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 한자
박종대 / 북치는마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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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초등학생들에게 한자급수 따기가 유행이 된 것 같습니다 . 특히 방학이 되면 많은 학생들이 한자급수 시험 대비에 학원을 다니곤 하더군요 . 아이들의 입장에선 영어만 해도 힘든데 왠 한자냐, 죽겠다 할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군요. 하지만 사회물 먹은 어른의 입장에선 이런 흐름은 반갑게도 느껴집니다 . 한자는 무엇보다 국어의 기본이 되고 국어능력은 사고 능력 및 소통력과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자교육을 아예 교과과정에서 빼려 했던 어리석은 시도에 비하면 훨씬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되는 것이죠.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한자책도 참으로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 한자]라는 책이 거기에 더해지게 되었네요. 일단 상당히 크고 두꺼운 책이라는 점이 눈에 띄고요, 한국어문회 한자능력검정시험 대비 도서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오는군요. 다만 표지 디자인이 요즘 책 치고는 상당히 옛스러워보인다는 인상이었는데요, 책을 펴보니 편집이나 구성, 글씨체도 좀 오래되어 보이네요. 검은색 외에 다른 색깔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는 것도 조금은 아쉽네요. 사실 공부하는데 디자인이야 아무런들 어떠랴 하기에는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도 있고 말이죠. 사실 유려한 디자인의 책에는 아무래도 더 정이 붙고 그러면 의욕도 더 따라주곤 하잖아요.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내용만으로 보자면 있을 것 다 갖추어 충실하게 만들어졌다고 하겠습니다. 8급 한자부터 시작하여 7, 6, 5급 한자순으로 차례대로 실려있는데요, 한 페이지마다 5글자씩 각 글자의 어원이 우선 소개됩니다. 갑골문, 금문, 소전, 예서, 초서, 행서순으로 글의 모양이 실려있는 것이 독특한데요, 어원을 아는 것은 암기에 상당히 도움이 되므로 꼭 실려야만 하는 내용이었겠죠? 뒤이어 부수, 총획수, 훈음, 필순을 알려주고 실제로 글쓰기를 해볼 수 있는 빈간이 주어집니다. 책의 말미에는 동의어와 반대어, 약자, 사자성어가 실려있네요.


기본적으로 펜글씨 교본류의 한자공부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여러모로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타겟으로 출간된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곤 해도 조금은 더 보기좋은 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어른들도 예쁜 것 좋아한다구요^^; 한자쓰기를 해볼 수 있는 공란이 적다는 것과 연습문제가 전혀 실려있지 않다는 것도 상당히 아쉽고요. 이런 유의 책에는 무조건 일정간격으로 확인문제가 들어가줘야만 한다고 보거든요. 무언가를 암기하는데 있어 문제풀이보다 좋은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딱히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비슷한 책들과 비교해봤을 때 그닥 장점을 찾을 수 없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일반 독자라면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지요. 학습서는 한 가지의 장점만 확실하게 확보해도 대부분 만족하게 마련인데요, 출판사의 고민이 조금 부족했던 것은 아닐지 아쉽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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