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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 영화보다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조일훈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신문 칼럼을 모아 책으로 내는 일이 꽤 많은데요, 한국경제신문에서 흥미롭게 보던 칼럼이 책으로 엮여 나왔더군요. 어쩌면 책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요. 간략하게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의 내용을 발판으로 삼아 경제 개념들을 설명해주는 컬럼인데요, 함의가 풍부한 소재로써 영화만한 것이 없는 만큼 참 여러 장르의 책들에서 활용되는구나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사실 자신이 본 영화가 소재가 되면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도 되겠습니다만 무엇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칼럼을 엮어낸 책이니만큼 꼭지 하나하나의 길이가 3장 정도인데요, 따라서 깊이있게 파고들기보다는 개념을 소개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내용이 조정되어 있습니다. '건축학개론' 속에서 주인공이 왜 첫사랑에 대해서 그 후의 어떤 사랑보다 강렬한 감정을 가지는가를 설명하면서 '한계 효용의 체감'을 소개하는 식이죠. 하지만 그래도 첫사랑과 다시 결합하지 않는 것은 '위험 회피'의 개념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경제 개념을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면서 직관적으로 연상되는 개념이라고 할만한 정도라서 아주 가볍게 읽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도 해요. 죽 읽어가다보면 이러한 직접성 때문에 독자에게도 한계 효용의 체감이 일어날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요, 컬럼이라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그래서인지 은유적 내용이 가미된 꼭지들이 기억에 남는데요, 예컨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나 '오즈의 마법사' 등이 그렇습니다. 난쟁이 족의 지하 광산을 은행으로 비유하여 스마우그의 출현이 화폐량 급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더 나아가 스마우그 자체를 현재 경제의 여러 위기사항으로 보는 관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필자의 해석이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만 원작 소설 자체가 당시의 은본위제 함의를 담고 있다는 것을 소개해주어 새로웠습니다.
책으로 엮어내면서 본래의 내용 외에 '한걸음 더'라는 형식으로 심화된 내용을 덧붙이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데요, 경제 개념을 익혀가는 입문용 책으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