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3 -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다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2년 11월
절판



낢이 사는 이야기가 어느덧 2부 3권까지 나왔군요. 웹툰이 단행본으로 발간되는 것은 일상화된 일입니다만 사실 이 정도 권수로 나온 것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저 역시 네이버 웹툰으로 꼬박꼬박 보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단행본으로 나온 것을 다시 보자니 새로운 재미가 있군요. 이번 권은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다'는 부제를 달고 나왔는데요, 그 제목대로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낢의 만화가 가지는 최대의 장점은 편안한 웃음을 준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일상 속의 소재를 다루면서 과장없이, 정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만 피식 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해프닝을 능숙하게 그려내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무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회차가 많아지면 일반적으로 비져나오는 매너리즘을 지금까지 피해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되네요. 일상을 여과없이 솔직하게 그려내는 것만으로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인생에는 재미있고 행복한 순간도 괴롭고 불행한 순간 못지 않게 많다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같이 웃음을 머금고 읽어나가는 에피소드들었습니다만 특히 재밌었던 것을 꼽자면 남성의 복근에 반해 뚫을 기세로 쳐다보고 만 이야기, 경마에서 아무생각 없이 택한 말이 23배의 배당으로 1위를 했으나 천원을 건 탓에 2만 3천원을 번 이야기, 발가락이 부러진 줄도 모르고 신나게 수영을 하던 이야기, 달팽이 똥에서 나온 새싹을 보고 농장을 꿈꾸는 이야기 등이 있군요. 생각해보면 하나같이 나사가 풀린 듯한(!) 행동으로 인해 야기되는 일인데요, 낢의 만화가 가진 마력은 이런 여백의 미(!!)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었군요^^



생각보다 과거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많지 않았는데요, 프린세스 메이커 이야기라던가 날아라 슈퍼보드 이야기, 가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녹음하는 이야기, 그리고 아날로그의 극을 달리는 수중 게임 이야기 등은 공감대가 확 형성되는게 역시 추억이란 무서운 인력을 가지는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제법 연식이 차가는 낢 님이니 다음 권쯤에는 갑자기 결혼 이야기라도 시작되는 것은 아닐지 기대하게 되는데요, 추억은 변해갑니다만 웹툰 연재만큼은 할머니가 되실 때까지 느긋하게 계속해주셨으면 싶습니다. 변하지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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