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2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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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방송, 특히 교양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어내어 출간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방송 특성상 EBS에서 특히나 그런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요, 그런 책은 대부분 보기에 편하고 재미가 있어서 즐겨 보는 편이네요. 역사 e 1편도 제법 재미있었는데요, 이번에 2편도 보게 되었네요.

2편도 1편만큼 시각적 효과가 강조되어 있더군요. 본래 방송에서도 5분 남짓의 짤막한 꼭지로 슬라이드처럼 내용이 펼쳐지잖아요? 그것을 사진과 문장을 섞어서 그대로 책으로 옮긴 것처럼 보이더군요. 책에서는 거기에 부연설명을 좀더 붙여내어 내용이 더 풍부해지기는 했지만요. 부담없게 서술해내면서도 날카롭게 찔러드는 역사적인 내용들은 상당히 인상적인데요, 몇 가지 꼽아볼까 합니다.



우선 '당나귀를 탄 여의사' 꼭지가 기억이 나네요. 근대적 학교로 배제학당이 세워지면서 그곳에 다니게 되었던 박에스더의 이야기지요. 그곳에서 졸업한 후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녀는 심지어 미국유학까지 다녀왔습니다. 일찍 남편을 떠나보내는 불운을 겪고도 그후로도 환자들을 돌보는데 온몸을 바쳤지만 과로 끝에 폐결핵을 얻어 34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생에 대해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공통되는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삽살개 아리랑'도 재미있었습니다. 한민족과 하나로 살아왔던 삽살개였기에 일제 시대에는 가혹한 운명을 피할 수 없었지요. 일제가 전쟁용 방한품으로 개가죽을 사용하면서 거의 박멸 수준의 수난을 겪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습게도 진돗개는 이런 가혹한 운명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는데요, 그것은 진돗개가 일본의 개와 닮았기 때문이라네요. 그 와중에 멸종한 토종개 품종이 적지 않습니다만 그나마 삽살개가 멸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하성진 교수처럼 일생을 바쳐서 삽살개를 지켜냈던 사람이 있었던 덕입니다. 지금 이 삽살개가 독도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네요.



'살인사건을 빌미로 살인하지 말라' 편도 기억에 남습니다.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있던 이야기인지라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바로 명탐정(?) 정약용의 이야기입니다. 놀라울만큼 법치를 중시했던 조선시대에 최고의 르네상스인인 정조와 정약용이 힘을 합쳐 펼쳐낸 것이 '흠흠신서'이니만큼 그 가치는 대단한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특히 청상과부의 자살사건을 해결하면서 저지른 실수를 훗날까지 후회했다는 정약용의 일화가 기억에 남네요. 그 정도의 인물조차도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늦게라도 그러한 점을 깨닫고 '흠흠', 살피고 또 살피라는 말을 남겼다는 점은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군요.

이번 책도 변함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쭉 시리즈로 이어져나올 수 있는 포맷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3권도 조만간 출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읽도록 권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점도 덧붙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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