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 우주, 그 공간이 지닌 생명력과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영화 [아마게돈]이나 [딥임팩트]를 봐도 그렇고, 운석에 의한 지구 종말 시나리오는 사람들의 근원적인 두려움을 건드리나 봅니다. 아무래도 공룡이 그렇게 멸종했다는 설도 있으니 말이죠. 이 책도 제목을 보자면 재난 대비 시나리오 같은 인상이 있는데요, 실은 진지하게 물리학 제반 분야를 다루는 책이더군요. 말하자면 우주의 생성과 변화 과정을 따라가면서 그 안에 있는 물리학 법칙을 해설해주고 그것을 탐구, 발전시켰던 인물들의 활약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책은 7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1부에서는 태양의 생성을 예로 우주 창생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태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변화하는 것을 통해서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고 뒤이어 양자 이론이 도입되는 과정을 해설하고 있는 것이죠. 2부에서는 우주 초기에 물질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달의 생성에 대한 가설과 지구에 미친 영향 등을 설명합니다. 은근슬쩍 카오스 이론도 소개하고 있고요. 3부에서는 책의 제목대로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과거에 있었던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량 멸종도 여기서 소개되고 있죠. 4부는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 행성의 운동 양태를 통해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던 예가 나오고 있고요. 이제 규모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하는데요, 5부에서는 별과 별이 충돌하여 블랙홀이 생기는 현상을, 6부에서 이르러서는 은하와 은하의 충돌을 다루고 있죠. 마지막 7부에서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요약하면서-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통합이론, 특히 끈이론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충돌'이라는 화두 하나로 물리학의 제분야를 매끈하게 소개해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마치 소멸을 암시하는 듯한 제목이 창조의 원리로 결론지어지는 과정도 흥미롭고 말이죠. 사실 소개되고 있는 이론들은 본격적으로 접근하자면 여간 만만치 않을 텐데요, 딱 만만한 수준까지만 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난이도를 조정하고 있더라고요. 두께도 부담가지 않을 수준이라서 물리학 이론에 대한 입문 교양서로 보기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