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스토리 - 양자역학 100년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 퀀텀 시리즈
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이강영 해제 / 반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문과생에다 기본적인 과학지식도 빈약한 저입니다만 신기하게도 양자론에 대한 책은 제법 사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유행하는 책을 조금이라도 더 사게 된다는 점이 작용하기도 했겠습니다만 그보다 양자론이라는 소재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물론 대부분 기본적인 교양서인지라 수학적인 해석이 들어간 책은 없었고 그저 개념화하여 설명하는 책들이었지만요. 그래서인지 이 책 '퀀텀스토리'는 훨씬 더 본격적이고 난해한 책으로 느껴진 것이 사실이네요. 일단 워낙에 두께부터가 엄청나니까 말이죠.



책은 양자론 역사 100년을 총괄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단순히 역사만을 나열하고 있지는 않고요, 그 흐름에 맞추어 양자론의 성장하고 구성되어 완성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즉 역사를 따라가는 것은 양자론의 실체를 보다 더 잘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당연히 책의 난이도도 장난이 아닙니다. 두께로 인해 예측한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상으로 자세하게 다양한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보니, 얄팍한 배경지식으로는 그것을 다 소화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인물 정보 중심으로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서 만족해야 했지요. 뭐, 몇번 더 읽을 각오야 되어있으니 그러다보면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 2부였습니다. 코펜하겐 학파가 소개되고 있거든요. 슈뢰딩거 방정식의 발표 이후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양자도약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마침내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당혹스러우면서도 강력한 이론을 발표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또한 양자역학의 원조라 할 수 있을 아인슈타인이 나중에는 양자론의 가장 신랄한 비판자가 되어 보어와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는 3부도 못지않게 재미있고요. 그 뒤에 의외로 많은 분량이 할당되어 원자폭탄의 개발사가 실려있는 것은 다소 의외이기도 했는데요, 어찌보면 이 책에서 가장 페이소스가 넘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책의 마지막은 '만물의 이론'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난무하는 초끈이론들을 소개하면서 그 명암을 비추어보고 있기도 하고요. 재밌게도 책은 힉스입자의 발견이 현재 양자론이 봉착한 위기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임을 주장하며 마무리짓고 있는데요, 이 책이 2011년에 쓰여진지라 작가는 당연히 힉스입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을 출간했던 것이지요. 바로 그 힉스입자가 발견되었으니 작가분도 어지간히 신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언급했듯이 쉽지 않은 책이었습니다만 흐름만 따라가는 재미도 적지 않습니다. 예전의 단편적인 지식들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정리하는 것도 재밌는 일이었고요. 그래도 혹시 저처럼 과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분들이라면 조금은 각오를 하고 책을 펴셔야겠다는 말씀은 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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