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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기욤 뮈소의 신간이 나왔네요. 로맨스를 기반으로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하여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할리우드 영화처럼 펼쳐내는 솜씨가 능수능란한 기욤 뮈소인데요, 이번 소설은 멜로보다 미스터리가 강화되어 있습니다. '시간여행'이 낳을 수 있는 패러독스를 기본 발상으로 삼은 것도 미스터리적인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아내와의 사별로 상처입은 메튜가 중고시장을 통해서 손에 넣은 컴퓨터로 인해 그 전주인인 엠마를 알게 되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채팅을 통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도 서로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 두 사람인데요, 만나서 식사나 할까 하던 그들은 어이없이 서로가 바람을 맞게 됩니다. 정확한 시간, 정확한 장소에 있었지만 알고 보니 '연도'가 달랐던 것이지요. 엠마는 2010년, 매튜는 2011년에 살고 있었거든요!
이런 식의 시간 여행은 소설은 물론 영화에서도 많이 변주되었던 것이지요. '프리퀀시'던가요, 무선통신기가 어쩐 일인지 과거로 연결되어서 사고로 죽은 아버지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고 그 사고를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가 있었죠. '나비효과'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있었고요. 이 소설의 경우 설정의 활용에 있어서 눈에 띄는 것은, 둘의 시간간격을 길게 설정하지 않고 오히려 딱 1년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설정함으로써 좀 더 긴박한 상황전개가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워낙 근접한 시간에 있다보니 상황을 통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고 사건도 더 정밀하게 흘러가게 되는 것이죠. 결정적으로는 그래야만 주인공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 테고요^^
취향차가 있겠습니다만 저로써는 미스터리 요소가 적당량 가미되면서 전작보다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욤 뮈소 특유의 감각성이나 편안한(?) 결론은 익숙하게 느껴져서 기존 팬이라면 수월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고요. 화끈한 미스터리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멜로의 달달함과 미스터리의 텐션을 함께 즐기기에 적절한 소설이 아닐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