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조미량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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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목적으로 쓰여진 유사한 분야의 책이라도 막상 읽어보면 국가별로 판이한 개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일본의 비문학 분야의 책, 특히 실용서 쪽은 내용을 아주 간결하게 서술하고 더하여 마지막으로 더욱 요약하여 정리해주는 형식을 취하더군요. 너무 간결하다 보니 뭔가 여유나 재미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알맹이가 적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 반면 교육서, 특히 입문서 쪽에서는 이러한 특색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독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문턱을 낮추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죠. 저 역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는 일단 일본서 코너를 둘러본 후 독일서 코너로 향하게 되더라고요.



이 책 역시 그러한 특색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이즈나 두께부터가 가뿐합니다만 내용을 봐도 여백이 많고 수식도 최소화하고 있지요. 역자 서문을 보지 않더라도 수학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수학이 새롭고 놀라운 세계로 가는 문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쓰여진 책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첫 꼭지에서부터 저자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데요, 수학에서 자주 쓰이는 그리스 문자를 소개하고 읽는 법과 쓰는 법부터 알려주고 있는 것이죠. 그리스 문자의 선적인 아름다움이 수학의 미학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최소한 저는 이러한 방식으로 시작되는 수학책을 처음 보았습니다. 수학이 재미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과 호기심을 설명없이 넘어가버리고 그저 문제풀이만 강요한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역시 아주 근본적이면서 재미있는 것들입니다. 수식을 읽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수학이 소통의 언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신용카드의 번호 속에 숨어있는 룬 공식을 소개하며, 거스름돈을 쉽게 계산하는 꼼수(?)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CD를 재생하는데는 프랑스 혁명기의 수학자 푸리에가 발견한 이론이 사용되고 있다던가, 신비로운 수학자 라마누잔이 발견한, 12 속에 숨겨진 신비로운 원리 등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요.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교과서적 내용보다는 수학 상식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고 하겠는데요, 처음 수학을 접하게 되어 두려움에 빠져있을(?) 초중고생들에게 보여준다면 수학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지 않을지, 그리고 용기있게 수학의 문을 열 수 있지 않을지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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