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피쉬 - 물고기로 보는 인류문명사, KBS 글로벌 대기획 다큐멘터리
송웅달 지음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요새 유독 다큐멘터리를 요약하여 엮어낸 책을 많이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한때 다큐멘터리를 꽤 즐기기는 했지만 요새는 그닥 챙겨보는 편도 아니라 스스로 의아하게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아무래도 부담없이 보기에 편하고 재미도 있으니 알게 모르게 찾아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 요새 이러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고요. 국내에서도 좋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도 많아진 것이겠지요. 확실히 소재도 다양해지고 볼거리도 많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도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물고기'지요. 독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을만한 소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책에서는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내용을 펼치고 있네요. 첫 장에서는 인간의 어획 활동의 다양한 양상을, 두번째 장에서는 물고기를 음식으로 활용하는 각국의 모습들을, 세번째 장에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스시를 심도깊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네번째 장에서는 물고기가 유럽의 역사에 남긴 다양한 흔적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물고기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위기상황을 짚어주며 마무리되고 있군요.



책을 펼치고 첫번째로 인상적으로 느꼇던 점은 생동감 있으면서도 강렬한 문체였습니다. 첫번째 장에서 투쟁일 수 밖에 없는 생존의 장에서 '어로'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물고기와 인간의 사투를 마치 눈으로 보듯이 그려내고 있거든요. 그만큼 사진도 자극적인지라 다큐멘터리에는 어떠한 영상이 담겼을까 저절로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내용상 조금 덜 자극적이기는 해도 이어지는 장에서의 문체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고요.



내용상으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물고기를 즐기는 다양한 식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2번째 장과 유럽 문화 속에 비춰진 물고기들을 추적하고 있는 4번째 장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을 시작으로 '프라혹'이라는 낯선 이름의 캄보디아 요리, 그리고 꼬리를 잡고 통째로 먹는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소금에 절인 청어 '더치 하링'까지 악취 3형제라 불릴만한 음식들을 '위대한 비린내'로 소개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예수와 제자들이 즐긴 메뉴가 오렌지 슬라이스를 곁들인 생선이었음을 발견하는 과정을 마치 팩션을 읽듯 즐길 수 있었던 부분도 기억에 남고요.



분량상으로는 가볍게 다루고 있습니다만 마지막 장에서의 문제 제기도 쉽게 넘어갈 수 없을 듯 합니다. 대구의 이동을 따라 이주하여 수백년간 어업에 의존해 살아왔던 뉴펀들랜드의 주민들이 급감하는 어획량으로 인하여 생계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모습은 남의 모습으로 느껴지지가 않네요. 절박하게 항의하는 한 어부의 일그러진 얼굴이 담긴 사진이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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