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 1
막스 갈로 지음, 박상준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역사에 지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프랑스 대혁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입니다. 저 역시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서 최고의 걸작은 '인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프랑스 혁명이라는 순간이 매력적으로만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책도 제법 읽어보았습니다만 확실히 요즘의 책들은 프랑스 혁명의 양지보다는 음지를 조명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보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는 시대 분위기가 이러한 책들에서도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그 와중에 만난 이 책 '프랑스 대혁명'은 일단 저자의 이름에 눈길이 갑니다. 현대의 대표적 지성이라는 점에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만 못지않게 엄청난 저작 능력(?)이 인상적인 인물이지요. 이 책이 막스 갈로의 저작 중 100번째 것이라고 하니 알만한 일입니다만...



책은 1774년에서 시작하여 1793년까지 프랑스 혁명의 진행과정을 그려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논픽션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역동적이고 감성이 넘치는, 다소 과장되어 보일 정도의 서술 방식입니다. 역사서라기보다 소설로 느껴질 정도거든요.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는 물론 마라, 당통,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나폴레옹이 환란의 시대를 살아가고 죽어가는 모습이 극적으로 묘사되고 있지요. 책을 읽어가노라면 20년도 안되는 기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네요. 이 책에서 막스 갈로가 주목하는 것은 혁명의 이념이라기보다는 그 뒤에 숨어있는 인간의 폭력성인 듯 합니다. 9월 학살과 방데 대학살과 같은 혁명의 음지를 그려내는 저자의 눈길은 냉정하기 그지 없습니다. 혁명이 의미를 가지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못지않게 무기력하기 그지없었던 부분도 많았음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고요. 과연 이만큼의 피를 흘리면서 얻어낸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지적해보려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읽기에 아주 쉬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지 않게 두꺼운 2권의 책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중간 중간 여백이 있어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간간히 맥을 놓칠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가 끊기지 않아 계속 뒷장으로 손이 가는 책이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저자 특유의 과장된 어조는 프랑스 혁명이 가지는 파토스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실망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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