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연상 기억술 - 맵핑으로 바로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손동조 지음, 손주남 감수 / 성안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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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전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간간히 들렸습니다만, 근래에는 한자 교육의 중요성이 확실하게 사회적으로 각인되었다는 인상이 듭니다. 어릴 적부터 한자검정시험을 대비하여 한자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상당히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 한글 전용은 방향성의 측면에서는 귀기울일 부분이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 국어의 이해에서 한자를 분리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쓰는 한자의 경우 쓰지는 못하더라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는 익혀 두어야 되지 않은가 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교육 분야 책들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서인지 하나같이 감탄할 정도의 퀄리티로 출간되고 있는 듯 합니다. 왠만해선 실망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연상 학습법을 활용하여 단어 암기에 도움이 되도록 짜여진 책이네요. 사실 한자는 부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연상을 하며 암기하게 되어있기는 한데요, 이 책은 그런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연상법을 쓰고 있어 눈길을 끄네요.

 

 

 파트 1에서는 한자 부수를 익히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방식은 훈과 음을 한 문장 안에서 스토리로 엮어내어 기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예컨대 피 혈은 '피'가 도니 '혈'색이 좋다, 다닐 행은 '다니'면서 '행'세한다는 식으로 문장을 짜두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음 부분에는 실제 그 한자를 쓴 단어를 배열하도록 신경쓰고 있어서 아이들이 아, 이 단어는 이 한자를 쓰는 것이었구나 기억하게 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자연스러움을 우선시하였기 때문에, 발 족의 경우 '발'을 '족'(쪼)그리고 앉았다는 식으로 문장을 만들기는 했지만요. 한걸음 더 나아가 그 문장을 그림으로 만들어 같이 실어두고 게다가 그림 속에 한자가 겹쳐지도록 구성한 것도 인상적인데요, 이렇게 중첩을 통해서 암기 효과를 더욱 높이려고 노린 것이라고 보입니다. 중첩 효과를 노리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요, 소개된 기본자를 쓴 어려운 한자를 그림 양 옆에 실어두고 그 두 글자를 다시 한번 문장으로 짜내어 다시 한번 연상하게 만들고 있네요. 기왕 부수 익히는 거, 한 단계 더 나가보자는 집요함(?)은 딱 제 맘에 들었습니다.

 

 

 파트 2에서는 형태를 확 바꾸어서 마인드 맵핑 식으로 부수에 한자를 묶어서 그려냈네요. 시각적인 부분이 인상적이긴 합니다만 실은 파트 1에 비해 전통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문장을 활용하는 연상기억법은 여기서도 활용되고 있군요. 이렇게 촘촘하게 짜내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많은 한자가 실려있다는 부분도 말씀드리고 싶군요. 이런 책은 보통 한자를 직접 쓸 수 있는 여백을 같이 실어둡니다만 그 부분을 빼고 더 많은 한자를 소개하는데 신경쓴 것이라고 보이는군요. 하지만 반드시 따로 노트를 준비해서 써가면서 외워야 효율이 높아지리라는 것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얼핏 아동 내지 청소년용 도서인 것으로 보이는 디자인입니다만, 실려있는 한자를 보자면 굳이 그렇게 한정지을 필요가 없어 보이네요. 부록으로 1급 한자 3500자를 실어두기도 했습니다만 본문에 있는 한자만 익혀도 생활 속에서 한자 달인이 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되거든요. 쫀쫀하게 꽉꽉 채워낸,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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