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천국의 몰락
리처드 던컨 지음, 김석중 외 옮김 / 인카운터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근 10년에 걸쳐 동서를 막론하고 경제위기가 연이어 터져 전세계적인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 공황을 가져왔습니다. 당연히 그 원인을 찾고 해명하고자 하는 학술적 노력이 계속되었는데요, 그 성과가 지금에 쏟아지는 듯한 인상입니다. 각종 분석서가 근래 엄청나게 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물론 그 책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닙니다만 결국에는 위기의 본질에 '신용에 대한 과다한 의존성'을 놓고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는데요,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세계 신용의 흐름과 변모, 그리고 앞으로의 양상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신용에 과다하게 의존하게 된 양상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전 화폐 과잉의 현상에서 출발하여 실제 위기의 양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미국의 대처는 어떠했으며 현재는 어떠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지를 학술적으로 그려갑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화폐수량설, 신용수량설 등의 이론적 내용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고요. 특히 저자가 중점을 두는 것은 신용에 대한 과다한 의존에서 비롯된 경제 위기 이후에 미국이 어떤 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는가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신용을 줄이면 야기될 수 있는 불황을 우려하여 다시 한번 버블 경제를 야기하려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강도 높은 비난에 비해 제시된 대안은 일반인의 눈에도 보일 정도로 안이하기 그지 없네요.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었습니다만 그저 결말을 내기 위해 집어넣은 방안처럼 보이거든요. 하긴 현대 경제의 복잡함을 생각한다면 확실하고 명쾌한 결말을 썼다 해도 나름 의심했겠습니다만...



캐쥬얼하게 쓴 경제 교양서라기보다 맘먹고 쓴 경제보고서의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그런만큼 상당히 딱딱하다는 것도 사실이네요. 특히 미국인을 대상독자로 쓴 책임이 확연한지라 미국의 경제실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어려운 경제용어나 이론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었어요. 신용 위주의 경제 체계가 가지는 문제점을 여타 책에 비해서 깔끔하고 학술적으로 정리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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