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유니버스 - 전기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글램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은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하네요. 첫번째로 E=MC2를 읽은 게 10년이 넘은 것 같은데 아직도 출간이 될뿐더러 시크릿 하우스나 일렉트릭 유니버스와 더불어 과학 추천도서에서 빠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출판사를 여기저기 넘나들며 출간된다는 것은 이 책이 팔리는 책이라는 증거일텐데요, 보더니스의 책 중 2번째로 읽었던 책은 일렉트릭 유니버스였네요. 시크릿 하우스나 바디북도 읽었습니다만, 보더니스의 진면목은 공시적인 책보다 통시적인 책에서 더 잘 발휘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인물들의 삶을 이어가며 한 이론이 발전해가는 과정을 묘사한 전자의 2권이 훨씬 재밌고 인상적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확 눈에 띄는 것 없이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고 있는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장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글을 적절히 끊었다 이어가는 솜씨, 인물 에피소드를 서술하는데서 꽃피는 아이러니와 유머감각, 그리고 많은 인물들의 열정을 진솔하게 그려내는 감동 등이 어우러진 결과겠지요. 역시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겠는데요, 사랑의 힘으로 전화를 발명해낸 벨의 일화도 떠오르고, 하인리히 헤르쯔의 고독이 잘 드러난 일기 속 발췌부분들도 생각이 납니다. 특히 밤에 갑자기 떠오른 영감을 잠결에 메모해놓고 글씨를 알아볼 수 없어 머리를 쥐어뜯다가 마침내 다시 똑같은 상황에서 잠을 자보기로 하는(!) 오토 뢰비의 고군분투는 백미라 할만합니다. 이렇게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와중에 전보, 전화의 탄생에서 무선 통신기의 발명, 컴퓨터의 발명은 물론 뇌신경의 해명에 대한 일련의 과학사를 솜씨있게 보여주는 솜씨는 역시 여간이 아니네요.

 워낙 청소년 추천도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책입니다만 역시 권할만한 책이 아닌가 합니다. 과학에 관심이 있건 없건 재밌게 볼 수 있을 책이라면 역설적으로 최고의 과학서라 할 수 있지 않나 싶군요. 개인적으로 꽤 오랜만에 다시 읽은 셈입니다만 이 정도로 즐겁게 읽은 것을 보면 '재미'로 읽기에도 충분할 책이겠네요. 왠만한 소설보다 흥미진진하니 말다했죠.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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