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묻고 싶은 24가지 질문
정래홍 지음 / 수선재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경에 처하게 되면 인간은 신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신이 자신의 호소에 답하지 않으면 신을 원망하게 되지요. 혹은 이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신이 존재할 곳은 없다고, 신을 부정하기도 하고요. 저는 무신론 내지 불가지론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가끔은 초월적 존재의 실존이 확정된다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혹은 세계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보곤 하는데요, 이 얇은 책 '신에게 묻고 싶은 24가지 질문'은 인간이 신에게 던지게 되는 기본적 질문을 통해 신의 본질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비슷한 유의 책을 몇권 보았습니다만 저자의 가치관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요, 이 책의 저자는 명상을 통해 내면의 신에게 다가갔고 신의 존재를 확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신성에게서 2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으며 그 내용을 이 책에 담아낸 것이죠. 얼핏 신비주의 내용이 아닐까 의심했습니다만, 실제로 읽어보면 기존의 종교인이나 철학자들이 생각했던 답을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기반하여 쓰이진, 무난하고 차분한 잠언집처럼 읽히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신이 인간을 사랑한다면 왜 세상에 고통과 불행이 있느냐에 대해 인간이 정체하지 않고 진화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답을 던집니다. 천국과 지옥의 실체에 대해서는 양자를 일종의 속성 개념으로 파악하여 마음의 비움을 통해 상승하여 도착하는 곳이 천국이고 마음의 무거움으로 가라앉아 도착하게 되는 것이 지옥이라고 대답하고요. 

다만 후반부에 이르러는 자기만의 세계관을 구축한 끝에 하나의 우주론으로 귀결되는 면이 있는데요, 좀 더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내용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책이었습니다. 사실 해로운 내용이 담긴 것도 아니지만 굳이 읽을 매력을 찾기도 어려운 책이었다고 할까요? 워낙 짧은 책이라 후루룩 읽어버렸습니다만 고민할 구석이 없는 책은 지루할 수밖에 없죠. 아쉬움이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