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포니까..'라고 생각하면 왠지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길이도 제법 되고 상징적인 부분이 많아서 소화가 쉽지 않았던 작품인데요,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하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단편작가가 대체로 많은 수의 작품을 남기는 것을 감안해보면 포의 작품은 양적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곤 해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의, 그것도 참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죽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점이 기분좋게 느껴집니다. 책장에 잘 모셔두어야할 시리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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