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낙태, 금지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8
재키 베일리 지음, 정여진 옮김, 양현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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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할 교양 시리즈가 벌써 18권까지 나왔군요. 이 시리즈는 '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으로 좋은 첫만남을 가졌더랬습니다. 얄팍한 네권의 책이라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온갖 내용을 꼼꼼하고 깔끔하게 요약하여 담아내서 깜짝 놀랬거든요. 밸런스가 상당히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그후로 나온 것이 세더잘 시리즈였는데요, 실용적인 목적에서 보자면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논술을 염두에 두고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네요. 꼭 실용성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하는 책이겠고요.



시리즈가 다룬 그간의 주제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만 이번 편은 특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낙태'지요. 정치, 종교적으로 여전히 가장 첨예한 대립을 낳고 있는 주제가 아닌가 하는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성적으로 점점 개방되고 있으면서도 낙태에 대한 논의는 정체된 상태라 더욱 의미있는 생각할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감수자의 머릿글에서도 언급되고 있듯, 우리 형법은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최근의 헌법재판소 판결 역시 낙태죄 규정을 합헌으로 결정지었습니다만, 실제로 낙태죄 기소는 연간 열 건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실태가 10년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겠지요.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드는 점은 독자에게 생각할거리를 최대한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개념 규정은 물론, 정치, 사회, 역사,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낙태의 양상과 처벌의 실태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판단은 극도로 보류해둠으로써 독자에게 판단의 여지를 최대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무엇을 위해서 쓰여졌는가 생각해보면 이런 서술 방식은 아주 현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어른인 저의 입장에서도 처음 접한 정보가 적지 않았습니다. 낙태는 약과 수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구체적인 종류나 각각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직접적인 논의에서는 다소 벗어납니다만 고대로부터 이루어진 산아제한과 낙태의 역사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읽을거리였고요. 특히 낙태 찬반에 있어 본질적인 판단 근거가 되는 '생명 성립의 시기'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었는지, 그것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서술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철저한 요약정리와 꼼꼼한 용어 정리 등 시리즈가 가지는 장점이 잘 유지된 책이었습니다. 어떤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읽힐 것인가 고민되는 주제이겠습니다만 민감하기에 오히려 일찍 알아두어야할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의 몸에 대한 가치판단이라는 근본적인 관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될테니까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부모와 아이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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