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10년 후에 살아 있을 확률은 - 재미있고 신기한 확률의 세계
폴 J. 나힌 지음, 안재현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확률에 대한 책은 확실히 대중에게도 상당히 호소력이 큰 것 같습니다. 대중 교양서 분야에서 꾸준히 책이 출간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확실히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적 한계를 생각해보면 확률에 대한 관심은 우리의 본능 속에 뿌리깊게 박혀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저 역시 확률에 대한 책을 꾸준히 읽어왔는데요, 대부분 확률의 오류를 지적하는 가벼운 퍼즐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사실 이 책도 비슷한 인상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요, 예상과 다른 부분도 적지 않았네요.

 

 예상과 가장 달랐던 것은 이 책이 수학으로써의 '확률'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네요. 수학으로써의 확률은 언제 누구에 의해서 시작되었는가부터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뒤이어 상당히 많은 수학 공식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죠. 책을 슬슬 펼쳐보는 순간 연이어 등장하는 수학 공식은 예전에 힘겹게 읽었던 '수학홀릭'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읽자면 일단 연습장 펼치고 연필 들고 수식을 열심히 써가면서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려야 겨우 진도가 나갔으니 말이죠.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문과생인 저는 생각보다 수학 공식이 많이 등장하면 좀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만 분명히 본격적인 책이니만큼 다소 마음의 준비를 하며 읽어야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딱딱하기만 한 책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겠는데요, 재밌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확률적 퍼즐을 하나씩 제시하고 그것을 해명하는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기 때문에, 퀴즈를 푸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1부는 고전적인 퍼즐을 소개하면서 확률의 역사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요, 공보와 파스칼의 도박 퍼즐이나 뉴턴의 확률 문제 등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것이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읽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확률 퍼즐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역시 개인적으로는 도박과 관련된 퍼즐들이 재밌더군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수학적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인데요, 우리의 직관이 우리를 배신했다는 것을 수학이 증명하는 순간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짜릇함을 주기도 하지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당연한 진리를 확률의 영역에서도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은 뭔가 모를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하네요.

 

 책 전체를 덮고 있는 작가의 유머러스함은 분명히 보기 쉽지 않은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수고스러운 책이라도 그런 책을 읽어냈을 때의 즐거움을 아는 분이라면 좋은 선물일 수 있겠지요. 한단계 더 깊이 확률의 세계를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께 추천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