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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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숲의 '재밌어서~' 시리즈를 주욱 읽어가는 셈이 되고 있는데요, 다양한 주제를 보기 쉽게 다루고 있어서 심심풀이로 읽기에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많지 않은 내용을 편하게 읽어갈 수 있도록 구어체로 풀어내는 일본 교양서의 특징이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거든요. 다만 분량이 너무 적어서 뭔가 시작하자마자 끝난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은 아쉽기도 하군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들고 들어가면 나올 때쯤 절반 이상 읽을 수 있는 정도니까 말이죠. 밤새 읽을 수 있는 분량은 아닙니다.

 

 아무튼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에게 공포스러운 인상을 주는 소재들을 가지고 과학 상식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인간 기억의 오류, 뇌를 절제하는 로보토미 수술, 식인 박테리아로부터 시작하여 블랙홀과 외계인, 운석 충돌 등의 우주적 규모의 사건과 지진, 쓰나미, 화산 등 지구적 규모의 재난이 차례대로 등장하고 있네요. 실제로는 이런 사실들이 공포스럽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기보다는 그 실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꼽아보자면 우선 기억 오류 편이 있겠네요. 자주 소개되는 일화기는 합니다만 다시 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거든요. 딸이 자신의 아버지가 20년 전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발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 일로 아버지는 6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됩니다. 그러나 알고보니 딸의 기억은 퇴행 최면의 결과로 만들어진 가짜 기억이었던 것이죠. 비슷하게 성폭행 혐의를 쓴 아버지도 있었는데요, 섬뜩한 것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아버지 자신도 점차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기억이 자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일화가 아닐까 싶군요. 강독성 인플루엔자에 대한 파트도 흥미로웠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공포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사실 그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나마 상식이 생겼다고 하겠네요. 그 예방책에 대해서 국가마다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부분을 보자면 확실히 세계 전체가 공유하는 위태로움의 정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맨하튼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과학자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합당한 구성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라면 일부 과학자나 정치가들이 감당해야할 책임이 현재는 인간 모두가 공유해야할 책임으로 변모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줄곧 이어지는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지금까지 화학, 물리, 지구과학, 수학 편이 출간되었는데 이젠 어떤 주제가 다루어질지 궁금하군요.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고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적당한 책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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